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의 히브리서는,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대속죄일의 속죄물처럼 인간의 죄를 대신해서 죽은 대속의 죽음이라고 합니다. “11 이는 죄를 위한 짐승의 피는 대제사장이 가지고 성소에 들어가고 그 육체는 영문 밖에서 불사름이라 12 그러므로 예수도 자기 피로써 백성을 거룩하게 하려고 성문 밖에서 고난을 받으셨느니라”(히 13:11-12) 11절에서 말하고 있는 '죄를 위한 짐승의 피'는 속죄제에 쓰인 양과 염소의 피를 말하는 것이고, “그 육체는 영문 밖에서 불살랐다”는 것은, 속죄물의 가죽과 내장을 성전 밖에서 태웠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어지는 12절은 예수도 구약의 속죄제물처럼 돌아가셨으니 그의 흘리신 피는 백성을 거룩하게 하였고, 그의 육신은 성문 밖으로 버려지고 그곳에서 고난을 당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도 그의 치욕을 짊어지고 영문(營門) 밖으로 그에게 나아가자”(히 13:13)고 합니다.

영문 밖, 다시말해 예루살렘 성문 밖은 어떤 곳입니까? 그곳은 속죄물로 바쳐진 짐승의 주검을 버리는 천하고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영문 안은 어떤 곳입니까? 그곳은 거룩하고 안전한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영문 밖에서 피를 흘리시고 죽임을 당했으니 그곳에서 주님을 만나자고 하였습니다. 이는 더 이상 영문 밖이 천하고 위험한 곳이 아니라, 거룩하고 안전한 곳이 되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반대로 영문 안은 타락의 도성으로 변하였습니다. 영문 안에 거하는 유대의 지도자들과 백성들은 살인강도 바라바를 놓아 주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았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거부하고 주님을 십자가 죽음으로 내 몰은 자들이 득실거리는 영문 안은 더이상, 거룩하고 의로운 곳이 될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 유월절을 맞아 예루살렘을 방문한 예수님께서 가장 먼저 하신 일은 성전정화였습니다.(마태 21:12-13) 유월절을 맞아 환전상들은 유월절 순례객을 대상으로 헌금으로 바칠 성전세겔을 환전해주면서 폭리를 취했습니다. 비둘기 상들은 가장 값싼 제물인 비둘기를 터무니 없이 비싼 값으로 팔았습니다. 그들은 부정한 이익을 성전관리인들과 나누어 가졌습니다. 이를 본 예수님은 환전상의 상과 비둘기 파는 자들의 의자를 둘러 엎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기도하는 내 집을 너희가 강도의 소굴로 만들었다고 호통을 쳤던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영문 안은 옛사람의 잔재가 남아 있는 곳이요 기득권에 안주하고 탐욕과 불의의 사슬에 매여 있는 곳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영문 밖으로 당신의 백성을 이끌어 냅니다. 영문 밖에서 새로운 구원의 역사를 일으키기 위해서 영문 밖으로 나아가자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영문 밖으로 가자고 했지만 그곳도 영원한 도성이 될 수 없으니 장차 주어질 영원한 도성을 바라보자고 합니다. “우리가 여기에는 영구한 도성이 없으므로 장차 올 것을 찾나니”(히 13:14) 이제 영원하고도 완전한 의의 나라인 하나님 나라를 찾아야 할 것인데 그것은 참되고 바른 예배를 드릴 때에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찬송의 제사로 예배드리자고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로 말미암아 항상 찬송의 제사를 하나님께 드리자”(히 13:15) 찬송의 제사는 구속의 은혜에 감사하는 예배를 말합니다. 구속의 은혜를 기억하면서 감사의 찬송으로 예배한다면 그 예배가 장차 올 하나님 나라를 찾는 예배라는 것입니다. 이어서 삶으로 예배를 드리자고 합니다.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말라 하나님은 이같은 제사를 기뻐하시느니라”(히 13:16) 선을 행하는 것과 나눔의 삶을 실천하는 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제사라고 합니다. 이는 나를 살리신 주님의 삶을 본받아 사는 것을 말합니다. 예배에 바칠 참된 제물은 무엇입니까? 구속의 기쁨으로 부르는 찬송과 예수의 삶을 본받아 선을 행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참된 제물인 것입니다. 이렇듯 영문 밖으로 간다는 것은 단순한 장소의 이동이 아니라 주께서 사신 삶으로의 이동인 것입니다. 구속의 은혜에 감사하고 나를 살리신 예수님의 삶을 따르는 것이 영문 밖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사순절 넷째주일입니다. 사순절은 주께서 당하신 수치를 짊어지고 영문 밖에서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절기입니다. 사순절은 영문 안에서 안주하던 옛사람을 버리고 영문 밖으로 탈출하는 절기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영문 밖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시기 바랍니다. 감사의 찬송을 부르며 선을 행하는 삶으로 하나님을 예배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예배가 하나님 나라를 찾는 참된 예배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