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들에게는 “성령 받으세요”, “성령 받으셨습니까?”라는 인사말이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우리는 성령을 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또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3절) 기독교인은 예수를 주로 고백하는 사람들이며 이는 나의 의지가 아니라 성령의 의지에 의해서 가능합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믿음 생활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성령을 받은 증거가 됩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 교인들에게 “너희들이 과거 우상을 숭배하던 삶에서 돌이켜 예수님을 주로 고백하고 신앙생활을 했다는 자체가 이미 성령을 받은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오늘 본문에 나열된 성령의 은사를 살펴보면 순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홉 개의 성령의 은사 중에서 방언에 관한 은사는 마지막 여덟 번째와 아홉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눈여겨 보아야 합니다. 방언이 개인적인 삶과 신앙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소중할 수 있겠지만, 교회 공동체의 삶과 신앙에 있어서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많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성령의 은사를 이야기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하는 것은 “각 사람에게 성령을 나타내심은 유익하게 하려 하심이라”(7절)는 말씀입니다. 나에게 있어서 성령의 은사가 나타났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나를 통하여 무언가 유익하게 하려고 하신다는 것이며 내가 받은 은사가 오히려 교회 공동체의 신앙에 해로움이 된다면, 그것은 성령을 통한 은사가 아니라는 말이 됩니다. 이것이 바로 13장에서 말하듯,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한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성령께서 나를 통해서 무엇을 유익하게 하시려고 하는가’를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바울은 고린도교회에게 성령의 은사를 이야기하면서 아홉 가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순서대로 아홉 가지를 열거하면 지혜의 말씀, 지식의 말씀, 믿음, 병 고치는 은사, 능력 행함, 예언, 영들을 분별하는 것, 각종 방언 말하는 것, 방언을 통역하는 것입니다. 이 밖에도 많은 은사가 있겠지만, 아홉 가지를 열거한 것은 고린도교회가 대표적으로 손꼽는 은사였습니다. 그런데 은사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7절에서 말하고자 하는 ‘성령을 나타내시는 의도’입니다. 그리고 그 은사를 통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이후 12절부터 31절까지 길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교회를 위해서, 이웃을 위해서 무언가 유익한 행동을 한다면, 그것이 바로 성령의 은사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우리 보편적인 신앙에 도움이 되는 것은 열거된 아홉가지 성령의 은사 자체가 아니라, 3절에서 모든 믿는 사람은 이미 성령을 받은 사람들이라는 사실, 그리고 7절에서 각 사람에게 성령을 나타내심은 유익하게 하려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성령이 충만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성령이 충만한 사람은, 교회와 이웃을 위해 유익이 되는 삶을 사는 사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은 교회의 탄생을 가져왔으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성령강림 사건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새롭게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나의 마음에 성령이 충만함으로서 우리는 변화된 신앙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각자가 교회와 이웃에 유익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성령의 도우심을 간구해야 합니다. 성령은 우리가 공식적으로 예배의 설교를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올바르게 이해시켜 줍니다. 때로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사로운 사건과 사고를 통해서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성령을 통해서 올바름을 잃지 않는다면, 성령은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지금 나에게 무엇을 원하시는지를 알려주고 이해시켜 주시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나에게도 가장 유익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성령은 유익하게 하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성령은 나를 통해서 교회와 이웃을 유익하게도 하지만, 일차적으로 성령 자신이 나를 유익하게 해주시는 분입니다. 이러한 성령을 우리는 모두 다 이미 받았습니다. 이제는 이 성령이 여러분의 마음 가운데 충만하고 되어 차고 넘쳐서, 여러분을 만나는 사람들이 여러분의 넘치는 성령을 받을 수 있도록 나누고 섬기는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