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성전건축은 솔로몬이 왕이 되고 나서 이루어집니다. 솔로몬 이전까지는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성전은, 성막이었습니다. 성막은 말 그대로 거룩한 천막인데, 돌이나 벽돌로 지어진 고정된 건물이 아니라 세웠다가 다시 해체해서 접을 수 있는 이동식 건물이었습니다. 솔로몬은 성막 시대를 마감하고 예루살렘 성의 시온 언덕에 성전을 짓게 되는데 7년 동안 연인원 18만명이 참여하여 성전을 완성합니다. 특별히 성전의 전면에 높이 10m, 둘레 6m의 놋 기둥을 세우면서 오른편 기둥을 ‘야긴’으로 왼편 기둥을 ‘보아스’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야긴은 “그가 세우다”이며, 보아스는 “그가 힘과 능력이 있다”는 뜻인데 여기서 그는 누구를 가리키는 것입니까? 성전의 대역사를 이룬 솔로몬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곧 하나님을 말합니다. 다시말해 성전의 두 기둥의 이름을 “하나님이 세우다”와 “하나님이 힘과 능력이 있다”로 했으니, 예루살렘 성전은 오직 하나님의 힘과 능력으로 세워졌음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열왕기상 6장 1절을 보면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에서 나온 지 사백팔십 년이요 솔로몬이 이스라엘 왕이 된 지 사 년 시브월 곧 둘째 달에 솔로몬이 여호와를 위하여 성전 건축하기를 시작하였더라”고 쓰여 있는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을 탈출한 후 480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하나님의 전을 짓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어느 누구든 480년 만에 이루어진 민족의 대역사를 이루었다면, 자신의 업적과 공로를 자랑하고 싶을 텐데 그래서 성전에 자신의 이름을 새길 법한데 솔로몬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백성들이 성전을 출입할 때마다 전면에 세워진 두 기둥, 즉 ‘하나님이 세웠다’는 ‘야긴’과 ‘하나님의 힘과 능력’이라는 ‘보아스’를 보게 하면서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힘과 능력을 기억하도록 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솔로몬은 왜 자신의 이름을 뒤로하고 하나님의 능력을 앞세우게 되었던 것입니까? 앞서 보았듯이 출애굽 후, 거의 500백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스라엘은 성전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성전을 짓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하였습니다.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강하고 부요한 나라를 이끌었던 다윗은 내가 힘이 있을 때 성전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2 다윗이 명령하여 이스라엘 땅에 거류하는 이방 사람을 모으고 석수를 시켜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할 돌을 다듬게 하고 3 다윗이 또 문짝 못과 거멀 못에 쓸 철을 많이 준비하고 또 무게를 달 수 없을 만큼 심히 많은 놋을 준비하고 4 또 백향목을 무수히 준비하였으니 이는 시돈 사람과 두로 사람이 백향목을 다윗에게로 많이 수운하여 왔음이라 5 다윗이 이르되 내 아들 솔로몬은 어리고 미숙하고 여호와를 위하여 건축할 성전은 극히 웅장하여 만국에 명성과 영광이 있게 하여야 할지라 그러므로 내가 이제 그것을 위하여 준비하리라 하고 다윗이 죽기 전에 많이 준비하였더라”(대상 22:2-5) 다윗은 하나님의 전을 건축하기 위해 사람과 재료를 완벽하게 준비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힘과 능력에 걸맞게 극히 웅장하고 만국에 명성과 영광을 드러낼 수 있는 성전을 짓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하나님은 다윗의 성전건축계획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이어지는 6절로 9절의 말씀을 봅니다. “6 다윗이 그의 아들 솔로몬을 불러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를 위하여 성전 건축하기를 부탁하여 7 다윗이 솔로몬에게 이르되 내 아들아 나는 내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할 마음이 있었으나 8 여호와의 말씀이 내게 임하여 이르시되 너는 피를 심히 많이 흘렸고 크게 전쟁하였느니라 네가 내 앞에서 땅에 피를 많이 흘렸은즉 내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지 못하리라 9 보라 한 아들이 네게서 나리니 그는 온순한 사람이라 내가 그로 주변 모든 대적에게서 평온을 얻게 하리라 그의 이름을 솔로몬이라 하리니 이는 내가 그의 생전에 평안과 안일함을 이스라엘에게 줄 것임이니라”(대상 22:6-9) 다윗은 죽기 전에 마지막 과업으로 하나님의 전을 짓고자 했으나, 하나님은 아들 솔로몬에게 성전을 짓도록 하락하였습니다. 