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가정의 달을 지키는 이유는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상기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가정을 가정되게 하는 근본적인 힘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사랑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사랑으로 멸망에 빠진 인간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었듯이, 가정을 살리는 본원적인 힘은 사랑입니다. 하나님의 사랑, 십자가의 사랑의 실체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친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내어놓는 희생적 사랑입니다. 자기 목숨을 내어놓는 희생적 사랑이 가정을 살리는 힘의 원천입니다. 그런데 가정을 살리는 희생적 사랑은 바로 어머니를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모성애입니다. 어머니의 사랑, 모성애는 사람뿐 아니라 어미 된 모든 생명체에게 존재하는 본원적인 사랑입니다. 한갓 미물인 동물에게도 모성애가 존재합니다. 어미는 사력을 다해 새끼를 먹이고 보호합니다. 하나님 역시 인간의 향한 당신의 사랑을 말할 때 모성애를 예로 듭니다.(사 49:14-15) 바벨론에게 멸망하여 포로로 끌려간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버렸다고 탄식할 때, 하나님은 모성애를 가지고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말씀합니다. 자기 태에서 난 아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은 어머니가 어디 있겠느냐고 하면서, 하나님 역시 육의 세상에서 볼 수 있는 어머니의 사랑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잊지 않으시고 긍휼히 여긴다고 합니다.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가정을 지키는 힘이 사랑이라고 했는데, 그 사랑은 어버이의 사랑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특별히, 어머니의 사랑은 세상의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고귀한 사랑입니다. 어머니의 희생적 사랑으로 생명이 자라고, 그 사랑으로 바른 생명으로 커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2019년, ‘눈이 부시게’라는 제목의 TV드라마가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해 오월, 주연으로 연기하였던 김혜자 씨는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는데, 그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 역할을 맡았습니다. 극 중의 어머니에게는 어려서 교통사고를 당해 한쪽 다리를 잃은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제대로 걷지 못하는 아들이 넘어져도 도와주지 않고 혼자 힘으로 일어나라고 합니다. 어머니는 매정하게, 단호하게 아들을 키웠습니다. 험한 세상을 홀로 서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제 아들은 중년이 되고 요양원에 들어간 어머니는 치매가 들어서 종종 자기 아들과 며느리도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런데 치매에 걸린 늙은 어머니가 잊지 않고 하는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눈이 오면 길에 소복하게 쌓인 눈을 쓸어내리는 일이었습니다. 눈이 올 때면, 젊은 시절 다리가 불편한 어린 아들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눈을 쓸었던 그 기억을 붙잡고서, 쌓인 눈을 쓸어내리는 것입니다. 어느 날 아들은,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요양원에서 사라지자 어머니를 찾게 됩니다. 그리고 멀리서 눈을 쓸고 있는 어머니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때 치매 걸린 어머니와 대화를 하면서 왜, 눈 오는 날이면 밖으로 나와 눈을 쓸고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다리가 불편한 아들이 넘어지지 않도록 눈을 쓸었던 것이 치매가 왔음에도 자식 사랑을 놓지 않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들은, 당신의 어머니가 다리가 불편한 자신이 학교 가는 길에 넘어지지 않도록 눈이 올 때마다 눈을 쓸어주셨다는 것을 알고서, 중년이 되어서야 마음이 무너지고 맙니다. “그래, 바로 엄마였어, 평생토록 내 앞의 눈을 쓸어준 게 바로 엄마였어”라고 아들은 눈물로 독백합니다. 우리는 영적으로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육적으로는 어머니의 사랑, 나아가서 어버이의 사랑으로 살아갑니다. 하나님의 사랑 그리고 어버이의 사랑은 우리가 험난한 인생의 길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붙드시는 힘이요 능력입니다. 우리를 붙드시는 그 사랑의 힘으로 우리는 오늘까지 살아온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눈이 올 때마다 자식을 염려하여 내 앞의 눈을 쓸어주신 어버이의 사랑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 사랑으로 험한 세상을 넘어지지 않고 든든히 서서 걸어가는 우리 모두의 삶이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