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후 첫날 주일 새벽, 아리마대 요셉과 니고데모가 준비하고 안장한 예수님의 무덤을 막달라 마리아가 가장 먼저 찾았습니다. 그런데 굳게 닫혀 있던 무덤 문은 열려있었고 무덤 안은 비어 있었습니다. 막달라 마리아는 부활을 부정하는 자들이 예수님의 시신을 훔쳐 간 것으로 알고 근심과 걱정으로 가득찬 마음으로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무덤 밖에서 울고 있는 마리아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이 나타나셔서 마리아를 부르셨습니다.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서 마리아는 예수님이 다시 살아나신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요 20:15-18) 공생애 33년만에 처음 사흘동안 새 무덤 안에서 안식을 취한 예수님은 요나의 표적처럼,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가장 헌신적이요 믿음 가운데서 주님을 사랑하였던 막달라 마리아에게 부활의 예수님이 나타나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시신은 옮겨지지도 않았고, 적들에게 도난당하지도 않았습니다. 오롯이 부활의 모습으로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이렇듯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역사적 진실인데, 사흘을 안식하고 나서 세상으로 다시 나오신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고 있는 것입니까? 첫째, 부활은 용서입니다. 부활의 예수님은 당신을 향한 모든 모욕과 수치와 그리고 배반을 모두 용서하셨습니다. 적들에게는 모욕과 수치를 당하였습니다. 그리고 가까운 제자들로부터는 배신을 당하였습니다. 수제자 베드로는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인하였습니다. 재정을 맡은 가롯 유다는 예수님을 은 삼십에 팔아넘겼습니다. 그리고 열두명의 제자들은 십자가 죽음의 현장을 떠났습니다. 오직 갈릴리의 여인들만이 십자가 죽음에 함께 하였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 모든 모욕과 수치과 배반을 용서하셨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인간의 모든 죄악과 허물을 용서하셨습니다. 부활은 용서입니다. 용서로서 부활은 의미를 가집니다. 우리가 예수의 부활에 동참한다는 것은 나의 죄와 허물이 사함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둘째, 부활은 치유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에게 못에 찔린 손의 못자국과 창에 찔린 허리의 창자국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상처는 모두 나았습니다. 더 이상 고통도 피흘림도 없었습니다. 의심많은 도마는 예수님의 손의 못자국와 허리의 창자국을 보고서 부활을 믿었지만, 우리는 주님의 손의 못자국과 허리의 창자국을 치유의 증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은 다 사라졌습니다. 상처의 흔적은 남았으나, 더이상 아프지 않는 치유의 흔적으로 남았습니다. 부활은 치유입니다. 나의 아픔과 나의 고통이 치유받고 낫게 되는 것이 부활입니다.

셋째, 부활은 새로운 출발입니다. 예수님은 생전에 십자가 죽음을 ‘엑소더스’라고 말씀하셨습니다.(눅 9:29-31) 엑소더스는 “과거의 길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한 탈출”을 말합니다. 예수님은 십자가 죽음을 단순히 육의 삶을 마감하는 세속의 죽음이 아니라,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로서의 죽음으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새로운 출발을 위한 죽음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부활의 역사가 있어야 합니다. 부활이 없다면, 예수님의 죽음은 무덤에서 영원히 잠자고 말았을 것입니다. 엑소더스라는 별세의 의미는 부활과 긴밀히 연결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부활은 새로운 출발인 것입니다.

이제 예수의 부활로 인하여 내가 다시 살게 되었으니, 내 삶에도 부활의 역사가 있어야 합니다. 나의 부활은 무엇입니까? 첫째, 용서여야 합니다. 내가 용서받았으니 내가 용서해야 하는 것입니다. 일만달란트나 되는 죄의 빚을 탕감 받았으니, 내가 가지고 있는 오백 데나리온의 섭섭함과 억울함을 다 용서해야 하는 것입니다. 둘째 나의 부활은 치유여야 합니다. 부활의 예수를 믿음으로 우리의 모든 상처가 낫고 세상 질고의 무거운 짐으로부터 놓임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셋째 나의 부활은 새로운 출발이어야 합니다. 주의 부활을 믿는 나의 부활신앙은 옛사람을 벗어 버리고 새로운 삶으로 거듭나는 출발이 되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예수께서 다시 사신 부활을 내 삶 속에서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지난 허물이 사함받고, 아픈 상처가 낫게되고,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나는 역사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오늘의 고난을 이기고 내일의 영광을 향해 달려가는 우리 모두의 삶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