다윗은 전쟁으로 많은 피를 흘렸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는 다윗의 전쟁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다윗에게는 전쟁으로서 나라를 지키고 번성하게 하는 일이 사명으로 주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거할 성전은 지혜의 아들 솔로몬에게 주어질 몫이라는 것입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말씀을 솔로몬에게 들려주고 그에게 성전건축의 대업을 물려줍니다. 여기서 솔로몬은 하나님의 뜻과 섭리를 깨닫게 됩니다. 아버지 다윗과의 대화를 통해서 “정녕, 인간의 힘과 계획으로 하나님의 전을 세우는 것이 아니구나”, “오직 하나님의 뜻과 계획으로 하나님의 전이 세워질 수 있는 것이구나”를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솔로몬은 민족의 염원이요 대 역사인 예루살렘 성전을 짓고 나서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렸던 것입니다. 이렇게 솔로몬이 성전을 완성하고 나서 성전의 두 기둥을 야긴과 보아스로 명명한 것은 아버지의 다윗으로부터 배운 하나님의 경륜이요 섭리요 뜻이었습니다. 성전건축은 인간의 힘과 능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힘과 능력으로 하는 것임을 깊게 깨닫게 되었던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성전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일은 인간의 힘과 능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힘과 능력으로 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힘과 능력으로만 하려고 할 때, 실망하게 되고 원망하게 되고 다툼과 분쟁이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으로 눈을 돌려 봅시다. 솔로몬은 하나님의 전을 지었지만 모든 사람은 자신의 집을 짓고 살아갑니다. 다윗과 솔로몬에게 하나님의 전은 단순히 건물이 아니라, 민족의 꿈이요 염원이었듯이, 사람에게 집이라는 것은 유형의 건물과 더불어 자신이 꿈꾸는 이상과 비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육의 소망을 이루는 것 역시 사람의 힘과 능력으로만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힘과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과연 내가 꿈꾸고 소망하고 있는 인생의 집은 누구의 힘으로 세워지는 것입니까? 내가 설계했으니 내가 짓고 내가 완성하는 것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내 뜻대로 지어지는 집이라면 인생에서 실패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내 뜻대로 되어지지 않는 것이 인생의 집입니다. 저 다윗처럼 거의 완벽에 가까운 계획과 준비가 되어 있다할지라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지 않으면 뜻을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혹여 내가 원하는 집이 지어진다 할지라도 그 과정은 상상할 수 없는 수많은 실패와 좌절의 터널을 지나서 완성이 됩니다. 요셉이 애굽의 총리대신이 되기까지는 죽음의 사선을 넘나드는 역경과 시련이 있었습니다. 노예로 팔리고 억울한 감옥살이를 하는 눈물의 세월이 지나고 나서야 애굽의 총리대신이 되었습니다. 모세 역시 출애굽의 영도자가 되기까지는 태어날 때부터 나일강에 던져지는, 생명을 위협받는 위기의 순간을 이겨내야 하는 시련과 역경이 있었습니다. 시편 127편에서 시인은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시127:1)고 말합니다. 시인은 집을 세우고 성을 지키는 것이 결코인간의 힘만으로는 되어지지 않는 것을 뼈저리게 경험한 자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이 집을 세우고 하나님이 성을 지켜 주실 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