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은 예수님 일행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마가의 입장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간다는 것은 십자가 고난이 임박했다는 것을 말합니다. 마가복음에서 ‘예루살렘’은 예수님의 적대자들이 모여 있는 본부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예루살렘에 올라간 이후에 당할 일을 33절과 34절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대제사장과 서기관들에게 넘겨질 것이고, 그들의 결의에 의해서 이방인들에게 넘겨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방인들이 예수님을 능욕하고 침 뱉으며 채찍질하고 죽일 것이라고 선언하십니다. 물론 그 이후에 삼일 만에 살아날 것도 언급하셨습니다. 이 말은 어쩌면 당시 제자들에게는 전혀 납득이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당시에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메시야 사상은 간단하게 다윗의 후손 중에서 메시야가 등장할 것인데 그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고통 가운데에서 구해줄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누군가 카리스마가 있는 지도자가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저 사람이 혹시 우리를 구해줄 메시아는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에 메시아로 등장하는 사람은 사람들을 고통과 억압에서 구해낼 것이라고 생각되었고, 자연스럽게 로마의 식민지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정치적으로 로마의 식민지에서 해방시켜줄 인물이 메시아라고 생각하는 건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의 33절과 34절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그 당시에 유대인들이 이해하는 메시아에 대한 이미지와는 너무도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신 후에 받으실 수난에 대해 언급하신 이후에 곧바로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다른 제자들 몰래 예수님에게 부탁을 합니다. 성서의 표현으로는 “우리가 구하는 바를 우리에게 하여 주시기를 원하옵나이다”입니다. 그러한 부탁에 대해서 예수님께서 36절에서 물어보십니다. “너희에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 이때 야고보와 요한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대답합니다. “주의 영광중에서 우리를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좌편에 앉게 하여 주옵소서.”

그러한 야고보와 요한의 요청에 대해서 예수님은 ‘들어주겠다’ 혹은 ‘못들어주겠다’ 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전혀 다른 말씀을 하셨습니다. 38절에 “너희는 너희가 구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도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전통적인 메시야 사상에 의하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내가 받는 고난을 너희도 받을 각오가 되어 있느냐고 질문하십니다. 39절에 야고보와 요한이 받을 수 있다고 대답하였는데, 어쩌면 이것이 이후 그들의 이후 운명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정확하게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이해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그들은 예수님을 전하기 위해 순교의 삶을 살았습니다. 야고보와 요한의 행동에 대해서 다른 제자들의 반응은 41절에 등장합니다. 그들은 야고보와 요한의 행동에 대해 화를 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들도 야고보와 요한처럼 대접받는 자리를 내심 바라고 있었다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제자들의 반응을 보고 예수님께서는 42절부터 45절까지에서 섬김에 대해서 강조하시면서 자신의 대속적인 죽음에 대해서 언급하셨습니다. 처음에 42절에서는 일반적으로 세상이 인정하는 지도자의 모습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그리고는 43절에서 크고자 하는 자는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44절에서는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낮은 자리로 오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는 여전히 높은 자리만 추구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섬기는 자가 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섬김을 받는 자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예수님을 아주 잘 이해하고 따르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43절부터 44절의 말씀입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이 말씀을 기억하고 실천하면서 주님을 따르기 위해 노력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