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갈릴리 호수에서 그물을 던지고 있는 베드로와 안드레에게 “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마 4:19)고 하셨습니다. 사람을 낚는다는 것은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낸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죽을 영혼을 살려낸다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예수를 믿고 따르는 자들은 모두가 사람을 낚는 어부, 곧 영혼을 구하는 어부로 부름을 받은 것입니다. 그런데 영혼을 구하는 생명의 어부에게는 무엇이 필요합니까?

첫째, 사랑입니다. 영혼을 사랑할 수 있는 자, 그가 바로 최고의 사람 낚는 어부인 것입니다. 예수님은 영혼을 구하는 생명의 어부가 어떤 사랑을 가져야 하는지를 몸소 보여 주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십자가 사랑이었습니다. 십자가 사건은 예수님께서 죄인된 인간을 향하여 보여준 최고의 사랑이었습니다.(요일 4:9-10) 하나님께서 이 땅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셔서 그를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게 하신 것은, 죄인된 인간을 살리기 위한 하나님의 사랑이었습니다. 이 사랑을 가장 뜨겁게 받은 자가 바로 사도바울입니다. 스스로 죄인 중의 괴수라고 고백하였던 바울은 나를 살리신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롬 8:35)라고 고백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타내 보이신 사랑으로 죄인을 구하셨습니다. 이 사랑을 본받아 예수의 제자된 자는 십자가 사랑으로 영혼을 구하는 어부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내가 전하는 복음 속에 사랑이 녹아져 있지 않다면, 그 복음은 울리는 꽹과리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합니다. 영혼을 사랑하는 진심이 복음 속에 녹아져 있을 때, 내가 전하는 복음은 영혼을 구하는 생명의 복음이 되는 것입니다.

둘째, 사람 낚는 어부는 공감의 능력을 가진 자입니다. 공감의 능력은 무엇을 말합니까? 고통당한 자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알고 그와 함께 아파하고 위로하는 능력입니다. 다시 예수님께로 눈을 돌려 봅시다.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는 무리 중에 병든 자를 보시고, 불쌍히 여기사 그의 병을 고쳐 주셨습니다.(마 14:14) 예수님께서 불쌍히 여기셨다는 것은 헬라어로 ‘스프랑크니조마이(spranchnizomai)’인데 이는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단장(斷腸)의 아픔을 말합니다. 나인 성의 과부가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 죽자, 이 역시 예수님은 그 여인을 불쌍히 여기시고 죽은 아들을 살려내셨습니다.(눅 7:11-15) 예수님의 모든 치유 행위는 상대방의 고통과 슬픔을 함께 아파하고 위로하는 공감으로부터 비롯되었던 것입니다.

사도 요한은 새 하늘과 새 땅 곧, 천국은 하나님이 친히 함께 계셔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시니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는 나라라고 합니다.(계 21:1-4) 천국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하나님이 친히 함께 계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고통의 현장에 함께 하셔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시는 것입니다. 천국은 너무나 거룩하고 신령하고 눈이 부셔서 감히 만나 뵐 수도 없는 그러한 하나님이 다스리는 나라가 아닙니다. 친히 고통당한 자와 함께 하셔서 그들의 눈물을 씻어 주시니 그 나라가 천국인 것입니다. 내가 아프고 내가 고통 가운데 있을 때에, 주께서 언제나 나와 함께 하신다면 그 어디나 하나님 나라인 것입니다. 입술로만 복음을 전하고 고통당한 자의 아픔과 눈물을 외면한다면, 그 복음은 생명력을 잃어버린 죽은 말씀이요 무익한 말씀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매우 중요한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영혼을 구하기 위해 복음을 전하는 과정 속에서 내 자신이 성화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영혼을 사랑하고, 영혼을 위해 공감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을 통해서 내 영혼도 더불어 거듭나는 것입니다. 타인의 영혼을 구하고자 하는 그 노력과 애씀 속에 나의 영혼은 더욱더 깊은 은혜의 체험을 하는 것입니다. 남의 생명을 구한다고 애쓸 때, 내가 치유 받고 내 영혼이 거듭나는 것입니다. 전도는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는 일이지만 결국 내 영혼이 사는 길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영혼을 구하는 생명의 어부로 부르심을 받았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물고기를 잡던 배와 그물과 세상의 경험을 내려놓고 이제 십자가 사랑과 공감의 능력으로 복음을 전하는 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죽어가는 영혼이 살아나고, 내 믿음의 삶에도 더욱더 깊은 영적 체험이 있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