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의 시작은 재의 수요일로부터 시작합니다. 재는 모든 것을 태워서 남는 것인데, 태워버려야 할 것은 허물많고 부족했던 옛사람입니다. 따라서 재는 지난날의 허물을 뉘우치는 참회를 상징합니다. 허물을 버리고 새롭게 출발하는 사순절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모릅니다. 자연의 이치를 봅시다. 겨울이 춥고 매서워야 나뭇가지와 뿌리에 기생하는 해충들이 죽고 건강한 새봄을 맞이하게 됩니다. 겨울이 겨울답지 않을 때, 그 해는 많은 병충해의 피해를 입게 됩니다. 매서운 추위로 해롭고 무익한 것들을 다 소멸될 때에 건강한 봄을 맞이할 수 있듯이,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습을 불태워 버릴 때, 건강하고 풍성한 한해를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옛사람의 허물을 불태워 버릴 수 있는 것입니까? 그것은 마음을 찢는 회개입니다. 선지자 요엘은 "너희는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고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로 돌아올지어다"(욜 2:13)라고 했는데, 마음을 찢는 것은 진정한 회개를 말합니다. 참된 회개로 하나님께로 돌아오라고 했는데 마음을 찢어야만 하는 시대적 상황은 어떠했습니까? 메뚜기떼의 재앙과 가뭄과 전쟁의 환난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모든 재난의 원인이 이스라엘의 범죄에서 비롯되었기에 마음을 찢는 회개를 촉구한 것입니다. 재난의 상황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서 이스라엘은 회개로 하나님께 돌아와야 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마음을 찢는 회개를 할 수 있는 것입니까? 서두에 말씀드린 재와 관련하여 생각해 봅니다. 재는 지난날의 허물을 태워 없앰으로써 남는 것입니다. 허물을 태우지 않고서는 재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나의 허물을 태워서 재가 되게 하는 것, 그것은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님은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마 16:24)고 하셨습니다. 자기를 부인한다는 것은 허물 많은 옛사람을 부인하는 것이요, 자기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내가 부인한 부끄러운 옛사람을 십자가에 못박아 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의 옛사람을 십자가에 내어놓고 죽을 때, 거꾸로 잃은 목숨을 다시 찾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사도바울은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서 “6 우리가 알거니와 우리의 옛 사람이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것은 죄의 몸이 죽어 다시는 우리가 죄에게 종 노릇 하지 아니하려 함이니 ... 8 만일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면 또한 그와 함께 살 줄을 믿노니”(롬 6:6-8)라고 하였습니다. 옛사람과의 단절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히는 것이라고 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나의 허물을 태워 재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옛사람이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혀 죽을 때에, 한 줌의 재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예수와 함께 다시 살아난다는 것입니다.

다시 요엘 본문으로 돌아갑니다. 하니님은 “너희는 이제라도 금식하고 울며 애통하고 마음을 다하여 내게로 돌아오라”(욜 2:12)고 하셨습니다. “이제라도 내게로 돌아오라”는 것은 아직도 늦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자신의 허물을 뉘우치고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것은 때가 없다는 것입니다. 무시로, 아무 때나, 하나님은 회개의 심령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집나간 탕자를 맞이하는 아버지의 모습과 같습니다. 이제라도 돌아온다면, 죽었다고 여겼던 아들이 다시 살아 돌아왔으니 저를 위해 소를 잡아 잔치를 베풀어 준 아버지처럼 하나님 역시 그렇게 이스라엘을 품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마음을 찢고 돌아오는 자에게는 징벌이 아니라, 복을 내려주시기를 원하다고 하셨습니다.(욜 2:13-14) 하나님은 은혜로우시고 자비로우시고 노하기를 더디 하시고 인애가 크신 분이시기에 언제든지 회개의 심령으로 돌아오는 자에게 재앙을 거두고 복을 내려주기를 원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참된 회개로 당신께 나아오는 자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제라도 하나님께 돌아온다면 자비와 긍휼과 인애의 하나님은 마음을 돌이켜서 저의 죄를 용서하시고, 예비하신 복을 내려 주시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회개의 심령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사순절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사순절 절기에 노하기를 더디 하시는, 자비와 긍휼과 인애의 하나님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메뚜기떼의 시련과 가뭄의 재난을 이기고 마침내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복을 소유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