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리의 가나 마을에 혼인잔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혼인 잔치가 무르익어 갈 무렵 잔치 음식의 핵심인 포도주가 동이 나게 됩니다. 이 일을 알고서 마리아는 급히 예수님께 포도주가 떨어졌음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하인들에게는 예수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요 2:5)고 단단히 일러 두었습니다. 예수님은 하인들을 불러 집 앞에 있는 정결예법에 쓰이는 돌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워 그 물을 떠다가 잔치를 맡은 연회장에게 갖다 주라고 합니다. 하인들은 예수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고 한 마리아의 당부를 기억하면서 돌항아리에 물을 가득 붓고 그 물을 떠다가 연회장에게 가져다 주었더니, 맛있는 포도주로 변하였습니다. 연회장은 물이 변하여 포도주가 된 것을 알지 못하고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내어놓는다고 칭찬하였습니다.

요한복음은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일어난 일을 소개하면서, 이는 예수님께서 행하신 첫 번째 표적이라고 하였습니다.(요 2:11) 예수님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당신의 첫 번째 이적을 일으키신 것입니까? 그것은 변화입니다. 물이 변하여 포도주가 되었듯이 예수님은 세상에 변화를 주시기 위해서 오셨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사건은 예수를 믿는 자는 반드시 변화를 받아야 함을 말합니다. 예수를 믿었음에도 변화 없는 삶을 살고 있다면, 여전히 물과 같은 옛사람에 머물고 있다면 그것은 예수를 잘 못 믿고 있는 것입니다.

특별히 정결예법에 쓰인 돌항아리는 율법을 상징하는데, 율법을 벗어나 복음의 말씀에 순종하고 따를 때 거듭나는 변화가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율법을 상징하는 돌항아리를 거쳐서 포도주를 만드신 것은, 율법의 시대가 끝나고 복음의 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율법에서 복음의 시대를 산다는 것은 변화의 삶을 사는 것을 말하는데 그것은 곧, 예수를 믿음으로 얻는 구원을 말합니다. 이제 물이 변하여 포도주가 된 이적을 좀더 깊게 살펴봅니다. 무색인 물이 붉은 포도주로 변한 것은 외적 변화를 말합니다. 예수를 믿으면 우선 겉 사람이 변해야 하는 것입니다. 겉 사람의 변화는 남을 칭찬하고 위로하는 언어,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 그리고 관용과 사랑으로 이웃을 대하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두 번째는 내면의 변화, 곧 속 사람의 변화입니다. 물이 포도주가 된 것은 색깔만 변한 것이 아닙니다. 맛이 변하였습니다. 연회장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것은, 포도주의 맛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변화는 궁극적으로는 속 사람의 변화인데 이것은 영적인 변화요 구원을 말합니다. 그런데 인간은 유한하고 불완전한 속성으로 인하여, 그의 내면은 항상 옛사람의 악한 모습을 지니고 삽니다. 위대한 사도로 칭송받는 바울 역시 자신의 내면이 항상 악의 유혹에 노출되어 있음을 고백합니다.(롬 7:18-21) 선을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을 보고서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라고 탄식하였습니다. 바울은 예수를 믿는 믿음만이 이 사망의 몸에서 나를 건져 낼 수 있다고 하면서, 나를 사망의 몸에서 건져낸 예수를 보내신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하였습니다.

우리의 믿음의 현실을 돌아봅니다. 예수를 만남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없다면 그것은 믿음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닙니까? 우리는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 것입니까? 그것은 불순종의 문제입니다. 마리아는 하인들에게 예수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고 하였습니다. 하인들은 마리아의 당부대로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손과 발을 씻는 돌항아리의 물을 떠다가 연회장에게 가져다주었습니다. 인간의 생각과 경험으로는 결코 순종할 수 없는 명령이었습니다. 혼인잔치의 가장 중요한 음식인 포도주를 내어야 하는데 맹물을 떠다 주라니, 이것이 말이 됩니까? 그러나 하인들은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였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이적이 일어났습니다. 어떻습니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변화의 이적은 순종을 전제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당신이 직접 물을 포도주로 만들지 아니하시고, 하인들에게 말씀하심으로써 그 말씀의 순종을 통하여 물을 포도주로 만드셨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예수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새롭게 거듭난 변화의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주님의 말씀에 순종함으로써 물이 포도주로 변하는 이적이 내 삶 속에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