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공생애의 마지막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실 때 큰 무리가 주님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들은 승리를 상징하는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면서 ‘호산나’(주여, 우리를 구원하소서)를 외쳤습니다. 그리고 겉옷을 벗어 주님 오시는 길에 깔아 드렸습니다. 무리는 예수님을 승리의 왕으로 영접하였습니다. 세상 왕의 힘과 권세로 구원을 베풀어 주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통한 하나님의 구원은 달랐습니다. 이사야의 예언처럼 고난 받는 종으로 구원을 베푸셨습니다. 주께서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받았다고 합니다. 예수님은 어떤 모습으로 세상을 이기고 구원을 베푸셨습니까?

첫째, 예수님은 겸손으로 세상을 이기셨습니다. 왕으로 오신 예수님은 “겸손하여 나귀, 곧 멍에 메는 짐승의 새끼"(마 21:4-5) 탔습니다. 특히 나귀는 멍에 메는 짐승이라고 했으니, 예수님의 겸손은 곧 우리의 무거운 멍에를 메어 주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은 힘과 권세로 군림하고 억압하는 왕이 아니라, 백성들의 무거운 짐을 대신 메어 주는 왕이라는 것입니다. 백성들의 눈물과 고통을 대신 짊어짐으로써 구원을 베푸시는 왕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참된 왕이 아니겠습니까? 자신에게 주어진 권세가 백성의 안위를 위해 주어진 것임을 알고서 백성의 아픔을 보듬고 고통의 눈물을 씻어주는 왕이 참된 왕이 아니겠습니까? 사도 바울은 겸손이야말로 예수님의 참된 모습이라고 말합니다.(빌 2:5-8) 예수님은 근본 하나님의 본체였으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하지 않고 자기를 낮추어 종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것은,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겸손과 순종의 삶으로 십자가에 달리셨다는 것입니다. 우리 믿는 자들은 겸손으로 세상을 이겨야 합니다. 한 발자국 더 나아가서 멍에를 메는 나귀처럼, 이웃의 아픔과 고통의 짐을 함께 짐으로써 세상을 이겨야 합니다.

두 번째, 예수님은 희생의 삶으로 세상을 구원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습니다. 예수를 따르던 자들은 십자가에 달린 주님을 보면서 모든 기대와 희망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십자가 죽음에서 부활하였습니다. 제자들 앞에 다시 살아 돌아왔습니다. 당신을 못 박은 어둠의 권세를 부활로 이겼습니다. 예수님은 밀알의 비유를 들려주시면서 내가 먼저 죽을 때에 비로소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요 12:24-25)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어야 싹이 나고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듯이, 우리도 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의 생명을 미워하는 자, 다시 말해 남을 위해 나를 희생하는 자는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어떻습니까? 교회가 살려면 자기의 생명을 버리는 성도가 있어야 합니다. 자기의 생명을 버린다는 것은 희생의 삶을 말합니다. 희생적으로 전도하고, 희생적으로 봉사하고, 희생적으로 헌신하는 자가 있을 때, 그로 인해 교회가 살아나는 것입니다. 어디 교회만 그렇습니까? 가정도, 기업도, 국가도, 자기희생으로 초개같이 몸을 던지는 헌신자들이 있을 때, 살아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은 용서와 사랑으로 세상을 이겼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못 박는 자들을 용서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하시더라” (누가복음 23:34) 나를 못 박는 자들을 용서해 달라는 예수님, 예수님은 그 용서와 사랑으로 세상을 이기셨습니다. 용서와 사랑이 없는 세상, 그곳에는 이긴 자는 없고 모두에게 상처만 남은, 상처투성이의 패자만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용서와 사랑이 있는 세상, 그곳에 거하는 자는 모두가 승자입니다. 용서를 베푼 자나, 용서를 구한 자나 모두가 승자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어린 나귀를 타고 오신 예수님을 영접하시기 바랍니다. 겸손으로 멍에를 메고, 희생으로 헌신하고, 용서와 사랑으로 서로를 보듬는 그리스도인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겸손과 희생으로 용서와 사랑으로, 이 땅에 거룩한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여러분 모두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