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각자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투자합니다.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 소중한 것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인생은 꼭 내가 계획한 대로만 흘러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계획대로 되지 않아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신앙인으로서 “내가 세운 인생의 목표가 하나님 보시기에도 올바른가?”, “그 인생의 목표를 향해 가는 방법이 믿음의 길인가?”, “나는 그 인생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가?”라고 자문해 보아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사도 바울을 만납니다. 그는 원래 율법에 열심이던 사람이었고, 예수 믿는 자들을 핍박하던 자였습니다. 하지만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후 사울이라는 이름 대신 바울이라는 이름으로 주님의 사도가 되었고, 이후 복음을 위해 세 번에 걸쳐 전도여행을 떠났습니다. 이제 바울은 여행의 마지막 여정으로 예루살렘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바울은 예루살렘에서 고난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사명을 따라 반드시 가야 할 길이기에 예루살렘을 향해 갑니다.

바울은 밀레도를 떠나 고스, 로도, 바다라를 거쳐 수리아의 두로에 도착합니다. 그곳에서 바울은 예루살렘에서 고난당할 것이라는 성령의 계시를 듣게 되고, 두로의 제자들은 예루살렘에 가지 말라고 간곡히 말립니다. 하지만 바울이 뜻을 굽히지 않자 그들은 결국 바닷가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작별합니다.

두로를 떠난 바울은 돌레마이를 거쳐 가이사라에 도착하는데, 그곳에서 빌립을 만나게 됩니다. 빌립은 초대교회 일곱 집사 중 한 사람으로 동료 스데반이 순교한 이후 박해를 피해 가이사랴에 정착해 있었습니다. 빌립과 바울의 만남은 참 기구한 만남입니다. 쫓던 자와 도망치던 자가 복음을 함께 전하는 동역자로 만났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과거 원수였던 빌립과 바울을 하나 되게 만든 것은 복음의 능력입니다. 가이사랴에서 또 한 인물을 만나게 되는데 예언자 아가보입니다. 그는 바울의 띠를 가지고 자신의 손과 발을 묶으며 예언하였는데 바울이 예루살렘에서 결박당하고 고난 받을 것임을 예언하는 것입니다. 바울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예루살렘에 가지 말라고 말립니다. 하지만 바울의 의지는 확고하였기에 말리는 것을 그만두었습니다.

예루살렘으로 가려는 바울과 그를 말리려는 동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미래의 삶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하여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바울은 예루살렘으로 갈 것이냐 말 것이냐의 갈림길에서 무엇을 선택의 기준으로 정했을까요? 13절 중간에 “나는 주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 결박 받을 뿐 아니라 예루살렘에서 죽을 것도 각오하였느니라” 라는 말씀에 바울의 선택 기준이 담겨 있습니다.

바울이 예루살렘에 가는 가장 큰 이유가 ‘주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 가는 것입니다. 이 말은 사도행전에서 대단히 중요한 표현입니다. 바울은 자신에 유리하지 않는 길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주님의 이름을 전하는 길이라면 머뭇거리지 않고 선택한 것입니다. 성령은 바울에게 결박과 환난을 보여 주셨지만 바울이 가야 할 길이기에 감당할 힘과 담대함도 함께 주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도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선택이 하나님 앞에서 바른 것인가? 그 선택을 통해 주님의 이름이 드러나는가? 이 질문을 우리 삶의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성령께서 주시는 계시는 우리의 길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준비시키고 다듬기 위한 것입니다. 바울은 그것을 알았고 준비가 되었기에 그 길을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예수 믿는다고 해서 생명의 위협을 받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믿음을 지키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유혹이 많고 편한 길이 많습니다. 그럴수록 우리는 바울처럼 고백해야 합니다. “나는 주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 때로는 묶이더라도, 때로는 눈물을 흘리더라도 그 길이 주님의 뜻이라면 기꺼이 그 길을 걸어가는 믿음의 사람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