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자가 죄인의 손에 넘겨져 십자가에 못 박히고 제 삼일에 다시 살아나야 하리라 하셨느니라”(눅 24:7)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대로 예수님은 부활하셨습니다. 부활의 소식은 천사를 통하여 무덤을 찾았던 갈릴리의 여인들에게 먼저 알려졌고, 그 소식을 전해들은 열한 제자들은 허탄한 소리로 여기고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두 제자가 엠마오로 내려가다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몇 일 전 예루살렘에서 있었던 나사렛 예수의 십자가 죽음을 전해 주면서 이스라엘을 구할 구세주로 믿고 예수를 따랐으나 이제 그는 죽고 없다고 말합니다. 예수님은 실망한 두 제자의 얘기를 듣고서 구약의 선지자들의 말씀대로 그리스도가 이런 고난을 받고 나서 자기의 영광에 들어가야 할 것이 아니냐고 하시면서 그리스도에 관한 구약의 말씀을 자세하게 들려줍니다.

그리고 해가 저물어 한 집에 들어가 저녁을 먹게 되는데, 예수님께서 떡을 가지고 축사를 하시고 떡을 떼어 주시니 그때에 비로소 제자들의 눈이 밝아져서 함께하신 그분이 예수님인줄 알게 됩니다. 하지만 눈을 떠 보니 예수님은 이미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제자들은 즉시 예루살렘으로 향했습니다. 예루살렘에 모여 있는 열 한명의 제자들을 찾아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우리가 만났다고 주님의 부활을 전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엠마오로 향하는 제자들을 언급할 할 때, 절망과 좌절의 길을 걷는 것을 말합니다. 그것은 부활의 주님을 만나지 못한 삶은 슬픔과 염려의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말합니다. 반대로 부활의 주님을 만난 삶은 예루살렘으로 가는 삶을 말하며, 그것은 기쁨과 감격과 영광의 삶을 말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고난과 역경을 만날 때 엠마오로 발걸음을 돌립니다. 부활의 현장인 예루살렘에 소망을 두지 못하고 실망과 좌절을 안고 세상 속으로 길을 떠납니다. 비유로 말한다면 주님께서 다시 사신 부활의 현장인 예루살렘은 교회입니다. 그리고 엠마오는 교회 밖 세상을 말합니다. 예수를 따르던 자들이 왜 교회를 떠나 세상으로 돌아가는 것입니까? 그것은 그리스도의 영광은 고난을 통하여 주어지는 것임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엠마오로 향하던 두 제자들에게 나의 영광은 고난을 통하여 얻게 되는 영광이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25 가라사대 미련하고 선지자들의 말한 모든 것을 마음에 더디 믿는 자들이여 26 그리스도가 이런 고난을 받고 자기의 영광에 들어가야 할 것이 아니냐”(눅 24:25-26) 믿음을 잃어버리고 실족하여, 예루살렘을 떠나고 교회를 떠나는 근본 원인은 고난에 대한 이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구약에 등장하는 모든 믿음의 선조들은 예외 없이 고난의 길을 걸었습니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 그리고 모세 등 저들이 걸어간 삶의 길은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고난의 길을 걸으면서, 그 길 위에서 하나님을 만났던 것입니다. 시편 시인은 고난을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고, 그 말씀을 지키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시 119:66-72) 하나님의 말씀은 천천 금과 은보다 소중한 것인데, 그 좋은 말씀을 듣고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세상 속에서 그릇 행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고난을 당하고 나서야 하나님의 말씀이 얼마나 소중한 말씀이요, 그 말씀이 나를 살리는 생명의 말씀임을 깨달았으니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고 고백합니다.

우리의 믿음을 생각해 봅시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 이 역시 고난을 통해서 믿는 것입니다. 분명 예수님은 우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시는 능력의 구세주이시지만, 예수의 구원은 다양한 인생의 고난을 통해서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할 때에, 우리는 실망하고 좌절하고 심지어는 믿음조차 잃어버리고 세상을 방황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도 야고보는 여러 가지 시험을 당하거든 기쁘게 여기라고 하였습니다.(약 1:2-4) 시련과 고난 그 자체가 기쁨이 될 수 없지만 그것을 통하여 인내의 믿음을 얻게 되고, 더욱더 온전한 모습으로 거듭나게 되었으니 나에게 주어진 시련을 기쁘게 여기라고 하였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그리스도가 이런 고난을 받고 자기의 영광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라는 주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시기 바랍니다. 나에게 주어진 시험과 고난을 통하여 부활의 신앙을 소유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부활의 능력으로 고단한 세상을 이기고 예수와 함께 하늘의 영광을 누리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