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 주일입니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면서 부모님의 은혜를 잊고 살아왔던 불효를 어버이날, 또는 어버이 주일을 통해서 반성하게 됩니다. 부모를 공경하는 효의 덕행은 유교의 전유물로 생각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십계명에서 사람이 지켜야 첫 계명으로 “네 부모를 공경하라”(출 20:12)고 하셨는데, 자식을 향한 부모님의 사랑과 헌신은 세상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기에 어버이의 은혜를 기억하고 그 은혜에 보답하라고 명하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사도바울은 부모에게 효를 다할 때 땅에서 잘되고 장수하는 축복도 약속하셨기에, 부모공경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라고도 하였습니다.(엡 6:2-3)

오늘은 본문에 등장하는 수로보니게 여인을 통하여 그의 믿음과 자식 사랑에 대한 모습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예수님은 영적충전의 시간을 가지고자 두로 지방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오셨다는 소문을 듣고 급히 달려온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 여인은 귀신들린 딸을 가진 어머니였습니다.(막 7:25-26) 헬라인이요 수로보니게 족속인 그 여인은 예수님의 발 아래 엎드려 딸에서 귀신을 쫓아내 주시기를 간구하였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자녀로 먼저 배불리 먹게 할지니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치 아니하니라”(막 7:27)고 하시면서 이방인을 개로 비하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여인은 “주여 옳소이다마는 상 아래 개들도 아이들이 먹던 부스러기를 먹나이다”(막 7:28)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은 여인의 믿음의 진정성을 시험하였던 것인데 부스러기라도 먹겠다는 대답을 듣고서 딸의 병을 고쳐주셨습니다. 병행구절인 마태복음 15장 28절에서는 예수님께서 그 여인의 믿음이 크다고 칭찬하시면서 딸을 낫게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상 아래에 떨어진 부스러기같이 작고 볼품없는 믿음이 큰 믿음으로 변하였습니다. 예수님은 무엇을 보고 믿음을 평가합니까? 그것은 마음속에 담겨진 진실되고 간절한 모습입니다. 믿음의 크기는 외모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부스러기라도 사모하는 마음이 큰 믿음이요, 그 믿음이 병을 낫게 하고, 그 믿음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된다는 것을 깨달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어버이 주일입니다. 수로보니게 여인을 통해서 어버이의 은혜를 보게 됩니다. 특별히 어머니의 은혜를 보게 됩니다. 개들에게는 던질 수 없다는 떡을, 상아래 개들도 먹던 부스러기를 먹나이다라고 하면서 끝까지 예수님을 붙든 어머니! 그래서 결국에는 딸의 병을 고친 어머니! 그 어머니의 모습은 세상의 모든 어머니가 가지고 있는 모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매월 네 가지 기도제목을 가지고 기도를 합니다. 그런데 세 번째 기도제목은 항상 자식을 위한 기도입니다. 세상과 나라를 위하는 큰 기도로도 하나님을 만날 수 있지만, 자식을 위한 기도로도 우리는 충분히 하나님을 만날 수 있으며 예수를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식을 위한 기도가 응답되어 그가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의의 일꾼이 된다면 그것은 세상과 나라를 위한 기도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보십시오. 무자했던 한나는 기도로서 사무엘을 얻자 하나님의 말씀으로 양육하기로 서원합니다. 어머니의 기도로 자란 사무엘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사가 되고 선지자가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무엘에게 한나라는 기도하는 어머니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수로보니게 여인과 같은 모습입니다. 수로보니게 여인이 딸의 병을 고치고자 예수를 만났듯이, 자식이 없었던 한나는 사무엘이라는 아들로 인하여 평생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어머니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하나님께 엎드리고, 자식을 위해 예수 앞에 엎드리는 어머니입니다. 물론 우리의 아버지도 예외가 아닙니다. 따라서 자녀된 입장에서 부모를 바라볼 때, 우리의 어버이는 당신의 자녀를 위해서 부스러기라도 좋으니, 그 은혜를 사모하며 평생을 사신 믿음의 부모였음을 기억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수로보니게 여인처럼 그리고 한나처럼 자식을 위해 기도하고 은혜를 구하는 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자녀된 세대는 나를 위해 평생 눈물로서 기도하시고, 은혜를 갈망하였던 부모님으로 인해 오늘의 내가 있게 되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십계명의 계명을 지킴으로써, 하나님께서 주신 이 땅에서 잘되며 장수와 건강의 복을 누리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