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2박 3일동안, “새역사 70년, 주의 사랑으로 우리를 구하소서”라는 주제를 가지고 제107회 총회를 은혜가운데 마쳤습니다. 우리교단은 1953년 대한예수교장로회 제38회 총회에서 위선과 교만에 빠진 바리새적 신앙을 배격하고 오직 복음중심의 신앙과 양심의 자유를 선언하였습니다. 그리고 한국기독교장로회를 출범시켰습니다. 하지만 우리 역시 지난 삶을 돌이켜 보면 때때로 복음중심의 신앙과 양심을 벗어나는 우를 범하였기에, “주의 사랑으로 우리를 구하소서”라는 주제를 택했던 것입니다. 나아가 금번 주제에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지치고 힘든 삶을 살아온 우리의 삶을 주의 사랑으로 지키시고 구해달라는 갈망이 담겨져 있습니다. 세상은 힘들고 어려워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의 삶을 위로하고 보듬어 준다면 이 어렵고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고별설교를 하시면서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 13:34)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사랑은 아가페입니다. 아가페는 무조건적인 사랑이요 영원한 사랑입니다. 가장 근접한 아가페 사랑은 자식을 향한 부모사랑입니다. 자식을 사랑하는데 무슨 조건이 있겠습니까?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그런 것입니다. 나아가 예수님은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요 15:13)라고 하시면서 최고의 사랑은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친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리는 그 사랑으로 우리를 살리기 위해 십자가에 목숨을 내어놓으셨습니다.

우리의 삶을 돌아봅시다. 과연 나는 하나님으로부터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자였습니까? '나'라는 인간의 존재는 근본이 불완전한 죄인에 불과했습니다. 어쩌면 이사야의 말씀처럼 '나'라는 인간의 죄는 주홍빛 같이 붉고 진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죄인을 살리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의 목숨을 십자가에 내어놓았던 것입니다. 참으로 시편 시인의 말처럼 내가 무엇이관대 하나님이 이렇게 나를 사랑하셨는가를, 이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그 사랑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3 여호와여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알아 주시며 인생이 무엇이기에 그를 생각하시나이까 4 사람은 헛것 같고 그의 날은 지나가는 그림자 같으니이다”(시 144:2-4) 헛것 같이 무명한 삶, 지나가는 그림자 같은 허무한 삶이었지만, 하나님은 지극한 사랑으로 그 삶을 방패로 지키시고 산성으로 돌보아 주셨다고 합니다. 그러기에 시인은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알아주시며, 인생이 무엇이기에 그를 생각하시나이까”라고 하면서 지키시고 돌보아 주신 하나님의 사랑에 감사와 영광을 돌렸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시인의 삶을 지키시고 돌보신 하나님은 이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당신의 사랑을 나타내 보이신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은, 허물많은 죄인을 살리기 위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오늘날까지 살아온 것입니다. 주님의 그 사랑이 없었다면 우리는 영적으로 고아처럼 버려진 삶을 살고 말았을 것입니다. 나를 살리신 십자가 사랑이 있었기에 이 험한 세상을 외롭지 않게 살아온 것이 아니겠습니까?

다시 본문으로 돌아갑니다. 34절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고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새 계명에 따라 내가 받은 주의 사랑을 행해야 합니다. 누구에게 내가 받은 주의 사랑을 행해야 합니까? 먼저 나의 가족에게 주의 사랑을 행해야 합니다. 자식을 향해서, 남편을 향해서, 아내를 향해서 주의 사랑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목숨을 내어놓는 십자가 사랑은 굳게 닫힌 마음을 열게 할 것입니다. 물론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13장, 사랑장에서 “사랑은 오래 참고 견디는 것”이라고 하였는데 오래 참고 견디는 인내의 사랑을 이길 자는 없습니다. 분명 때가 이르면 아가페 사랑의 묘약은 닫힌 마음을 열고 굳은 심령을 녹이는 역사를 일으킬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나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살아왔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목숨을 버리는 희생적 사랑으로 사망에서 생명으로 살아왔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내가 받은 이 사랑을, 내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에게 행함으로써, 구원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