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은 회개를 상징하는 재를 이마에 바르고 예배하는 재의 수요일로부터 시작합니다. 사순절은 주일을 제외한 40일을 지키면서 부활절 전까지 이어집니다. 사순절의 끝에는 십자가 죽음과 무덤이 있지만, 십자가 죽음이라는 사망으로 끝나지 않고 다시 살아나는 부활로 이어집니다. 본문에서 이사야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하여 하나님께로 돌아오라고 합니다. “너희는 여호와를 만날 만한 때에 찾으라 가까이 계실 때에 그를 부르라”(사 55:6)고 하였는데 과연 하나님을 찾고 부를 때는 언제입니까? 그때는 바로 지금입니다. 이는 곧, 지금 하나님을 찾고 부르지 아니하면 영원히 찾지도 부르지도 못할 것이라는 종말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도바울은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지금이 은혜 받을 때요, 구원의 때라고 하였는데(고후 6:1-2) 이스라엘은 역시 지금이 하나님을 찾을 때였습니다. 하나님은 위기와 고통의 순간에 함께 하시는 분이시니, 지금이 하나님이 가까이 계실 때요, 하나님을 부를 때였습니다.

그런데 회개의 영으로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을 부르라고 합니다. “7 악인은 그의 길을, 불의한 자는 그의 생각을 버리고 여호와께로 돌아오라 그리하면 그가 긍휼히 여기시리라 우리 하나님께로 돌아오라 그가 너그럽게 용서하시리라”(사 55:7) 이스라엘이 바벨론의 포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상을 섬기고 공의를 헌신짝처럼 내버렸던 지난날의 죄와 허물을 버리고 하나님께로 돌아와야 했던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돌아봅니다. 우리 역시 지금이 하나님을 찾을 때요, 지금이 하나님을 간절히 불러야 할 때를 살아갑니다. 2023의 사순절은 어느 때 보다 회개의 제목이 차고 넘치는 어두운 시대적 상황 속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의 무모한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생명이 죽임을 당하고 난민이 발생하였습니다. 전쟁의 여파는 에너지와 식량 파동으로 이어져 인류 전체가 고통의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생태계를 파괴하여 바이러스를 창궐하게 한 것도 사람의 죄요, 전쟁으로 인류를 고통 속에 빠트린 것도 사람의 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사야가 전한 하나님의 말씀대로, 악인은 그의 길을 버리고 불의한 자는 그의 생각을 버리고 하나님께로 돌아와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이 위기인 줄로 깨닫고, 악과 불의를 버리고 여호와께로 돌아올 때 하나님은 용서로 화답할 것이라고 합니다. “7 악인은 그의 길을, 불의한 자는 그의 생각을 버리고 여호와께로 돌아오라 그리하면 그가 긍휼히 여기시리라 우리 하나님께로 돌아오라 그가 너그럽게 용서하시리라 8 이는 내 생각이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의 길과 다름이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9 이는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의 생각보다 높음이니라”(사 55:7-9) 하늘이 땅보다 높은 것같이 하나님의 길과 생각은 너희의 생각과 길보다 높다고 말씀하신 것은 한없는 용서와 사랑의 하나님이심을 말씀한 것입니다. 이미 하나님은 이사야 1장 18절에서, 너희 죄가 주홍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게 하시며 그 죄가 진홍같이 붉을지라도 양털같이 희게 하실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어찌 하나님의 높은 생각과 길을 깨달을 수 있겠습니까? 용서하지 못하고 화해하지 못하는 인간의 좁은 생각으로는 하나님의 생각과 길을 깨달을 수 없기에, 하나님은 반복해서 나의 생각과 나의 길은 너희의 것과 다르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렇듯 인간의 지각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생각과 길이 있기에 우리는 고통 속에서도 위로를 받고,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너희는 여호와를 만날 만한 때에 찾으라 가까이 계실 때에 그를 부르라”(사 55:6)는 말씀을 묵상합니다. 여호와를 만날 만할 때에 찾으라고 했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을 만날 만한 때가 언제입니까? 지금입니다. 하나님이 가까이 계실 때에 그를 부르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이 가까이 계실 때와 장소는 언제입니까? 지금 그리고 여기입니다. 하나님은 홀로 벧엘 광야에서 잠이 든 야곱에게 나타나셔서 그의 길을 지키고 인도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야곱은 가장 외롭고 힘들 때에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야곱은 벧엘에서 만난 하나님을 믿고 의지함으로써 아내를 맞이하여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얻고 가축을 얻어서 다시금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하나님은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가장 가까이 내 삶 속에 계시는 것입니다. 세상은 전쟁으로 흉흉하고 자연 재난으로 위기 가운데 있다할지라도, 이 어렵고 힘든 때에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삶 가까이에 계시는 것입니다.

사순절을 본문의 네 가지 동사로 시작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을 만날 만한 때에 찾고 가까이 계실 때에 부르고 그리고 악과 불의를 버리고 하나님께로 돌아오라고 하였으니, 찾고, 부르고, 버리고, 돌아오는 사순절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이 하나님을 만날 만한 때요, 하나님이 가까이 계심을 믿고서 오늘, 여기서 긍휼과 자비의 하나님을 만나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