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사마리아의 한 마을을 지나가실 때에 열 명의 나병환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들은 감히 예수님께로 가까이 가지 못하고 멀리서 소리쳐 예수님을 부릅니다. 그리고 우리를 불쌍히 여겨달라고 하소연 합니다. 예수님은 멀리 서서 외치는 나병환자들을 향해서 너희의 몸을 제사장에게 보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치유능력에 대한 소문을 일찍이 듣고 있었던 터라,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제사장에게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제사장에게 가는 동안에 그들의 몸은 깨끗하게 낫게 되었습니다. 치유의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눅 17:11-14) 사람의 능력으로는 고칠 수 없었던 불가능의 병이, 예수님의 한 마디 말씀에 순종하는 순간 너무나도 쉽게 고칠 수 있는 가벼운 병이 되었습니다. 하늘의 능력을 지닌 예수님의 말씀은 어떠한 병마도 무릎 꿇게 하는 치유의 말씀임을 나타내 보이셨습니다. 그런데 그 기적의 현장 속에서 사마리아 사람이 예수님께로 돌아가서 감사의 예를 표했습니다.(눅 17:15-19) 그 사람은 자기가 나은 것을 보고 너무나 기쁜 나머지 큰 소리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이어 예수님께로 달려가 주님의 발아래에 엎드려 감사의 절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마음은 편치 않았습니다. 나머지 아홉 명이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이 이방인 외에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러 돌아온 자가 없느냐고 탄식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그에게 “일어나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눅 17:19)고 말씀하셨습니다.

열 명의 나병환자는 다양한 문제를 안고 예수를 찾는 자들을 상징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자신의 세상문제를 안고 예수를 찾지만 열에 아홉은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세상으로 돌아가고 만다는 것입니다. 이는 문제해결에만 관심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병고침이라는 문제해결과 동시에 은혜에 감사하는 믿음을 요구하셨습니다. 왜 예수님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그에 감사하는 믿음을 요구하신 것입니까? 그것은 당신을 기적의 도구로 사용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능력은 아쉽고 급할 때 빌려쓰는 도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구원의 도구로 사용하기를 원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문제해결 이후의 관계를 더욱더 소중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우리는 문제해결을 받고, 기도의 응답을 받을 때에 다시 주님을 찾아야 합니다. 주님의 발아래 엎드려 감사의 예를 올려야 합니다. 육의 문제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지만 이제 주님과의 관계는 구원의 관계로 연결되고 확장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예수님을 찾아와 감사의 예를 올린 자가 사마리아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사마리아 사람은 유대인들로부터 멸시와 천대를 받은 자들입니다. 주전 722년에 앗수르가 북왕국 이스라엘을 멸망시키고 수도인 사마리아에 이방인들을 이주시켰습니다. 그로부터 남왕국 유다는 사마리아 사람을 이스라엘의 혈통을 잃어버린 족속이라 하여 그들을 멸시하고 천대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나에게 감사의 예를 드리러 온 자가 이 이방인, 즉 사마리아 사람 외에는 없냐고 하셨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유대인들은 다 어디 갔냐는 것입니다. 왜 유대인들은 사라지고 만 것입니까? 그것은 아브라함과 다윗의 후손으로 하나님의 선택받은 자라는 우월의식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하늘의 은혜를 당연하게 여기고 감사를 망각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먼저 믿은 우리에게 주는 경고이기도 합니다. 우리 역시 믿음의 타성에 빠질 때에 은혜를 망각하고 감사를 잊어버릴 수 있습니다. 먼저 믿은 우리는 늘 새롭게 나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로 알고 감사하는 신앙의 훈련을 해야 합니다. 믿음이 녹슬지 않도록, 믿음이 타성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주님의 발아래 엎드려 감사의 기도를 올려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의 삶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왔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베푸신 은혜를 잊지 않고 주께로 나아와 감사로 영광을 돌리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가 세상의 문제해결에서 영혼구원으로 이어지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