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 1:1)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모든 창조행위는 말씀으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말씀으로 세상을 만드셨다는 것은 말씀의 권위를 나타냅니다. 말씀으로 만물을 지으셨으니, 하나님의 말씀은 피조물들의 생사여부를 결정짓는 생명의 말씀인 것입니다. 그래서 요한복음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만물이 지어졌다고 증언합니다.(요 1:1-3) 특별히 요한복음은 세상을 만드신 하나님의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셨다고 하면서, 그는 곧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라고 합니다.(요 1:14) 그런데 독생자는 하나님 아들이자 동시에 하나님 자신이기에 그에게는 하나님의 영광이 있고, 하나님의 고유한 성품인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는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셨는데, 그가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다시말해 세상 가운데로 오신 목적은 무엇입니까?

첫째, 생명을 주시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요 1:4) 태초에 창조된 세상의 모습은 건강한 생명으로 가득찼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만드실 때마다, 지으진 모든 것들이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던 세상은 사람의 죄악으로 말미암아 사망의 어두운 그늘에 놓이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사망의 어두운 그늘에 놓인 세상을 생명으로 밝히기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는 생명의 빛으로 오신 것입니다. 그런데 생명의 빛으로 오신 예수의 이름을 믿는 자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다고 합니다.(요 1:9-13) 더욱더 기쁜 소식은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음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은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들”(요 1:13)이라는 말씀입니다. 이는 곧 혈통과 육정과 사람의 뜻이라는 세상의 조건을 뒤로 하고 오직 믿음으로 만이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길이 열렸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을 창조한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신 것은 죄로 어두운 세상에 생명을 주기 위해서 오신 것입니다.

두 번째,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는 세상에 화평을 주시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사도바울 역시 예수님은 만물이 만들어지기 전에 하나님과 함께 하셔서 창조의 중심에 있었다고 합니다.(골 1:15-17) 그런데 창조의 중심에 있었던 예수 그리스도가 세상에 오셔서 십자가 피로 화평을 이루셨다고 합니다. “그의 십자가의 피로 화평을 이루사 만물 곧 땅에 있는 것들이나 하늘에 있는 것들이 그로 말미암아 자기와 화목하게 되기를 기뻐하심이라”(골 1:20)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영광과 성품을 지닌 자였으나, 그는 결코 영광의 삶을 살지 못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 죽음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십자가상에서 흘리신 그의 피는 죄악으로 인해 하나님과 멀어지고, 하나님으로부터 소외된 세상을 화해하게 하여 평화의 세상을 이루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생명의 빛으로 오신 예수님은, 이제 십자가 죽음을 통해서 화해와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 오신 것입니다.

오늘부터 대림절 절기까지 우리는 창조절로 지키게 됩니다. 창조절을 맞아 우리가 묵상해야 할 말씀의 요지는 “생명과 빛 그리고 화해와 평화”입니다. 하나님은 태초에 세상을 창조하실 때, 지으신 모든 것이 ‘보시기에 좋았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세상은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으로 인해 처음의 좋은 것들을 잃고 말았습니다. 오늘의 현실을 돌아봅시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 가운데 있습니다. 그리고 기후변화 역시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의 재난과 재앙에 가까운 기후변화가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환경파괴입니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세상을 인간의 마음대로 파괴했기 때문입니다. 자연을 처음 그대로 회복할 때에 지구가 살아나는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어느 때보다 창조신학이 소중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여러분, 세상을 창조하신 말씀, 그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함으로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생명과 빛이 충만한 세상 그리고 화해와 평화가 강같이 흐르는 세상을 이루어 가기를 주의 이름의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