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85편은 바벨론 포로에서 벗어난 이스라엘 백성의 신앙고백을 노래한 시입니다. 시인은 포로에서 돌아오게 한 구원의 은혜는, 하나님의 인자로 말미암아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인자가 필요했던 것은 이스라엘 백성의 죄악이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였던 죄악으로 말미암아 바벨론에게 멸망을 당하고 포로로 끌려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인자로 말미암아 백성의 죄악이 사함을 받고 하나님의 진노가 사라졌으니 포로에서 벗어나는 해방이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불순종의 죄악을 사하시고 구원을 베푸신 하나님의 인자에 대해서 좀더 살펴보기로 합니다. 인자는 히브리어로 '헤세드'입니다. 헤세드는 사랑, 자비, 은총, 긍휼, 인자 등 여러 가지 의미로 쓰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긍휼, 하나님의 자비, 하나님의 사랑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시인은 헤세드가 진리와 같이 만나고, 의와 화평이 서로 입맞추었다고 노래합니다. “인애와 진리가 같이 만나고 의와 화평이 서로 입맞추었으며”(시 85:10) 10절의 ‘인애’는 7절에서 하나님의 ‘인자’로 쓰였던 헤세드를 말합니다. 따라서 “인애와 진리가 같이 만난다”는 것은 헤세드, 곧 하나님의 긍휼, 하나님의 자비, 하나님의 사랑이 진리와 같이 만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애가 만나는 ‘진리’는 하나님의 신실하신 뜻을 말합니다. 이어서 “의와 화평이 서로 입맞추었다”는 것은 하나님의 헤세드와 진리가 만나는 곳에서 일어나는 구원의 현실을 말합니다.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와 사랑이 변치 않는 영원한 진리와 같이 만나니, 그곳에는 의와 화평이 강같이 흐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하나님의 헤세드와 진리가 만나서 일어나는 구원은, 시인에게는 바벨론 포로로부터의 해방이었습니다. 70년간 지속된 포로생활은 더이상 이스라엘 백성에게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절망과 좌절의 삶을 살게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과 사랑은 모든 절망과 좌절을 사라지게 하시고 포로에서 벗어나는 구원의 소망을 가지게 한 것입니다. 시편 126편은 바벨론 포로에서의 해방을 “우리는 꿈을 꾸는 것 같도다”라고 표현하였는데 하나님의 헤세드가 진리와 만나니 꿈이 현실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불가능의 현실이 가능의 현실로 바뀌고, 절망의 현실이 희망의 현실로 변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헤세드와 진리가 만남으로써 꿈이 현실이 되는 역사는 이스라엘 백성이 위기의 순간을 맞이할 때마다 나타났습니다. 믿음의 백성은 사람의 지각을 넘어서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구원을 갈망하면서 소망 가운데 살아가는 자들이 아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헤세드와 진리가 만나니 70년 포로의 사슬이 끊어지는 해방의 역사가 일어난 것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긍휼과 자비와 사랑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지키시고 인도하신 것입니다.

이제 하나님은, 하나님의 헤세드로서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 주셨습니다.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과 사랑을 나타내 보이신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남으로 구원의 역사를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예수님 역시 꿈을 꾸는 것과 같은 이적을 베푸셨습니다. 눈먼 자를 뜨게 하시고, 듣지 못하는 자를 듣게 하시고, 죽은 자를 살려 내셨습니다. 귀신을 쫓아내고, 문둥병을 고쳐주셨습니다. 하나님은 나사렛 예수를 통하여, 하나님의 헤세드와 진리가 만나는 구원을 일으키신 것입니다.

오늘은 여신도주일인데, 설교제목은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생명 평화 선교 공동체”입니다. 영과 진리로 드리는 예배는 하나님의 헤세드와 진리가 만나는 예배입니다. 그것은 신실하신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과 사랑이 충만한 예배입니다.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과 사랑이 넘치는 예배이기에, 그곳에 죄사함이 있고, 용서가 있고, 병고침이 있고, 넘어진 인생이 다시 일어서는 재기의 소망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헤세드와 진리가 만나는 예배를 통해서 의와 화평이 서로 입맞추는 화해와 일치의 역사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의와 화평이 입맞추니 죽었던 생명이 살아나고 평화가 강같이 흐르는 것입니다. 이 땅의 모든 예배가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과 사랑으로 충만한 예배가 되어서 의와 화평이 입맞추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위기의 지구가 살아나며, 전쟁이 그치고 평화가 강같이 흐르는 세상으로 변화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