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이 죽고 나서 이스라엘은 남과 북으로 분열됩니다. 그리고 북 이스라엘은 주전 722년에 앗수르에게 망하고, 남 유다는 약 150년이 지나서 주전 587년, 바벨론에게 망하고 맙니다. 남과 북이 모두 멸망하고 사라진 상황 속에서 남쪽의 유다는 바벨론의 포로로 끌려가게 되는데 에스겔은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통일의 환상을 보게 됩니다. 하나님은 에스겔을 부르셨습니다. 막대기를 가져다가 하나는 유다라고 쓰고 다른 하나는 에브라임이라고 써서 두 막대기를 서로 합하여 하나가 되게 하라고 하셨습니다.(겔 37:16-17) 이어서 하나님은 한 임금을 보내셔서 다스리게 할 것인데, 그로인해 다시는 두 민족, 두 나라로 나누이지 아니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땅 이스라엘 모든 산에서 그들이 한 나라를 이루어서 한 임금이 모두 다스리게 하리니 그들이 다시는 두 민족이 되지 아니하며 두 나라로 나누이지 아니할지라”(겔 37:22)

분열된 이스라엘을 하나되게 하실 임금은 누구입니까? 그는 다윗의 후손으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였습니다. 하나님은 두 개의 막대기를 서로 합하여 하나가 되게 하는 일을, 다윗의 후손으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에게 담당하게 하셨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어떤 방식으로 둘로 나누어진 것을 하나되게 하셨던 것입니까? 그것은 바로 십자가 죽음이었습니다.(엡 2:13-18)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으로 둘을 하나가 되게 하시고 화평를 이루게 하셨습니다. 특별히 십자가 죽음에서 흘린 그리스도의 피로 둘이 서로 가까워졌다고 하는데, 그 피는 죄사함을 뜻하는 구속의 피를 말합니다. 이 구속의 피가 중간에 막힌 담을 허물고 원수된 것을 소멸하였던 것입니다. 이것은 증오의 죄, 분노의 죄, 분쟁의 죄로 막혀있던 모든 죄악의 장벽을 십자가로 허물어버린 것인데, 십자가에서 흘린 피는 용서의 피요, 화해의 피였습니다.

우리의 지난 역사를 돌아봅니다. 우리 역시 80년에 가까운 세월을 분단의 아픔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이 기나긴 분단의 장벽을 허물고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입니까? 그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입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만이 증오와 분노와 갈등의 장벽을 허물 수 있는데 그것은 곧 용서와 화해와 사랑으로서 십자가로만이 분단의 장벽을 허물 수 있는 것입니다. 가끔 인용하지만 독일의 통일은 십자가로 이루졌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동과 서로 분단된 독일은 1990년 10월 3일 기적같은 통일을 이루게 되는데 그 중심에는 교회의 간절한 기도가 있었습니다. 1981년 9월 동독의 라이프치히에 있는 성니콜라이교회는 월요일마다 오후 5시에 통일을 위한 월요평화기도회를 열었습니다. 8년 후, 1989년 10월 9일 평화기도회에는 무려 7만 명의 시민들이 모여 기도회에 동참하고 거리로 나가 평화행진을 하였습니다. 이 평화행진은 동서를 가로막고 있던 베를린 장벽으로 이어지고 한 달 후, 11월 9일, 분단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렸습니다. 이를 보고 통일에 대해서 잠자던 정치인들은 잠을 깼습니다. 무기와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통일이 아니라, 비폭력으로 다시말해 십자가 용서와 화해와 사랑으로 하나가 되는 가능성을 보았던 것입니다. 정치인들은 성니콜라이교회의 기도의 힘을 보고서 통일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로부터 일 년이 지난 1990년 10월 3일, 마침내 동독과 서독은 하나의 나라임을 알리는 통일을 선포하였습니다.

독일의 통일은 우리에게 많은 믿음의 교훈을 줍니다. 교회의 기도로 시작된 통일운동은 비폭력 평화운동이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께서 당신의 몸을 십자가에 내어놓음으로써 막힌 담을 허문 것과 같습니다. 주님의 십자가는 용서와 화해 그리고 사랑이었습니다. 둘을 하나되게 하는 십자가의 능력은 용서와 화해 그리고 사랑의 힘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에스겔에 보여주신 하나님의 환상이 우리 민족 모두에게 보여지기를 원합니다. 분단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십자가 앞으로 나아와야 합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십자가 용서와 화해와 사랑으로 두 막대기가 하나가 되는 통일의 역사가 이 땅에서도 일어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