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왕국 유다가 바벨론에게 멸망을 당하고 포로로 잡혀간지 70년 만에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꿈을 꾸는 것 같은 기쁨을 안고 조국으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은 불에 타버린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고 무너진 예루살렘 성벽을 다시 쌓았습니다. 하지만 포로에서 돌아온 귀환자들의 열심은 곳곳에서 장애물을 만나게 됩니다. 예루살렘에 거주하고 있던 자들과 신앙의 갈등이 있었고, 하나님을 향한 예배는 변질되어 있었습니다. 외적으로는 북쪽 사마리아와 대립하였고 유대 땅은 여전히 바사 제국의 지배하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심각한 문제는 멸망과 포로기를 거치는 동안 백성들은 교만한 자가 복되고, 악을 행하는 자가 번성하고, 하나님을 시험하는 자가 오히려 화를 면하게 된다고 하였습니다.(말 3:14-15) 잠시 욥을 생각해 봅시다. 당대의 의인이었던 욥조차도 예기치 못한 환란을 당함으로 오히려 악인이 잘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품었습니다. 하지만 욥은 시련의 깊은 강을 건너면서 하나님의 경륜을 깨닫게 됩니다. “8 그런데 내가 앞으로 가도 그가 아니 계시고 뒤로 가도 보이지 아니하며 9 그가 왼쪽에서 일하시나 내가 만날 수 없고 그가 오른쪽으로 돌이키시나 뵈올 수 없구나 10 그러나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 같이 되어 나오리라”(욥 23: 8-9)고 하면서 고난의 한 가운데 서서 전후좌우를 돌아보아도 나를 구해줄 하나님을 뵈올 수가 없지만, 하나님께서는 지금 내가 가는 길을 아시나니 나를 단련하신 후에 정금 같은 삶으로 나아오게 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다시 말라기 본문으로 돌아갑니다. 말라기 선지자는 하나님 없는 세상이 더 좋아 보이고, 하나님 없는 자들이 번성한다고 불평하는 백성들에게, 하나님을 섬기는 자와 그렇지 않는 자를 분별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자를 하늘의 생명책에 기록할 것이고 그들을 아껴서 특별한 소유로 삼겠다고 하셨습니다.(말 3:16-18) 이어서 용광로 불같은 심판이 있을 것인데 교만과 악은 불살라 버리고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공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비추리니 너희가 나가서 외양간에서 나온 송아지 같이 뛰리라”(말 4:2)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공의로운 해로서 빛과 어둠, 의와 불의, 겸손과 교만 그리고 하나님을 섬기는 믿음과 불신앙을 구별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공의로운 해로부터 치료의 광선을 비추어 지난날의 모든 고통과 눈물을 위로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상처 받은 영혼을 치유하고, 환란 당한 삶을 건져내고, 주리고 빈곤한 삶을 부요하게 한다고 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입니까? 그는 곧 공의로운 해요, 치료하는 광선입니다. 나사렛 예수는 공의로운 해요, 치료하는 광선이기에, 주님은 가난한 자의 친구가 되셨고, 병든 자의 치료자가 되셨던 것입니다. “14 이는 선지자 이사야를 통하여 하신 말씀을 이루려 하심이라 일렀으되 15 스불론 땅과 납달리 땅과 요단 강 저편 해변 길과 이방의 갈릴리여 16 흑암에 앉은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사망의 땅과 그늘에 앉은 자들에게 빛이 비치었도다 하였느니라”(마 4:12-16) 예수님은 선지자 이사야를 통하여 예언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이루기 위해서 오셨는데, 흑암에 앉은 백성들과 사망의 그늘에 있는 영혼들에게 빛이 되셨던 것입니다.

대림절 셋째주일입니다. 우리는 공의로운 해와 치료하는 광선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려야 합니다. 비록 세상은 불의가 만연하고 교만과 악이 승리하는 것 같지만, 공의로운 해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그것들은 용광로의 불로써 지푸라기처럼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세상은 어둡고 사망의 그늘 아래 놓여 있다할지라도, 치료하는 광선으로 오신 주께서 은혜의 해를 비추시니 어둠은 빛이 되고, 근심은 기쁨이 되고, 사망은 생명으로 변하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하나님을 경외하고 예수의 이름을 부름으로서 하늘의 생명책에 기록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특별한 소유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치료의 광선으로 비추는 하늘의 빛 가운데 거하는 자들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