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절에 성령 받고 성령 충만하였던 베드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담대히 전하였습니다. 베드로는 선지자 요엘의 예언을 인용하면서 해가 빛을 잃고 달이 핏빛으로 변하는 종말의 때에 주의 이름, 곧 나사렛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너희들은 그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를 사망의 그늘 아래 두지 아니하시고 사흘 후에 부활하게 하셨으니, 우리가 그 증인이라고 하였습니다.(행 2:32-33)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마음에 찔림을 받은 사람들이 우리가 어찌할까를 물으니 베드로는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으라고 하였습니다. 이어 성령을 선물로 받을 것이니 그로 말미암아 이 패역한 세대에서 구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가슴을 울리는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그날에 삼천 명이 회개하고 세례를 받는 놀라운 구원의 역사가 일어났습니다.(행 2:38-41) 그런데 오순절에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회심하고 세례를 받은 삼천 명은 흩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날마다 모여서 사도들로부터 말씀을 배우고 기도하고 찬송하고 떡을 나누며 친교하였는데, 이것이 초대교회가 되었습니다. 독일의 유명한 신학자인 한스 큉은 교회는 성령의 피조물이라고 하였습니다. 교회는 성령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으며 성령의 놀라운 역사로 복음이 전해지고 그 복음을 가슴으로 받아들인 자들이 모여서 교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성령의 역사로 세워진 교회, 다시 말해 성령의 피조물인 교회는 구체적으로 어떤 곳입니까? 예수님의 첫 설교로 돌아가 보면 교회는 어떤 곳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눅 4:16-19) 예수님은 이사야 61장의 말씀을 읽으면서 내가 이 말씀을 이루기 위해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함으로써,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고, 포로된 자에게는 자유를, 눈먼 자에게는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고,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는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어떻습니까? 성령의 피조물인 교회는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가난한 자가 복음을 듣는 곳입니다. 눈먼 자가 앞을 보게 되고, 포로 되고 눌린 삶이 자유를 얻는 곳입니다. 나는 가난한 자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모든 인간은 하나님이 볼 때 가난한 자에 불과합니다. 어리석고 우둔하고 실수를 거듭할 수밖에 없는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가난한 자인 것입니다. 나는 두 눈이 성하니 앞을 보는 자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기에 모든 인간은 눈먼 자인 것입니다. 역시 모든 인간은 포로된 자요, 눌린 자입니다. 세상의 시험과 유혹에 포로된 자요, 세상의 근심과 염려에 눌린 자인 것입니다.

이어서 성령이 충만한 교회는 하나가 되는 교회임을 말합니다. 사도바울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교회는 성령 안에서 하나가 되는 믿음의 공동체라고 하였습니다.(고전 12:12-13) 사도바울은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으로 보고 하나인 몸에 여러 지체가 있듯이 교회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으나 그들은 모두가 하나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았고 한 성령을 마셨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바울은 한 걸음 더 깊게 들어가서, 약하고 비천한 지체에게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는 것이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라고 합니다.(고전 12:22-2) 한 성령으로 하나가 되는 교회는 약하게 보이는 지체를 소중하게 여기고, 덜 귀히 여기는 지체는 더욱 귀한 것들로 입혀 주고, 아름답지 못한 지체는 더욱더 아름다운 것을 얻게 한다고 합니다. 나아가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함께 고통을 나누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두가 함께 기뻐한다고 합니다. 성령 안에서 하나가 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겉으로만 둘이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부족한 형편과 처지를 배려함으로써 가슴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 강동교회는 성령의 역사 위에 세워지는 성령의 피조물이 되기를 바랍니다. 내가 먼저 성령 충만하여 성령 안에서 하나가 되는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약한 지체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영광을 얻은 지체의 기쁨도 함께 나누는 믿음의 공동체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