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은 성탄절을 네 주간 앞두고 주님 오심을 기다리는 절기인데 오늘은 대림절 첫째주일입니다. 이미 예수 그리스도는 동정녀 마리아를 통해 베들레헴의 마굿간으로 오셨지만, 하늘로 승천하신 예수님께서 내가 구름 속으로 올라간 이 모습 이대로 다시 오실 것이라고 말씀하셨기에 대림절은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라틴어에는 두 가지 미래가 있습니다. 하나는 '퓨투룸'(futurum)이고 또 하나는 '아드벤투스'(adventus)입니다. 퓨투룸은 우리 흔히 사용하는 영어, 퓨쳐의 어원으로 사람이 시간의 주인이 되어 만들어가는 미래입니다. 퓨투룸은 불완전한 사람이 만들어가는 미래이기에 그의 장래의 모습은 불안하고 위험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퓨쳐라는 불완전하고 위험한 미래를 살아가기에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늘의 도움을 간구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미래는 아드벤투스인데 절대자 곧, 하나님이 주관하는 완전한 미래입니다. 이는 사람이 미래를 향해서 달려가는 것이 아니고, 거꾸로 하나님께서 예비한 미래가 사람에게 다가오는 것입니다. 대림절을 ‘애드벤트’(advent)라고 합니다. 애드벤트는 라틴어 아드벤투스에서 유래합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완전한 미래가 사람에게로 다가오는 미래이기에 애드벤트라고 하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사도 베드로는 주님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성도들에게 “사랑하는 자들아 주께는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다는 이 한 가지를 잊지 말라”(벧후 3:8)고 합니다. 이는 하늘의 시간은 인간의 시간과 다르다는 것인데, 하늘의 시간은 인간의 시간에 매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절대로 사람의 시간 개념 안에 하나님의 시간을 가두어 놓아서는 않된다는 것입니다. 기도의 응답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하나님께 간구한다할지라도 응답의 때는 하나님의 시간에 맡겨야 합니다. 그래서 기도의 응답에는 반드시 인내의 믿음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베드로는 주님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시간의 개념에 대해서 설명을 한 후에, 다시 오신다는 주의 약속이 더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속에는 하나님의 구원계획이 있다고 합니다.(벧후 3:9) 재림의 심판이 서둘러 이루어지면 구원받지 못한 자들이 많아질 것을 염려하여서 하나님은 오래 참으사 아무도 멸망하지 않기를 원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 생명이라도 회개하여 하나님께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한 생명이라도 더 구하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복음을 전하고 영혼을 구하는 일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어서 베드로는 주의 날이 도둑같이 올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벧후 3:10) 도둑은 예고 없이 오는 것이기에 항상 깨어 있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주의 날이 도둑같이 온다는 것은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하루가 천년 같이 더디 지나간다고 생각하고 게으르고 나태하게 살아서는 않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베드로는 재림을 기다리는 너희는 어떠한 사람이 되어야 마땅하냐고 하면서 거룩한 행실과 경건의 삶으로 주의 오심을 사모하라고 합니다.(벧후 3:11-13) 불의와 불법을 행하면서 주의 다시오심을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인으로서 행할 거룩한 행실과 경건의 삶으로 주의 오심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한 기다림 속에 아기 예수는 평화의 왕으로 오시는 것입니다. 거룩과 경건의 기다림으로 충만할 때에 이 땅에 참 평화가 주어지는 것입니다. 특별히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하늘의 처소인 새하늘과 새땅을 바라보라고 합니다. 그런데 새하늘과 새땅을 바라보는 것은 단순히 미래의 나라를 갈망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그 나라를 이루며 살라는 말씀입니다. 불의와 불법이 난무한 이 땅에 하늘의 의를 세우라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어느 때 보다 어렵고 힘든 가운데서 주님 오신 성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침략전쟁으로 세계는 더욱더 춥고 긴 겨울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재난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위기의 시대에 우리는 평화의 왕으로 오실 주님을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여러분, 늘 깨어 있는 주의 백성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거룩한 행실과 경건의 삶으로 아기 예수를 기다리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위로와 평강의 아기 예수를 만나는 복된 성탄절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