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은 사도바울의 회심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였던 바울의 과거는 놀랍게도 예수 믿는 자를 핍박하였던 박해자였습니다. 회심 전의 바울의 이름은 사울이었는데, 그는 예수를 믿음으로 얻는 구원의 복음을 거부하였습니다. 그러한 사울이 다메섹으로 예수의 제자들을 잡으러 가던 도중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사울은 갑자기 하늘에서 내려오는 섬광을 맞고 땅바닥에 고꾸라집니다. 그리고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라”는 주님의 음성을 듣게 됩니다.(행 9:1-5) 빛을 맞고 눈이 멀게 된 사울은 다메섹의 한 거처로 가서 그곳에서 사흘 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기도에 전념하게 됩니다. 한편 예수님은 다메섹에 거하고 있는 아나니아에게 나타나셔서 사울 찾아가서 안수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나니야는 내가 어떻게 사울에게 안수할 수 있냐고 반문합니다. 사울의 만행이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예수님은 사울은 이방 전도를 위해 택한 나의 그릇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께서 이르시되 가라 이 사람은 내 이름을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전하기 위하여 택한 나의 그릇이라”(행 9:15) 사울에 대하여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던 아나니아가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사울에게 안수를 하니, 사울은 눈이 밝아지고 성령 충만한 가운데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박해자 사울은 전도자 바울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왜 예수님은, 예수를 부정하고 주의 제자들을 핍박한 사울을 “전도를 위한 나의 그릇”으로 택하셨던 것입니까? 이에 대해 바울은 자신을 선택한 예수님의 선택은 곧 하나님의 주권적인 선택이었다고 말합니다.(롬 9:20-24) 진흙에 불과한 인간은 토기장이로 비유된 하나님에게 그릇의 용도에 대해서 말할 권한이 없다고 합니다. 멸하기로 준비된 진노의 그릇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오래참고 관용하는 긍휼로 말미암아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는 그릇으로 쓰이게 될 것인데, 이에 대해 우리는 아무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영광을 풍성하게 드러내는 그릇은 유대인뿐만 아니라, 이방인 중에서도 얼마든지 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울이 스스로 고백하였듯이, 사울이었던 그의 과거는 멸하기로 준비된 진노의 그릇에 불과했습니다. 바울은 스스로 나는 죄인 중의 괴수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죄인 중의 괴수인 사울도 하나님의 인내와 관용의 은혜로 말미암아 가장 귀히 쓰이는 그릇으로 택함을 받았던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선택은 이렇게 놀라운 것입니다. 우리는 어떠한 인생에 대해서도 편견을 가져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가능성은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으니 포기할 인생은 없는 것입니다. 모두가 소중하며 모두가 가치 있는 생명인 것입니다. 이사야의 말씀처럼, 상한 갈대도 꺽지 아니하시고 꺼져가는 등불도 끄지 아니하시는 분이 나의 하나님이시요, 우리의 하나님이십니다. 교회는 어떤 곳입니까? 죄인을 품는 곳입니다. 불가능에서 가능을 보는 곳이요, 절망에서 희망을 보는 곳입니다. 주의 전을 출입하는 자는 모두가 소중한 자요, 모두가 의미 있는 생명입니다. 그것은 이미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를 당신의 소중한 그릇으로 택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신 것은 진노의 그릇을 긍휼과 영광의 그릇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오늘은 남신도회 주일을 맞아 남신도회 헌신예배로 드리고 있습니다. 교회에 헌신하고 충성하는 자가 따로 정해져 있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모두가 몸과 마음을 바쳐 헌신할 수 있는 직분자요 주의 종들입니다. 나는 부족하고 능력이 미천하다고 말하는 것은, 사람의 생각이요 핑계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부족하고 미천한 가운데서 당신의 쓸 그릇을 택하시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사울을 택하여 바울이 되게 하신 하나님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나의 하나님은 모든 인생을 소중히 여기고 모든 사람에게서 가능성을 보시는 소망의 하나님이심을 깨달으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택하신 은혜로 말미암아 충성된 종으로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