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뜻과 명령에 따라 사도가 된 바울은 사도의 직분을 맡겨 주신 것에 대하여 감사한다고 합니다. 바울의 감사는 자신의 과거를 비추어 볼 때 사도직의 위임은 감당할 수 없는 은혜였기 때문이었습니다. “12 나를 능하게 하신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께 내가 감사함은 나를 충성되이 여겨 내게 직분을 맡기심이니 13 내가 전에는 비방자요 박해자요 폭행자였으나 도리어 긍휼을 입은 것은 내가 믿지 아니할 때에 알지 못하고 행하였음이라”(딤전 1:12-13) 바울의 옛사람은 복음에 대하여 비방자요 박해자요 폭행자였습니다. 그러던 그가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의 예수를 만남으로 새롭게 변화됩니다.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섬광을 맞고 눈이 멀게 된 바울은 다메섹에서 식음을 전폐하고 사흘을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아나니아로부터 안수를 받고 다시 눈을 뜨게 되자 그 자리에서 세례를 받게 됩니다. 복음을 부정했던 바울이 왜 세례를 받았던 것입니까? 번갯불에 맞아 죽어도 아쉬울 것 없는 허물 많은 나에게 회심의 기회를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바울은 자신을 기다려준 예수 그리스도의 오래 참으심에 대하여 감사하면서 주님의 기다림 그 자체를 긍휼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딤전 1:15-16) 죄인 중에 괴수였던 내가, 죄인을 구하려고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남으로 새로운 생명으로 구원을 받았으니 그것은 나에게 베푸신 주의 긍휼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긍휼이 있기까지 오래 참고 기다리신 주님이 계셨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바울은 자신에게 주어진 긍휼의 은혜가 모든 사람에게 본이 되게 하려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내가 긍휼을 입은 까닭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게 먼저 일체 오래 참으심을 보이사 후에 주를 믿어 영생 얻는 자들에게 본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딤전 1:16) 바울이 사도가 되게 한 것은, 후에 예수를 믿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자들에게 본이 되게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바울 스스로 자신은 죄인 중의 괴수라고 표현하였는데, 죄인 중의 괴수였던 나 같은 죄인도 용서받고 구원을 얻을 수 있었으니 소망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죄악의 어둠을 헤치고 나오라는 것입니다. 내가 산 증인이니 나를 바라보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구원은 한 개인의 사건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구원받지 못한 세상 사람들에게 본이 되게 하는 것이요, 그들에게 구원의 소망을 주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무개가 교회 나가더니 변했다는 것은, 아무개가 예수 믿더니 변했다는 것은, 한 개인의 은혜의 역사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믿지 않는 자들에게 구원의 소망으로 역사한다는 것입니다. 복음은 입술로 전하는 것이지만 복음의 감동은 은혜 받은 자의 삶의 모습으로 비롯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감히 사도 바울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내 삶에 변화가 있고 내 삶에 은혜가 충만하다면, 그것이 복음이요 그것이 구원의 본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은 권사 임직과 명예권사 추대식이 있는 날입니다. 권사라는 직분이 무겁고 감당하기 힘들어서 사양하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저는 너무나 솔직하고 겸손하고 인간적인 말씀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모든 직분은 내 능력으로 받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과 명령으로 받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부족하고 허물 많은 가운데서 직분을 받는 것입니다. 완전한 사람은 없습니다. 나의 부족함을 하나님의 은혜로 연결시킬 때,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직분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다시 사도바울로 돌아갑니다. 위대한 사도, 바울조차도 허물 많고 부족한 나를 부르셔서 직분을 주셨으니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나를 불러서 사도로 삼은 것은 장차 구원받을 자들에게 구원의 소망을 주기 위해서라고 하였습니다. 오늘 임직 받고 추대 받는 권사뿐 아니라, 교회의 모든 직분은 바울의 고백처럼 하나님의 뜻과 명령에 의해 주어진 것입니다. 나의 부족함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뜻대로 주신 직분이니 우리는 아멘으로 화답하고 감사함으로 직분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2024년 새해에는 제직들 모두가, 내게 직분을 맡기신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충성을 다하는 종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특별히 여러분들의 헌신과 봉사를 통하여 하늘의 상급이 곱절로 주어지고, 또한 주의 몸된 교회가 든든히 서가는 역사가 있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