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바울은 로마의 성도들에게 편지를 쓰면서, 먼저 택함을 받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구원에서 멀어지고, 멸시당했던 이방인인 여러분들이 하나님의 구원을 받아 주의 자녀가 된 것은 신비로운 사건이라고 합니다.(롬 11:25) 이방인을 위한 하나님의 구원이 신비인 것은 불순종의 백성이었던 이방인이 거꾸로 이스라엘의 불순종으로 인해 하나님의 긍휼을 입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한 이스라엘에게 있었습니다. 여기서 하나님의 말씀은 복음입니다. 복음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게 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구원의 문이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는 복음의 말씀을 유대인들은 거부하였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불순종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복음을 받아들인 이방인이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을 택한 하나님의 선택은 신실한 것이기에 “이방인의 충만한 수가 들어오기까지”(롬11:25), 즉 종말의 그때까지 불순종한 이스라엘에게도 긍휼로서 구원을 베푸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방인을 구별하고 차별하고 멸시하였지만, 하나님에게는 이방인이든 불순종의 늪에 빠진 이스라엘이든 모두가 구원의 대상이요 소중한 생명이라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신학자인 칼 바르트는 로마서를 강해하면서, 오늘 본문에서 바울이 언급한 구원의 신비를 종말적 가능성이라고 말하였습니다. 바르트는 하나님의 구원은 불가능의 삶을 가능의 삶으로 변화시키는 능력이기에 종말적 가능성이라고 하였습니다. 버려진 자로 구원을 받았고, 의롭게 될 수 없는 자가 의롭게 되고, 죽은 자였으나 다시 깨어 일으켜 세워짐을 받았으니 종말적 가능성인 것입니다. 사실 하나님의 구원의 신비의 본질은 불가능에서 가능을 바라보게 하는 소망이 아니겠습니까? 상한 갈대도 꺾지 아니하시고 꺼져가는 등불도 끄지 아니하시는 그 가능성 말입니다. 세상은 포기하고 버린다 할지라도 하나님만큼은 그 삶에서 가능성을 보고 희망을 보는 것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구원인 것입니다.

대림절 둘째 주일, 우리는 주님 오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다리고 우리가 맞이할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입니까? 예수 그리스도는 종말적 가능성이라는 구원의 신비를 이루기 위해서 오신 분이 아니겠습니까? 이방인이든 이스라엘이든 누구를 무론하고 예수를 나의 주로 믿고 고백하는 자는 불가능의 올무에서 해방되어 가능의 삶으로 나아가게 하기 위해서 오신 분이 예수 그리스도인 것입니다. 특별히 예수님은 당신의 오심은 고난과 역경 가운데 있는 삶에게 빛과 희망을 주시기 위해서 오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마 4:12-16)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이사야 선지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을 받아 흑암과 사망의 그늘에 앉아 있는 삶에게 구원의 빛을 비추기 위해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구원의 신비는 흑암에서 빛으로, 사망에서 생명으로 그리고 불가능에서 가능의 삶을 살게 하는 것입니다.

사도바울은 예수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얻게 되는 구원의 신비와 종말적 가능성을 깨달았기에 어떠한 삶 속에서 나는 넉넉한 마음으로 살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고후 6:9-10) 바울은 복음을 전하면서 수많은 환란과 궁핍과 고난을 당하였지만, 이름도 없는 무명한 자 같으나 하나님께서 아시고 인정하시는 유명한 자요, 세상은 우리를 죽은 자 같이 여겼으나 우리는 살아있고, 억울한 징계를 받았으나 죽임을 당하지 않았고,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 것도 없으나 나는 모든 것을 가진 자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구원을 입은 자는 이렇게 사는 것입니다. 죽은 자 같으나 살아있고,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 사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구원의 신비요, 종말적 가능성입니다. 대림절기에 우리가 기다리는 예수 그리스도는 구원의 신비와 종말적 가능성을 주시기 위해 오신 분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함으로서 구원의 신비가 있기를 바랍니다. 불가능의 삶이 가능의 삶으로 변화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죽은 자가 아니라 산자요, 근심하는 자가 아니라 기뻐하는 자요, 아무것도 없는 자가 아니라 모든 것을 가진 자가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