|
전쟁터에서 두 눈을 잃은 청년이 어머니가 떼어준 한 쪽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청년은 자신의 시야에 나타난 한 쪽이 사라진 어머니를 보면서 비록 절반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었음에도 감사의 삶을 살아 갈 수 있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나에게 어떤 존재입니까? 자식을 위해 기꺼이 눈을 내어준 어머니와 같은 분이 아니겠습니까? 아니, 예수 그리스도는 죄된 인간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몸 전체를 십자가에 내어놓은 분이 아니겠습니까? 오늘의 나 됨이 정녕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으로 비롯되었음을 깨달을 때, 절반만가지고 있다할지라도 감사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을 살펴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길을 가시다가 한 소경을 만나게 됩니다. 함께 길을 가던 제자들은 예수님에게 저 소경의 불행의 원인이 부모 혹은 자신의 죄 때문이었는지를 묻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 사람이나 그 부모의 죄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요 9:3)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침으로 진흙을 이겨서 소경의 눈에 바르신 다음에 실로암 못의 물로 씻으라고 하셨습니다. 소경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실로암 물로 눈을 씻으니 진흙이 떨어져 나가면서 감겨진 눈이 밝아지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눈을 뜨게 된 소경을 두고 바리새인들은 분노하였습니다. 그 날이 노동을 할 수 없는 안식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소경을 정죄하는 바리새인들에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39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심판하러 이 세상에 왔으니 보지 못하는 자들은 보게 하고 보는 자들은 소경되게 하려 함이라 하시니 40 바리새인 중에 예수와 함께 있던 자들이 이 말씀을 듣고 가로되 우리도 소경인가 41 예수께서 가라사대 너희가 소경 되었더면 죄가 없으려니와 본다고 하니 너희 죄가 그저 있느니라”(요9:39-41) 소경의 눈을 뜨게한 실로암 사건의 결론은 본다고 하는 자는 소경되게 하고 보지 못하는 자들을 보게 한다는 역설적 상황으로 끝을 맺습니다. 왜 예수님은 기껏 소경의 눈을 뜨게 하셨음에도, 본다고 하는 자를 소경되게 하겠다고 하셨습니까? 우리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본다”는 개념을 정확히 알아야합니다. 본다고 하는 자, 그는 전적으로 자신의 눈으로만 세상을 보고 있다고 착각하는 자를 말합니다. 어머니가 대신하여 눈을 주셨건만, 내 능력으로 보고 있다고 착각하는 자입니다. 그는 은혜를 망각한 자요, 감사를 모르는 자입니다. 오직 교만과 탐욕의 눈으로 세상을 볼 뿐입니다. 한편, 보지 못하는 자란 어떤 사람입니까? 그는 어머니의 눈을 사모하는 자입니다. 다시말해 하나님의 은혜와 도우심이 없으면 나는 세상을 볼 수 없사오니, 주여 나를 보게 하소서 라고 말하는 자입니다. 따라서 오늘, 실로암 사건은 하나님의 은혜와 그리스도의 희생으로 말미암아 세상을 보게 되는 영혼 구원의 역사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나는 소경이라고 고백해야합니다. 그 겸손과 낮아짐의 고백이 있을 때, 우리는 영의 눈이 밝아질 것이고 미처 보지 못했던 세상의 아픔과 이웃의 고통을 보게 될 것입니다. 특별히 그리스도의 눈을 가진 자는 과거를 보지 않고 미래를 바라보는 자임을 알아야 합니다. 제자들은 소경의 과거 죄를 묻었으나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그에게 하실 일을 보라고 하셨습니다.(요9:3) 하나님께서 소경에게 나타내실 일은 눈이 밝아지는 기적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육의 눈은 과거를 봅니다. 상대의 지난 허물을 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눈은 미래를 봅니다. 하나님께서 역사할 복된 내일을 바라봅니다. 오늘은 작년에 이어 코로나19 가운데서 맞이하는 두 번째 맥추감사절입니다. 우리는 무엇으로 감사할 수 있습니까? 그리스도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한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비록 절반이 주어졌다할지라도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것으로 알고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실로암 물가로 가서 눈을 씻으시기 바랍니다. 육의 눈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눈으로 세상을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를 보고, 세상의 아픈 내면을 보고, 내일의 꿈을 보는 믿음의 백성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