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을 무론하고 모든 인간은 ‘복’을 갈망하였습니다. 복 받기를 즐겨하고, 복 받기를 소망하였습니다. 하나님 역시 믿음의 자손들에게 복 주시기를 원하셨습니다.(민 6:22-27) 하나님은 모세에게 나는 복 주기를 원하는 하나님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사장인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이스라엘 자손을 축복하라고 하였습니다. 제사장들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백성을 축복하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사람만이 복을 원했던 것이 아니라, 하나님 역시도 복 주시기를 원하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복을 말하는 시편 1편은 복있는 자가 빠지기 쉬운 시험에 대해서 먼저 언급합니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시 1:1) 겉으로는 높은 권세와 부와 영화를 누리고 있지만 정작 그의 생각과 삶의 행실이 끊임없는 탐욕과 이기심에 빠져있다면, 그는 복있는 자라 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얻는 복이 참된 복이라고 말합니다.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시 1:2) 이렇게 하나님의 말씀을 즐거워하고 그 말씀을 묵상하는 자에게 하나님은 형통의 복을 내려 주시겠다고 합니다.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시 1:3) 가뭄이 와도 시냇가에 심겨진 나무는 시냇가 아래로 흐르는 깊은 물로부터 언제든지 물을 공급받게 되는 것입니다. 철을 따라 열매를 맺는 나무, 언제나 푸른 잎사귀를 가질 수 있는 나무 그 나무가 복있는 나무인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러한 복을 내려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말씀이 없는 복, 거짓과 오만과 탐욕에 빠진 복은 바람에 나는 겨와 같이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합니다. “악인들은 그렇지 아니함이여 오직 바람에 나는 겨와 같도다”(시 1:4) 당장에는 악인들의 꾀를 따르고, 죄인들의 길에 서고,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는 자가 잘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정의는 그렇지 않습니다. 욥의 친구 빌닷이,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는 결코 굽어지지 않을 것이니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창대하리라”(욥 8:7)고 했던 것처럼, 무릇 의인들의 길은 여호와께서 인정하시나 악인들의 길은 망할 것입니다.(시 1:6)

이제 복과 말씀에 대해서 예수님을 바라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신 분이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는데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외아들이 아버지에게서 받은 영광이었다. 그분에게는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였다.”(요 1:14/공동번역) 하나님의 말씀이 사람이 되어 오셨는데, 그가 곧 하나님의 외아들이신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라고 합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말씀을 즐거워하고 그 말씀을 주야로 묵상한다는 것은, 말씀이 사람이 되어 오신 예수를 즐거워하고 그를 주야로 묵상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를 즐거워하고 그의 삶을 묵상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예수님의 삶을 본받아 산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대로 산다면, 다시말해 복음의 말씀대로 살고자 애쓴다면, 그는 복있는 자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복 주시기를 원하셨다고 했는데,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주어지는 복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신 예수를 믿음으로 복을 받은 자는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고,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고,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않습니다. 그의 삶은 사시사철 잎사귀가 시들지 아니하고 철마다 열매를 맺는 형통의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바람이 불어 알곡과 쭉정이를 가를 때에도 그가 받은 복은 알곡으로 남을 것입니다.

이 시간 우리는 한 해를 시작하는 신년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새롭게 주어진 한 해가 복된 한 해가 되기 위해서는 말씀을 즐거워하고 말씀을 묵상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예배의 중심은 말씀입니다. 따라서 말씀을 즐거워하고 말씀을 묵상하기를 원하는 자는 예배를 사모하는 자입니다. 주일을 성수하면서 예배를 통해 말씀 듣기를 갈망하는 자에게 복을 내려 주시는 것입니다. 새해에는 말씀을 즐거워하는 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예배를 사모하는 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말씀의 은혜로 복을 받고 의인의 길을 걸어가는 복된 한 해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