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북왕국 이스라엘과 시리아 동맹군의 참략으로 떨고 있는 남왕국 유다에게 예언의 말씀을 줍니다. “그러므로 주께서 친히 징조를 너희에게 주실 것이라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사 7:14) 그로부터 800년이 지나서 동정녀 마리아의 몸을 통해 오신 아기 예수가 오셨습니다. 그러니까 아기 예수의 오심을 예언한 말씀은 전쟁의 위기에 처한 백성들에게 주어진 구원과 소망의 말씀이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남 왕국 유다의 백성들은 임마누엘 예수를 기다리는 구원의 소망으로 두렵고 불안한 전쟁의 현실을 이겨나갔는데, 9장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한 아기가 어떤 일을 할 것인지를 말하고 있습니다.(사 9:4-6) 특히 5절 말씀은 전쟁의 참화를 묘사합니다. 전쟁이 지나간 자리, 그곳에는 이름 모를 병사의 신발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군화의 주인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그리고 칼과 창에 찔려 피를 쏟아낸 피붙은 군복들이 널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버려진 군화와 피뭍은 겉옷을 모두 지푸라기를 불사르듯 없애버릴 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곧 피의 전쟁을 사라지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보내실 한 아기는 다시는 전쟁의 참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갈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6절 후미에서 한 아기의 이름을 평강의 왕이라 할 것이라고 하였던 것입니다. 이어서 하나님이 보내실 한 아기는 정의와 공의로 세상을 통치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 정사와 평강의 더함이 무궁하며 또 다윗의 왕좌와 그의 나라에 군림하여 그 나라를 굳게 세우고 지금 이후로 영원히 정의와 공의로 그것을 보존하실 것이라 만군의 여호와의 열심이 이를 이루시리라”(사 9:7) 지금 이후로, 다시 말해 한 아기가 평강의 나라를 굳게 세운 이후로 영원히 정의와 공의로 그 나라를 보존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 말씀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평화는 정의와 공의로 세워지고,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정의와 공의가 사라지면 평화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한 아기, 곧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보여주실 정의와 공의는 무엇입니까?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는 이웃 사랑입니다.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말씀 속에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온전히 녹아 있는 것입니다. 나의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그곳에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살아 숨 쉬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의 이웃은,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에서 볼 수 있듯이 강도 만난 자입니다. 다시 말해 고난당한 자입니다. 그에게 다가가서 그의 상처를 싸매주고, 그의 상한 마음을 위로하는 것이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이웃 사랑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정의요 공의입니다. 이 사랑이 실천될 때, 이 정의와 공의가 실현될 때, 탐욕의 전쟁은 사라지고 평화가 깃드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올해의 대림절은 평강의 세상, 평화가 살아 숨 쉬는 세상을 기원하면서 아기 예수를 기다리는 절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전쟁으로 어두워진 세상, 전쟁으로 사망의 그늘이 내려앉은 세상에 전쟁이 사라지고 생명과 평화의 빛이 충만한 세상을 갈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강한 나라가 약한 나라를 돕고 세우는 세상, 힘 있는 자가 힘없는 자를 배려하는 세상, 있는 자가 없는 자에게 베푸는 세상이 된다면 그것이 평화로운 세상이 아니겠습니까? 그것은 한 아기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통해서 배우는 하나님의 정의요 하나님의 공의입니다. 예수를 믿고 예수의 제자가 된 우리는 하나님의 정의와 하나님의 공의를 실천하는 백성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듯이 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함으로써, 사망의 어두운 세상을 생명과 평화의 빛으로 밝히는 믿음의 백성들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오늘의 현실을 돌아볼 때, 전쟁의 위기 속에서 아기 예수를 기다렸던 대림의 신앙은 더욱더 간절하고 소중한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수만 킬로 떨어진 먼 나라의 전쟁이 지구촌 전체를 어둡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벌써 2년이 넘어 지속되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에서 수많은 젊은 병사들이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또한 팔레스타인의 가자 지구에서 일어난 전쟁에서도 무수한 생명들이 매일 같이 죽어가는 현실입니다. 이렇게 전쟁은 인류의 삶을 파괴하고, 나아가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죄악이기에 하나님은 전쟁을 소멸하고 평화의 세상을 이루는 왕을 보내주시겠다고 말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