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인 빌립보서 4장 5절의 후반부를 보면, '주께서 가까우시니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승천하실 때에 “하늘로 가심을 본 그대로 오시리라”(행 1:9-11)고 약속하셨던 그 말씀에 근거한 것입니다. 대림절은 무엇입니까? “하늘로 올려지신 이 예수는 하늘로 가심을 본 그대로 오실 것”이라는 말씀에 따라 주님 다시 오실 것을 기다리는 절기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오실 날이 가까웠다”는 이 말씀에 의지하여 주님 오심을 기다리는 것을 종말적 신앙이라고도 합니다. 따라서 주님의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절의 신앙은 종말신앙이기도 합니다. 그 대림의 신앙, 종말의 신앙이 2천년을 이어져 오고 있는 것입니다.

사도바울은 빌립보 교인들에게 “주께서 오실 날이 가까웠다”고 하면서 대림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지 말씀하고 있습니다. 첫째,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빌 4:4)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바울의 상황은 어떠했습니까? 바울은 옥에 갇혀서 육신이 매인 상황이었습니다. 과연 감옥살이를 하고 있던 바울이 기쁨의 삶을 말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주님 오실 날이 가까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주님 오시는 그날을 생각하면, 오늘의 고난과 시험은 아무것도 아니기에 기뻐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옥에 갇혀 영어의 몸이 된 사도 바울은, 주님 오심을 기다리는 종말신앙으로 오히려 감옥 밖에 있는 성도들에게 주안에서 기뻐하라고 권면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두 번째,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빌 4:5)고 하였습니다. 관용은 내 것을 양보하고 남을 배려하는 삶입니다. 과학에서는 관용을 '오차 허용도'라고 해서 약간의 오차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울을 만들 때, 약간은 모자라거나 넘쳐도 어느 정도까지는 오차를 허용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도량형의 관용'이라고 합니다. 엄격한 과학에서도 관용을 인정하는데, 우리의 삶 역시 당연히 관용의 모습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 관용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에서 극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님의 너그러운 자비와 용서로 말미암아 죄인인 우리가 감히, 의롭다 인정을 받는 의인이 되었고 구원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교회는 어떤 곳입니까? '관용'을 베푸는 곳입니다. 그리고 믿음의 공동체인 교회를 이루고 있는 그리스도인은 어떤 자입니까? 그 역시 관용의 삶을 살아가는 자입니다. 우리 모두 하나님 앞에 허물 많은 자들이 아니겠습니까? 예수님은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고 하셨으니, 예수의 부름을 받은 자들이 모인 곳이 교회요, 교회는 의인의 모임이 아니라, 죄인의 모임인 것입니다.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는 것은, 교회가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으로부터 받은 용서와 사랑과 화해의 삶을 행함으로, 그 관용으로 세상에 알려지고 기억되게 하라는 것입니다.

셋째,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하나님께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빌 4:6)고 합니다. 옥중에 매여 있는 바울은 염려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기도하였습니다. 주님께서 오실 날이 가까웠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빌립보 교인들에게 동일한 권면을 하였습니다. 너희들이 당하고 있는 모든 시련과 근심과 염려를 두려워하지 말고 기도하라고 하였습니다. 오히려 감사함으로 기도하라고 하였습니다. 주님께서 가까이 오셨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대림절은 기도하는 절기입니다. 나의 모든 시련과 고난을 하나님께 내어놓고,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줄 주님을 이 땅에 다시 보내 달라고 기도하는 절기가 대림절인 것입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바울은 빌립보 교인들에게 말합니다. 이렇게 “주께서 가까우시니” 기쁨과 관용과 기도로서 그날을 기다린다면, 하나님께서 평강으로 너희의 삶을 붙드실 것이라고 합니다.(빌 4:7) 하나님은 참된 기다림의 삶, 참된 종말의 삶을 살아가는 자에게 하늘의 위로와 평강으로 함께 하시는 것입니다. 하늘의 위로와 평강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의 생각과 마음 속에 임하니, 세상의 근심과 염려는 사라지고 기쁨과 감사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대림절을 지키는 날들이 기쁨의 절기, 관용의 절기, 기도의 절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늘의 위로를 맛보고 평강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