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은 일종의 신앙고백서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경외하였던 자들이 인생의 희로애락을 겪으면서, 그 속에서 만난 하나님을 다양한 형태의 시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리고 신앙 고백적 언어로 쓰여진 시편의 시들은 예배와 각종 의식의 찬양가로 불려 지기도 했고, 기도문으로 낭송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신앙적 고백이 담겨진 시편은 150편의 시로 구성되어 있는데 시편 1편은 ‘복’으로 시작합니다. 시편의 서곡과 같은 1편이 ‘복’으로 시작하고 있는 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그 만큼 복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사실 동서고금을 무론하고 복을 싫어하는 자는 없을 것입니다. 모든 인간은 복을 사모하고 복 받기를 원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편 1편은 철저하게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한 복을 말하고 있습니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시 1:1)라고 하면서, 복 있는 자가 받은 복의 실체를 먼저 말하지 많고, 악과 죄와 교만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복 받은 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을 미리 지적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시인은 주변의 복 받았다고 하는 자들이 악인의 꾀에 빠지고, 죄인의 길을 걷고,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는 것을 무수히 보았기에 이를 먼저 경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진정으로 복 있는 자가 되기 위해서는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시 1:2)라고 합니다. 사실 사람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사람이 땅에서 번성하고 충만하는 복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세상 만물을 다스리는 복을 주셨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복을 온전히 누리지 못했던 것은 여호와의 율법, 곧 하나님의 말씀을 버리고 악인의 꾀를 따르고 죄인의 길에 서고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유혹의 길을 벗어나기 위해 먼저 인간은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고 그 말씀에 따라 살고자 애써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는 자의 삶은 어떤 삶입니까? 시인은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시1:3)라고 하는데, 복있는 자를 상징한 ‘시냇가에 심은 나무’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첫째, 항상 일정한 물을 공급받는 것입니다. 시냇가에 심은 나무는 가뭄이 오나 장마가 오나 항상 알맞게 물을 공급받으니, 이것은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안정되고 평안한 삶을 산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이 없는 “악인들은 그렇지 아니함이여 오직 바람에 나는 겨와 같도다”(시 1:4)고 합니다. ‘바람에 나는 겨’는 환경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삶을 말합니다. 조금만 부족하면 불평하고 원망하고, 조금만 넘치면 교만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한 자는 복을 소유할 자격이 없다는 것입니다.

둘째, 시냇가에 심은 나무의 특징은 철을 따라 열매를 맺는다는 것입니다. 가뭄도 이기고 홍수도 이기니 제철을 만나면 열매를 맺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열매는 마지막 때에 주어지는 것이기에, 철을 따라 열매를 맺는 다는 것은 최후의 승리를 말합니다. 따라서 말씀에 기초한 삶은 지금 당장 열매가 없다할지라도 실망할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항상 생수를 공급해 주시기에 때가 이르면 반드시 열매를 거두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사는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신 분이 예수 그리스도이기 때문입니다. 나사렛 예수를 사모하고, 그가 전한 말씀을 기억하고, 그의 삶을 본받아 사는 자가 복 있는 자입니다. 예수의 삶을 본받아 사는 자는 결코 악인의 꾀를 따르지 않습니다. 결코 죄인의 길에 서지 않습니다. 결코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않습니다. 그의 삶은 시냇가에 심은 나무와 같아서 철마다 열매를 맺고 잎사귀가 시들지 않는 형통의 삶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하나님의 말씀을 즐거워하고 그 말씀을 묵상하는 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따르는 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복 있는 자가 되어서 철마다 열매가 풍성한 삶을 살아가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