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산으로 올라가 기도하실 때에, 갑자기 용모가 변하고 입으신 옷은 희게 변하여 광채가 났습니다. 그리고 구약의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예수님과 함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눅 9:28-30) 그런데 흰 광채로 변모하신 예수님은 모세와 엘리야에게 장차 예루살렘에서 별세하실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별세는 십자가 죽음을 말하는 것인데, 예수님은 별세를 죽음을 뜻하는 ‘사나토스’가 아닌 ‘엑소더스’로 말씀하셨습니다. ‘엑소더스’는 “과거의 길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한 탈출”을 말합니다. 구약의 출애굽기가 ‘엑소더스’입니다. 별세를 ‘엑소더스’로 쓴 것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단순히 육의 삶을 마감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세는 율법을 상징하고 엘리야는 예언자의 말씀을 상징하기에, 모세와 엘리야가 예수님과 함께 대화를 나누었다는 것은 구약의 율법과 예언서는 궁극적으로 십자가 죽음과 부활이라는 구원의 말씀으로 모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편 예수님을 따라온 세 명의 제자들은 졸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졸음에서 깨어나 보니 예수님은 빛나는 광채로 변모하였고 옆에는 모세와 엘리야가 있었습니다. 베드로는 이 놀랍고도 황홀한 순간을 붙들고자 주님과 모세와 엘리야를 위해 초막 셋을 지어 함께 살자고 제안합니다. 하지만 베드로의 말이 끝나자마자 모세와 엘리야는 구름 속으로 사라지고 예수님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다시 산 아래로 내려오게 됩니다.

어떻습니까? 십자가 죽음과 부활이라는 영광은 산 위에서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신령한 자들끼리 모여서 그들만이 누리는 영광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내가 택한 자의 말을 들으라고 하셨는데, 그것은 산 위의 영광을 뒤로하고 산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었습니다. 산 아래, 다시 말해 세상의 모습은 어떠했습니까? 예수님이 마주한 산 아래 세상은 귀신들린 아들이 심한 경련을 일으키고 땅바닥에 고꾸라지는 세상이었습니다. 귀신들린 아들을 둔 아버지는 산 아래로 내려온 예수님을 보고서 내 아이를 낫게 해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예수님은 아이 안에 있는 귀신에게 명하여 그 귀신을 내 쫒았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무리를 향하여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라고 책망하셨습니다.(눅 9:41-43)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는 누구입니까? 변화산과 연관해서 생각해 봅시다. 아무런 수고없이 빛나는 영광에만 머무르고자 하는 자가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입니다. 일찍이 예수님은 표적만을 구하는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을 향해서 악하고 음란한 세대라고 꾸짖으셨습니다. 너희들은 표적을 구하나 나는 요나의 표적밖에 보여줄 것이 없다고 하셨습니다.(마 16:1-4) 하나님은 큰 물고기 뱃속에 들어간 요나를 살린 것처럼 예수님을 십자가 죽음에서 부활로 다시 살릴 것이니 그 표적만을 바라보라는 것입니다. 변화산에서의 세명의 제자도 잠시나마 표적만을 구하였던 패역한 세대의 모습을 보였던 것입니다.

요셉의 삶을 생각해 봅시다. 요셉 역시 산 아래의 거친 세상을 지나서 애굽의 총리라는 영광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값비싼 채색옷을 입고 아버지의 사랑에만 머무르는 나약한 요셉을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은 과감하게 요셉을 산 아래, 거칠고 험한 세상으로 내려보내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야곱의 아들들을 가뭄에서 구하기 위해서 요셉을 먼저 애굽으로 보내셨지만, 그냥 보내시지 않았습니다. 온갖 시련과 역경을 거친 다음에 요셉이 애굽의 총리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나서 가뭄에서 형들을 살리는 구원의 역할을 감당하게 하셨습니다. 우리의 믿음이 변화산의 영광에만 안주하고 있지 않은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믿음이 있노라 했지만 정작 패역한 세대에 머무르지 않은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산 아래로 내려와 예수의 이름으로 악한 귀신과 싸우고 불의한 마귀를 물리침으로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보고가 원했던 천국의 초막을 소유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변화산의 영광은 산 아래의 고난과 역경을 통해서 주어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예수의 이름으로 악한 마귀를 쫓아내고 미혹의 사탄을 물리치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흰옷 입은 주님과 함께 변화산의 초막을 소유하는 믿음의 백성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