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는 장인이었던 이드로의 양 떼를 몰고 호렙산으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호렙산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 모세는 신기한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떨기나무에서 불이 붙고 있는데 나무는 타지 않고 불꽃만 피어오르는 것입니다. 모세는 신기한 광경을 자세히 보려고 떨기나무 가까이 다가갑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떨기나무 가운데서 “모세야, 모세야”하고 부르시니, 모세는 “내가 여기 있나이다”라고 대답합니다. 이어 하나님은 “이리로 가까이 오지 말라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출 3:5)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불타는 떨기나무 가운데서 모세를 부르셨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왜, 하나님은 떨기나무 가운데서 당신을 나타내 보이신 것입니까? 그것은 하나님께서 애굽의 종으로 고통 받는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하고 계심을 말하는 것입니다. 가시로 덮여 있는 나무이니 떨기나무는 이스라엘 백성의 고통을 상징합니다. 하나님은 애굽에 있는 내 백성의 고통을 분명히 보았고, 그들의 부르짖음을 들었고, 그들의 근심을 알았기에, 내 백성을 애굽의 손에서 건져내겠다고 하셨습니다.(출 3:7-8)

나의 하나님은 어떤 하나님이십니까? 떨기나무 가운데서 나를 부르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내 고통과 부르짖음과 근심을 아시고, 나의 고통과 눈물과 한숨 가운데 계셔서 나를 위로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특별히 떨기나무에 불이 붙었으나 나무는 타지 않고 불꽃만 계속해서 타오른 것은, 고통과 신음 가운데 있는 백성을 불꽃처럼 일으켜 세우겠다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우리는 내 삶의 고난 가운데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만나야 합니다. 불꽃처럼 일으켜 세우시는 하나님을 만나, 다시 회복하고 일어서야 하는 것입니다.

이어서, 하나님은 모세에게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발에서 신을 벗으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곳이라면 그곳이 거룩한 땅이라는 것입니다. 반대로 하나님이 함께 하지 않는 곳이라면 그곳은 거룩한 땅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구약의 대표적인 죄악의 도성인 소돔과 고모라를 봅시다. 소돔과 고모라는 겉으로 볼 때, 에덴동산처럼 아름답고 비옥한 땅이었습니다.(창 13:10) 하지만 죄악으로 인해 하나님이 떠남으로써 멸망의 땅이 되고 말았습니다. 에덴동산 같고 물이 넉넉한 애굽 땅 같다 할지라도 하나님이 떠난 곳은 심판받고 멸망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곳이 거룩한 땅이요 복된 땅입니다. 나는 어떤 땅을 살고 있는 것입니까? 겉으로 보이는, 눈에만 화려하고 기름진 곳이라고 해서 거룩한 땅이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떨기나무가 자라는 척박한 곳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면 그곳이 거룩한 땅이요, 풍성한 열매와 생명이 넘치는 복된 땅이 되는 것입니다. 비록 눈물이 있고 근심이 있다 할지라도, 그곳에 불꽃같은 하나님을 모시고 산다면 복된 땅 가나안으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은 모세에게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고 하셨습니다. 어떻습니까?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곳은 거룩한 땅이기에 발에서 신을 벗어야 합니다. 그런데 발에서 신을 벗는다는 것은 지난날의 죄악과 추한 것들을 벗어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소돔과 고모라도 처음에는 아름답고 좋은 땅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성에 사는 자들이 탐욕과 죄악으로 물든 신을 벗지 않았기 때문에 유황불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발의 신을 벗고 거룩한 땅을 밟고 산다는 것은 어떤 삶을 말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의 삶을 사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의 삶을 산다는 것은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신 예수의 삶을 사는 것을 말합니다. 주님께서 보여주신 삶, 그 삶을 본받아 사는 것이 발의 신을 벗고 거룩한 땅을 사는 자의 모습입니다. 그런 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고 고난의 길을 따르는 사순절은 내 발의 신을 벗고 주님을 따라가는 절기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떨기나무 가운데 계신 하나님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거룩하고 복된 땅임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허물 많은 옛사람의 신을 벗어 버리고, 불꽃같이 일으켜 세우시는 주와 함께 거룩한 길을 걸어가는 사순절 절기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