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에 걸린 아람의 나아만 장군은 소문을 듣고 이스라엘의 선지자 엘리사를 찾아갑니다. 말들과 병거들을 거느리고 엘리사의 집을 찾았지만, 엘리사는 사자를 보내어 요단강에 몸을 일곱 번 씻으면 나병이 나을 것이라고 합니다. 나아만은 자신을 집안에 들이지도 않고 문전에서 돌려보내니 크게 화를 냅니다. 그리고 탁하고 수량이 적은 요단강에 몸을 씻을 바에야 맑고 깨끗한 아바나강으로 가서 몸을 씻겠다고 하였습니다. 아람의 수도인 다메섹에 있는 아바나강은 ‘황금의 강’으로 불렸던 매우 맑고 깨끗하고 차가운 강이었습니다.

왜 엘리사는 나아만을 문전에서 홀대하였습니까? 그리고 굳이 요단강에서 몸을 일곱 번 씻으라고 하였습니까? 첫째, 문전에서 홀대했다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교만을 내려놓으라는 것입니다. 나아만은 말들과 병거들을 거느리고 엘리사의 집 문 앞에 섰는데 이것은 병을 고치는 자의 자세가 아닙니다. 그는 나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아니라 여전히 군대 장관으로서 엘리사를 만나고자 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 어떤 자입니까? 욥의 친구 빌닷은 욥에게 하나님 앞에 의로운 자는 없으되, 모든 인생은 벌레 같을 뿐이라고 합니다. “4 그런즉 하나님 앞에서 사람이 어찌 의롭다 하며 여자에게서 난 자가 어찌 깨끗하다 하랴 5 보라 그의 눈에는 달이라도 빛을 발하지 못하고 별도 빛나지 못하거든 6 하물며 구더기 같은 사람, 벌레 같은 인생이랴”(욥기 25:4-6) 인간의 영광이 달처럼 희게 빛을 발하고 별처럼 아름다운 광채를 낸다고 하더라도, 하나님 앞에서는 빛을 발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사람의 근본이 허물 많고 부족한 존재이기에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 자랑할 자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인간은 긍휼과 자비를 구하는 가난한 심령으로 주님을 만나야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의사에게 건강한 자가 필요 없고 병든 자가 필요하듯이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눅 5:31-32) 그렇습니다. 내가 죄인이 아니라면, 내 스스로 의로운 자라 생각한다면, 나와 하나님 그리고 나와 예수 그리스도와는 아무 상관관계가 없는 것입니다. 이렇듯 선지자 엘리사는 나아만의 교만을 지적하였던 것입니다. 더욱더 낮아지고 더욱더 겸손한 모습으로 하나님 앞에 서라는 것입니다.

둘째, 요단강에서 일곱 번 몸을 씻으라는 것은, 사람의 방법을 버리고 하나님의 방법에 순종하라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현실 속에서 하나님의 방법은 때때로 사람의 방법과 반대로 갑니다. 왜 하나님은 전혀 다른 방법을 제시하는 것입니까? 이 역시 인간의 교만을 꺾기 위해서입니다. 사도바울은 “하나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지혜롭고 하나님의 약하심이 사람보다 강하니라”(고전 1:25)고 하면서, 하나님의 방법이 어리석고 약한 것 같지만 그것은 인간의 지혜와 능력을 넘어선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어리석고 약한 방법을 택하시는 이유는 인간의 교만을 부끄럽게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고전 1:29) 특히 요단강에서 일곱 번 몸을 씻으라는 것은 완전한 순종을 말합니다. 일곱의 히브리어 “세바”는 “완전하다”라는 뜻을 가진 “솨바”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일곱은 단순히 수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완전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일곱을 완전수라고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요단강에 일곱 번 몸을 씻으라는 것은 완전한 순종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나아만은 하나님 앞에 교만을 버리고 순종의 모습으로 서야 한다는 엘리사의 뜻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납니다. 엘리사의 말에 순종하라는 종들의 권면이 있었습니다.(왕하 5:13) 만약에 선지자가 더 어렵고 더 큰 일을 요구했다면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그것조차도 해야 했을 것인데, 하물며 요단강에 들어가 몸을 씻는 것이 무슨 힘든 일이냐고 설득을 하였습니다. 나아만은 종들의 설득에 마음을 고쳐먹고 요단강으로 내려가 일곱 번 몸을 씻으니 그의 몸은 어린아이의 살같이 깨끗하게 낫게 되었습니다. 교만을 버리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였더니 기적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그의 문제가 깨끗하게 해결되었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여러분, 나를 내려놓는 겸손의 모습으로 하나님 앞에 서시기 바랍니다. 내게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고통의 상처가 낫게 되는 은혜의 역사가 있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