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 중에 하박국 2장 4절에서 ‘의인은 그의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구절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말입니다. 의인과 믿음이라는 용어는 기독교인들에게 초대교회의 위대한 사도인 바울을 떠올리게 하는데 바울은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말을 하면서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으며 믿음의 조상으로 아브라함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하박국이 언급한 믿음과 바울이 언급한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것은 기독교의 구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핵심으로 이해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하면서 ‘오직 믿음’이라는 것이 강조되면서 개신교에서는 ‘믿음’이 상당히 중요한 가치로 부각되었습니다.

하박국에 등장하는 ‘의인은 그의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말씀을 보겠습니다. 거기에 ‘믿음’이라고 번역된 히브리어는 ‘에무나’라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구약성경에 49번 등장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에무나’는 오늘 본문인 하박국에서만 ‘믿음’이라고 번역되었고, 나머지는 신실함, 성실함 등으로 번역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의인은 그의 성실함, 신실함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의미가 됩니다. 그리고 ‘에무나’라는 단어가 구약에 처음 등장한 곳은 출애굽기 17장 12절입니다. 당시 아말렉과 싸우던 이스라엘 민족은 모세가 팔을 들어서 기도할때는 이기다가, 모세가 힘이 들어서 팔을 내리게 되면 아말렉에게 밀리는 상황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이때 아론과 여호수아가 양옆에서 모세의 팔을 들어올렸고 결국 아말렉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이때 팔을 들고 버티는 것을 ‘에무나’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에무나’의 본질은 어떤 상황에서도 바뀌지 않고 끝까지 버티는 인내의 상황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에무나는 혼자서 이뤄내는 것이 아니라 조력자인 아론과 여호수아의 도움으로 가능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합니다. 아말렉과의 전투에서는 하나님의 도우심, 그리고 아론과 여호수아같은 동역자들의 협력이 함께 어우러져 온전한 ‘에무나’를 드러냈습니다. 온전한 에무나, 온전한 믿음이라는 것은 일종의 버티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버티기에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마음이 전제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구약성경에서 말하는 믿음이라는 것은 죄도 있고 허물도 있고 때로는 실수도 하고 약점 투성이지만, 그 사람이 근본적으로 착하고 충성되고 정직하고 성실하고 진실한 사람이라면, 하나님께서 그것을 보시고 의롭다고 인정해 주신다는 말입니다. 바로 그 모델로 우리는 아브라함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실수투성이고 때로는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아내까지 버리는 행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의 일생을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그런 무수한 시련과 역경 속에서 끝까지 하나님에 대한 신뢰를 잊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초대교회에서 최고의 믿음을 증명하는 것은 순교였습니다. 예수를 믿기 때문에 죽음을 당하는 것을 최고의 은혜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로마제국의 관리들은 가끔 기독교인들의 순교 장면을 때로는 두렵게 인식하기도 했습니다. 죽여도 죽여도 담대하게 죽어가는 그들의 모습은 오히려 로마의 관리들을 무섭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당당하게 순교의 길을 걷는 기독교인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죽음이 두려운 신자들은 숨어서 나름 신앙을 지켜나갔습니다. 맨 앞에 서서 온갖 풍파를 견뎌내는 카리스마있는 신앙의 지도자들도 뛰어나지만, 때로는 맨 앞에 서지는 못하지만, 숨어서 신앙을 지켜낸 이름없는 신앙인들로 인해서 기독교는 300년의 핍박을 견뎌녔고, 결국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인정하게 만든 것입니다. 맨 앞에 서는 것은 능력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나 자신을 돌아보면 맨 앞에 설 능력은 부족하고, 맨 앞에 설 용기가 없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도 내가 있는 자리에서 끝까지 버티는 것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여러분이 앉은 그 자리, 그 자리에서 끝까지 버티는 것이 바로 올바른 믿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배를 붙잡고 버티고, 기도로 부르짖으며 버티고, 말씀을 붙잡고 버티는 것이 진정 믿음의 백성이 할 수 있는 행동입니다.

우리에게 약속된 새로운 미래는 분명 지금과는 다른 변화된 세상입니다. 어려운 삶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구원하시는 분은 예수님이라는 사실을 붙잡고 놓치지 않는다면 우리의 내일의 삶은 오늘보다는 나은 삶이 될 것이고 결국에는 주님으로 인해서 구원받는 삶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