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어머니 한나는 사무엘을 얻자, 자신이 맹세한 서원대로 사무엘을 하나님께 바쳤습니다. 어린 사무엘은 젖을 뗄 무렵 엘리 대제사장이 거하는 실로 성소로 보내어져 성전에서 자라게 됩니다. 그런데 사무엘이 실로 성소에서 자라던 그 시대의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말씀이 있으되 말씀을 듣지 못하는 영적 타락의 시대였습니다. “아이 사무엘이 엘리 앞에서 여호와를 섬길 때에는 여호와의 말씀이 희귀하여 이상이 흔히 보이지 않았더라”(삼상 3:1) 먼저 지도자들이 회초리 같은 하나님의 말씀을 거부하고 범죄하였습니다. 당장에 대제사장 엘리의 영적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엘리에게는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가 있었는데 그들은 레위 지파의 관습에 따라 제사장이 되었습니다. 두 아들은 아버지를 받들어 제사장 역할을 잘 감당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백성들이 제사의 제물을 가지고 오면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기도 전에 기름지고 좋은 고기를 빼돌렸습니다. 백성들이 말려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심지어는 성소에서 수종드는 여인들과 동침을 하기도 했습니다.(삼상 2:22)

그런데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하였던 홉니와 비느하스는 언약궤를 메고 전쟁터에 나가게 됩니다. 이스라엘이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패하자 이스라엘의 장로들은 전쟁의 패인을 영적 타락에 있음을 깨닫지 못하고 언약궤를 들고 다시 블레셋을 공격합니다. 이스라엘의 장로들이 언약궤를 메고 전쟁터로 나간 것은 하나님께서 이 전쟁을 이기게 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온갖 부정과 부패를 저질렀던 홉니와 비느하스는 다만 대제사장의 아들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언약궤를 메고 전쟁터에 나갑니다. 전쟁의 결과는 어떠했습니까? 이스라엘의 완전한 패배였습니다. 이스라엘의 병사가 무려 삼만명이 죽고 홉니와 비느하스는 전사하였습니다. 더욱더 치명적인 것은 언약궤를 블레셋에게 빼앗기고 말았다는 것입니다.(삼상 4:10-11) 왜 성경은, 홉니와 비느하스가 직접 언약궤를 모셨다고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그 결과는 참담했음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까? 그것은 하나님은 인간의 탐욕의 도구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제사장의 지위로 언약궤를 메고 간다 할지라도 그의 삶이 불의와 불법으로 얼룩져 있다면 언약궤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는 것입니다.

다시 사무엘을 향하여 눈을 돌려 봅시다. 홉니와 비느하스가 제사를 멸시하고 기름진 고기를 먼저 취했던 그 시간에 하나님은 어린 사무엘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사무엘은 자신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였습니다. “19 사무엘이 자라매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계셔서 그의 말이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게 하시니 20 단에서부터 브엘세바까지의 온 이스라엘이 사무엘은 여호와의 선지자로 세우심을 입은 줄을 알았더라 21 여호와께서 실로에서 다시 나타나시되 여호와께서 실로에서 여호와의 말씀으로 사무엘에게 자기를 나타내시니라”(삼 3:19-21) 하나님의 말씀이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주어진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온 이스라엘 백성은 말씀 안에 거하고 있는 사무엘을 보고 그를 선지자로 인정하였습니다.

오래전에 미국 유씨씨 시애틀 노회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노회의 주제가 “하나님이 우리에게 여전히 말씀하신다”(God still speaks to us)였습니다. 그 주제는 하나님께서 네 번씩이나 사무엘을 부르시고 그에 응답한 사무엘상 3장의 말씀에서 비롯하였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나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내게 들려오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 영적으로 깨어 있어야 합니다.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말씀을 들었는데, 나만이 들은 말씀이 없다면 나는 영적으로 눈과 귀를 닫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우리는 언약궤 대신 예수의 이름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예수의 이름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되, 말씀이 땅에 떨어지지 않는 순종의 모습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지금도 우리를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시기 바랍니다. 나에제 주어진 말씀이 땅에 떨어지지 않도록 지켜 행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말씀이 희귀하고 하늘의 이상이 흔치 않은 영적 침체의 시대에 하나님의 의를 온전히 이루는 자들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