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을 피해 베들레헴에서 모압으로 이주를 하였던 나오미는 남편 엘리멜렉을 잃고 10년 후에 두 아들마저 잃고 말았습니다. 나오미에게 남아있는 것은 두 자부 오르바와 룻 뿐이었습니다. 나오미는 모압을 떠나 다시 베들레헴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며느리에게는 “각각 너희의 어머니의 집으로 돌아가라, 그리고 좋은 남편을 맞아 새로운 삶을 살기를 내 하나님 여호와께 기도하겠다”고 하였습니다. 나오미의 강권에 못이겨 첫째 며느리 오르바는 시어머니와 입을 맞추고 그의 친정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둘째 며느리 룻은 모압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죽음 외에는 결코 어머니와 헤어질 수 없다고 하면서 강하게 나오미를 붙듭니다.(룻 1:16-17) 룻은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머무는 곳에 나도 머물겠다고 하였습니다. 특별히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며, 그러므로 내가 만일 죽는 일 외에 어머니와 떠나면 여호와께서 내게 벌을 내리시고 더 내리시기 원하나이다”라고 말한 룻의 결단은, 전적으로 하나님을 향한 신앙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모압에서 태어나 모압의 신을 섬겼고 모압의 풍습에 익숙했던 룻이 어떻게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의 딸로 변할 수 있었던 것입니까? 그것은 전적으로 나오미의 신앙 때문이었습니다. 룻이 여호와 하나님을 접하고, 하나님을 알 수 있었던 것은 시어머니의 믿음을 통해서 였습니다. 시어머니 나오미의 믿음이 참되고 신실하였기에, 룻은 나오미를 붙들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신다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우리는 룻기를 읽으면서 먼저 나오미의 삶과 믿음을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나오미가 주는 영적 교훈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신앙의 거울이 되는 삶입니다. 신앙의 거울에 비추어진 나오미의 모습은 룻에게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게 하였던 것입니다. 나를 바라보는 이웃이 있습니다. 나는 과연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는 신앙인으로서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으로부터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지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룻에게 눈을 돌려 봅시다. 시어머니 나오미를 향하여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하였던 룻의 믿음은 무엇입니까? 우선 우리는 나오미와 룻이 처했던 상황을 보아야 합니다. 남편을 잃고 두 아들마저 잃은 나오미에게 기대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저 삶을 따라가다가는 평생 고생과 수고만이 가득 찰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룻은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리라”고 하면서 나오미의 뒤를 따랐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룻의 위대한 믿음의 결단을 보게 됩니다. 당장에는 어렵고 힘들고 앞을 가늠하기 힘든 고난의 길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길이라면 주저 없이 따르겠다는 결단, 그것이 룻이 소유한 믿음이었습니다.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셨으니, 오직 그 하나님만을 믿고 의지하면서 홀로된 나오미와 함께 베들레헴으로 향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신다고 고백하면서 베들레헴을 향했던 룻에게 하나님은 어떻게 응답하셨습니까? 베들레헴의 유력자였던 보아스를 만나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하시고 룻에게 오벳이라는 아들을 주셨습니다. 오벳에게서 이새가 태어나고 이새에게서 다윗이 태어났으니, 룻은 다윗의 가계를 잇는 위대한 어머니가 되었던 것입니다.(룻 4:17) 신약성경에도 룻의 믿음과 헌신을 기억하면서 다윗의 선조를 낳은 룻의 이름을 당당히 예수님의 계보에 올렸습니다.(마 1:5) 굳이 예수님의 가계에 룻의 이름을 올린 것은 예수를 믿고 따른 것 역시, 룻처럼 고난과 역경의 길을 걷는 것이요 그 길의 끝에는 약속한 축복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인간적인 눈으로 볼 때 희망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절망과 고난의 길이었지만, 룻은 믿음을 가지고 그 길을 걸었습니다.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시니 그 하나님께서 어머니와 나의 삶을 지키시고 인도하실 것을 믿고 따랐더니 룻에게 놀라운 축복이 주어졌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나오미처럼 신앙의 거울이 되는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또한 룻처럼 하나님만을 믿고 의지하는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가뭄과 타향을 이기고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축복을 소유하는 모두의 삶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