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은 고통 속에서 마지막으로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를 외쳤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외침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숨을 거두셨습니다. 왜 하나님은 성자 예수를 십자가에 버린 것입니까? 그것은 우리의 죄와 허물을 소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십자가상에서 버린 것은 인간의 죄와 허물을 대신 짊어진 그리스도를 버린 것입니다. 순수한 정금이 되기 위해서는 쇠붙이도 녹이고 마는 뜨거운 불 속에 자신을 던져서 불순물을 완전히 태워 버려야 합니다. 그때에 비로소 정금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주홍 같은 붉은 죄가 눈처럼 희게 되기 위해서는 십자가 죽음이라는 완전한 죽음을 통해서만이 가능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으로부터 철저하게 버림받는 완전한 죽음을 통해서 부활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예수의 부활은 정금같이 나아오는, 한 점 흠 없는 생명으로의 부활인 것입니다.

예수님의 수제자 베드로는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고 다시 사는 부활의 메카니즘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베드로는 십자가 죽음을 통하여 제 삼 일에 다시 살아나는 부활을 거부하였습니다.(마 16:21-25) 베드로의 생각은 고통을 수반하는 죽음 없이 쉽고 편한 방식의 구원을 원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것은 사람의 생각이라고 하면서 베드로를 향하여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고 하였습니다. 자기 목숨을 아끼는 자는 잃을 것이요, 자기 목숨을 버리는 자만이 다시 목숨을 찾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버려야 할 자기 목숨은 옛사람을 말하고, 다시 찾게 될 목숨은 새롭게 거듭난 생명을 말합니다.

사도바울은 부활의 의미를 이렇게 말합니다. “42 죽은 자의 부활도 그와 같으니 썩을 것으로 심고 썩지 아니할 것으로 다시 살아나며 43 욕된 것으로 심고 영광스러운 것으로 다시 살아나며 약한 것으로 심고 강한 것으로 다시 살아나며 44 육의 몸으로 심고 신령한 몸으로 다시 살아나나니 육의 몸이 있은즉 또 영의 몸도 있느니라”(고전 15:42-44) 우리가 자기 십자가에 버려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썩을 것이요, 욕된 것이요, 약한 것이요, 육적인 것입니다. 그렇게 허물 많은 옛사람을 버림으로써 썩지 아니하고 영광스럽고 강하고 신령한 것으로 다시 살아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본래부터 썩지 않고 영광스럽고 강하고 신령한 자는 없다는 것입니다. 썩고 욕되고 약하고 육적인 것들이 심겨지고 그로부터 새로운 삶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처음부터 썩지 않고 영광스럽고 강하고 신령한 인간은 없는 것입니다. 모두의 과거는 죄와 허물로 얼룩진 불완전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성경은 결코 믿음의 인물들을 미화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허물 많은 죄과를 낱낱이 열거합니다. 아브라함도 야곱도 솔로몬도 다윗도 그리고 신약의 베드로도 바울도 자신들의 부끄러운 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 모두는 자신들의 죄과를 땅에 심고 그로부터 변화된 생명으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부끄러워해야 합니까? 자기 십자가를 지지 못하는 나약함입니다. 우리는 이 나약함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습니까? 그것은 바로 부활을 믿는 믿음입니다. 사도바울은 예수를 살리신 하나님을 믿으니 하나님께서 예수와 함께 우리도 다시 살리셨다고 합니다.(고후 4:11-14) 그래서 바울은 항상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자신을 넘겨주고 예수의 생명이 우리 죽을 육체에 다시 나타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너희도 예수와 함께 죽음에 넘겨진다면, 예수를 살리신 하나님께서 너희도 살리실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부활의 예수를 믿음으로써 우리는 자기 십자가를 질 수 있습니다. 예수를 다시 살리신 하나님께서 나를 살릴 것을 믿으니 기꺼이 자기 십자가를 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때에 비로소 썩지 않고 영원하고 강하고 신령한 생명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이 부활의 아침에 다시 사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시기 바랍니다. 부활의 예수를 믿으니, 나의 옛사람을 십자가에 못 박아 버리고 소망이 가득 찬 새 생명으로 거듭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