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바울은 에베소교회에서 약 2년간 사역하다가 3차전도여행을 마감하면서 장로들에게 고별설교를 합니다. 바울은 지나온 복음순례의 길을 회고하면서 "나는 겸손과 눈물과 인내로 주를 섬겼다"(행 20:19)고 합니다. 그런데 바울의 고별설교는 장로를 비롯하여 교회의 모든 직분자들이 듣고 새겨야할 권면의 말씀이기도 했습니다. 우리 역시 교회를 섬기는 직분자의 입장에서 바울의 말씀을 경청해야 할 것인데, 바울은 교회를 섬기는 자의 믿음의 자세를 세 가지로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겸손입니다. 바울은 모든 겸손으로 주를 섬겼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예수님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예수님께서 겸손의 도를 행하시며 본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리기 전날 밤 제자들과 마지막 저녁만찬을 드시면서, 열두제자들의 발을 일일이 씻겨 주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의 발을 다 씻기고 나서 “14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 15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요 13:14-15)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상대의 발을 씻는 다는 것은 종이 주인에게 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거꾸로 주와 선생으로서 너희들의 발을 씻었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를 주로 믿고 따르는 자는 낮은 자의 발을 씻겨주는 자세를 가져야 하기에 친히 본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사도바울은 예수님의 본을 따라 모든 일에 겸손으로 주를 섬기고 복음을 전하였던 것입니다. 이는 곧 장로를 비롯한 모든 직분자들은 겸손으로 양들을 돌보고 교회를 섬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바울은 모든 눈물로 주를 섬겼다고 합니다. 이는 눈물의 고통이 없었던 전도현장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고린도후서 11:23-28에 나타난 바울의 간증은 복음을 전하다가 당한 박해와 환란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감옥에 갇히기도 했고, 죽음이 이르도록 모진 매를 맞았다고 합니다. 배가 파선되어 일주 일 밤낮을 깊은 바다에서 지냈으며, 잠을 자지 못하고 주리고 목마르고 춥고 헐벗은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바울의 마음을 짓누르는 것은 지난날의 환란과 박해가 아니라, 교회를 위한 염려라고 하였습니다. 참으로 바울은 눈물로 주를 섬기고 교회를 섬겼던 것입니다. 이 땅의 교회들을 생각해 봅니다. 눈물의 수고와 헌신없이 세워진 교회가 어디 있겠습니까? 모든 교회들마다 눈물의 수고와 헌신 위에 세워졌을 것입니다. 우리교회 역시, 한손에 장애를 가진 장성룡 목사님의 눈물의 헌신과 수고 위에 세워졌습니다. 또한 목사님의 개척을 도와서 똑같은 눈물의 헌신과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수많은 성도들의 손길 위에 세워졌습니다. 그리고 그 눈물의 헌신과 수고가 바로 교회의 역사가 되고 교회의 전통이 되는 것입니다. 이제 개척이후의 2세대, 3세대들은 믿음의 선배들이 눈물로 세웠던 교회의 전통을 이어받아 어두운 세상을 밝히고, 죽어가는 영혼을 살리는 일에 매진해 나가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바울은 시험을 참고 견디는 인내의 믿음으로 주를 섬겼다고 합니다. 수많은 환란과 박해를 겪으면서 바울은 마지막까지 참고 견디며 주를 섬겼습니다. 주를 섬기고 교회를 위한 헌신 속에서, 나를 거꾸러뜨리고 시험들게 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참고 인내해야 합니다. 참고 견디고 인내하는 자에게 최후의 승리가 주어지는 것입니다. 이렇듯 바울은 겸손과 눈물과 인내로 주를 섬겼다고 하였는데,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겸손의 본을 보여주셨습니다. 십자가 죽음을 앞두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피와 눈물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당신을 모욕하고 채찍질하는 십자가 고난을 참고 인내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부활로 승리하셨습니다. 우리는 신앙의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험 많은 세상은 우리로 하여금 겸손과 눈물과 인내를 버리고, 교만과 무관심과 분노의 늪으로 유혹합니다. 하지만 오늘도 말씀을 부여잡고, 말씀이 주는 교훈에 따라 세상의 시험과 유혹을 이겨내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겸손과 눈물과 인내로서 하나님을 경배하고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섬기시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겸손과 눈물과 인내로 섬기는 우리의 헌신이 코로나19의 고난을 이기고 주의 전이 든든히 서나가는 은혜의 역사가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