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장 1절은 나라를 잃어버린 포로의 상황 속에서 여호와 하나님의 정체성과 본질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천명한 말씀입니다. 포로로 잡혀온 힘없는 민족이었지만, 그에 굴하지 아니하고 우리가 믿고 섬겨온 여호와 하나님만이 세상을 창조하신 유일한 신이요, 그 하나님만이 만물의 근원이요 주인이심을 선포한 것입니다. 창세기 1장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창조를 통하여, 인간에게 주시는 창조의 교훈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첫째, 창조는 하나님의 주권을 말합니다. 창세기 1장 1절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고 하는데, 여기서 창조하다는 ‘바라’라는 동사인데 오직 하나님만을 주어로 사용합니다. 특별히 무에서 유를 창조할 바라 동사가 쓰입니다. 하나님께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셨기에, 세상만물은 하나님의 주권아래 있는 것입니다. 사람은 결코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없으므로 ‘바라’동사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하나님은 눈먼 자를 보게 하고, 듣지 못한 자를 듣게 하고, 일어서지 못한 자를 일으켜 세우는 것입니다.

둘째, 창조는 질서의 삶을 살게 합니다. 하나님에 천지를 창조하실 때 세상의 모습은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세상을 덮고 있었습니다.(창 1:2) 이렇게 공허한 땅에 가장 먼저 빛을 만들어 광명을 주시고, 이어 하늘과 땅과 바다를 나누어 그곳에 각종 생물들을 만들어 살게 하셨습니다. 하늘의 무수한 별들을 지으시고 질서있게 운행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여섯째 날이니라”(창 1:31)고 하였습니다. 히브리어로 ‘좋다’는 ‘토브’요 영어로는 'good'입니다. 토브는 피조물들은 지음받은 목적에 따라 자기 자리를 지키며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지어진 목적에 충실하며 자기 자리를 지키는 세상, 그 세상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세상인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기후위기는 토브를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피조물들이 지어진 목적을 상실하게 된 원인은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됩니다. 그런 점에서 먼저 죄에 빠진 인간이 회개하고 지음받은 목적대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악을 버리고 선과 의를 행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회복될 때, 자연과 세상은 저절로 회복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지켜야 합니다. 피조물들이 지어진 목적대로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자기 몫을 다하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그럴 때에 세상은 평화롭고 살기 좋은 세상으로 변하게 될 것입니다.

세 번째, 창조는 축복입니다. 하나님은 모든 피조물 중에서 사람만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드셨습니다.(창 1:26-29)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였다는 것 자체가 축복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았으니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이 아닙니까? 그리고 사람에게 모든 피조물을 다스리는 권세를 축복으로 더하여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창조하시고 땅에서 생육하고 번성하고 충만하라고 하였습니다. 땅을 차지하고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고, 지면의 씨맺는 모든 채소와 열매를 먹을 거리로 삼으라고 하셨습니다. 이 축복에 따라 인류는 하나님이 만드신 것을 재료로 문명과 과학의 발전을 이루게 되었던 것입니다. 다만, 땅에서 생육하고 번성하고 충만하라는 축복은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을 보시기에 좋은 모습으로 지키는 범주 안에서 가능한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토브의 정신을 어기고 탐욕의 질주를 이어갈 때, 축복은 재앙으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오늘날 기후 위기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해 봅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은 사람이 하나님의 자녀로 살게하기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셨습니다. 예수님을 통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능력을 베풀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삶을 본받아 보시기에 좋은 세상을 살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축복의 삶을 살게 하셨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창조주 하나님을 의지하시기 바랍니다. 청지기의 사명을 감당함으로써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땅에서 생육하고 번성하고 충만하라는 하늘의 복을 누리며 살아가는 믿음의 백성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