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달린 두 명의 행악자 중 한 강도는, 예수님께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해 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이르리라”(눅 23:43)고 하셨으니, 죄많은 행악자는 마지막 순간에 예수를 영접하고 천국에 거할 수 있었습니다. 십자가상의 강도가 천국생명을 얻은 것을 보면서 예수님의 구원사역은 종말적인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십자가에 달린 강도는 율법으로서는 사망에 이를 수밖에 없었으나, 예수를 구주로 믿는 복음은 그를 천국으로 인도하였습니다. 그런데 사도바울은 하나님께서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다”(엡1:3-7)라고 하면서,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당신의 자녀로 택하신 것은 이미 창세 전에 예정하신 일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예정은, 인생을 제한하는 숙명론과 달리 모든 삶을 소망과 가능성으로 바라보게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선 하나님의 주권적인 선택을 말하는 예정론은 구원의 소중함을 깨닫게 합니다. 내가 하나님의 자녀로 택함받고 구원을 받은 것은 우연이 아니라, 준비없이 주어진 것이 아니라, 창세 전부터 예비되어진 것이기에 나를 위한 구원은 세상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입니다. 특별히 하나님께서 구원을 예정하신 것은 하나님의 약속하신 언약으로서, 하나님은 그 언약을 철저하게 지켰다고 합니다.(갈 3:15-17) 사도 바울은 사람의 약속도 정한 후에는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애쓰는데, 하물며 하나님께서 하신 약속이 변할 수 있겠냐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미리 정하신 언약, 그것은 창세 전에 예정하신 것인데, 그 언약은 아브라함을 거쳐 오직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아브라함에게, 너는 모든 백성의 복의 근원이 되게 하겠다고 하신 하나님의 언약은 그로부터 430년 후에 주어진 율법으로 인해 폐기되거나, 헛되게 되지 아니할 것이라고 합니다. 어떻습니까? 저와 여러분이 받은 구원은 하나님께서 창세 전에 약속하신 것이 오늘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얼마나 철저하고, 얼마나 신실하고, 얼마나 소중한 구원입니까? 내가 받은 구원은 값없이 거져 주어진 것 같지만, 하나님의 철저한 계획과 준비 속에 이루어진 구원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예정론은 소망과 가능성의 삶을 살게 합니다.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구원은 모든 영혼들에게 열려있습니다. 심지어는 사형선고를 받은 십자가에 달린 강도에게도 구원의 소망이 열려 있었습니다. 함부로 구원받을 자와 구원받지 못할 자를 예단할 수 없습니다. 보십시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은 유대인들의 한계는 율법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율법에 따라 유대인들은 선택받은 자와 그렇지 않은 자를 구별하고 차별하였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할례입니다. 율법에 따라 할례를 받지 않은 이방인들은, 믿음으로서도 하나님의 택한 백성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창세 전에 예정하신 구원의 은혜는 유대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있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우리는 함부로 사람을 판단하거나 예단할 수 없습니다. 모든 영혼을 구원의 가능성을 가지고 바라보아야 합니다. 저 강도조차도 마지막 순간에 예수를 영접하고 구원을 얻었음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자신의 인생의 길을 예단해서도 않될 것입니다. 특히 고난과 역경에 처할 때에, 스스로 포기해서는 않될 것입니다. 나는 포기하고 나는 주저앉고 싶지만, 하나님의 눈으로 볼 때에 포기할 인생은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눈과, 하나님의 가슴과, 하나님의 약속하신 예정으로 내 인생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 때, 나를 붙드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소망하게 되고, 그 소망으로 나는 다시 일어서게 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여러분들이 오늘 이 자리에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것은 창세 전부터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선택에 의한 것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부모의 손에 이끌리던, 친구의 손에 이끌리던, 이곳으로 인도하신 것은 사람의 손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예정하신 은혜의 손길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받은 구원이 얼마나 소중한 것임을 알고서 겸손과 감사와 소망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