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모세에게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나의 안식일을 지키라’”(출 31:12)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하나님은 ‘나의 안식일’을 지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것은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 엿세 동안 창조를 마치시고 일곱째 날에 쉬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안식일을 하나님과 이스라엘 자손 사이에 영원한 언약(출 31:16)과 표징(출 31:13, 17)으로 삼겠다고 하셨는데, 안식일은 일곱째 날마다 지켜야 하는 지속성을 가지고 있는 언약이요 표징이었습니다. 이어서 안식일은 거룩한 날이니 안식일을 더럽히는 자, 곧 “안식일에 일하는 자는 누구든지 반드시 죽일지니라”(출 31:15)고 합니다. 가장 소중한 생명을 담보로 안식일을 지키라고 한 것은 어떤 뜻이 있는 것입니까? 그것은 안식일에 일을 하지 않고 쉰다는 것은 육의 쉼을 넘어서서 구원을 완성한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하나님은 애굽에서의 고되고 힘들었던 종의 삶을 기억하라고 하면서 안식일에는 자녀와 종들과 가축과 객이라도 일을 시키지 말라고 하였습니다.(신 5:12-15) 안식일은 하나님께서 베푸신 구원의 자유를 지키며 누리게 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생명같은 안식일을 어떻게 지켜야하는 것입니까? 하나님은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고 하면서 그날에 일하는 자는 모두 생명이 끊어지리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일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탐욕입니다. 안식일에도 쉬지 않고 일을 한다는 것은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인간의 욕심입니다. 그러므로 안식일의 거룩함은 일체의 탐욕과 욕심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엿세 동안 힘써 일하여 얻은 열매에 감사하면서 그 수고의 열매로 일곱째 날을 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열매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예배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안식일을 선을 행하는 적극적인 날로 말씀합니다. 예수님께서 회당에 들어가시니 한쪽 손이 마른 사람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바리새인들이 “안식일에 병 고치는 것이 옳으니이까”(마 12:12) 물으니 예수님은 비유를 들어 말씀합니다. 어떤 사람이 양 한 마리가 안식일에 구덩이에 빠졌으면 끌어내지 않겠느냐고 하시면서, 양보다 귀한 사람을 위해 선한 일을 행하는 것은 옳은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이에 예수님께서 손 마른 자에게 손을 내밀라 하시고 그의 손을 펴 주셨습니다. 어떻습니까? 안식일에 어떠한 일도 하지 않음으로 그날을 거룩하게 지키는 것이 아닙니다. 안식일의 거룩함을 훼손하고 더럽히는 것은 탐욕에 빠진 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종들을 부리는 노동입니다. 그것은 애굽의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 진흙으로 벽돌을 굽고 성을 쌓았던 노예의 삶이었습니다. 이를 금하는 것이 안식일의 거룩함입니다. 그러나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 구덩이에 빠진 위급한 생명을 구하고, 손 마른 자를 고쳐주고, 나면서 보지 못한 자의 눈을 뜨게 하는 것, 이 모두는 탐욕의 노동이 아니라, 오히려 대가 없이 베푼 선행입니다. 이러한 선행은 쉼과 구원이라는 안식일의 정신에 부합합니다.

무한 경쟁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을 돌아봅니다. 탐욕을 내려놓지 못하고 더 많은 것을 취하고자 쉼이 없는 일곱째 날을 보낸 결과, 피조물은 고통 가운데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지 못함으로 자연은 파괴되고 그로인해 상상을 초월한 기후위기의 재난이 몰려옵니다. 하지만 일곱째 날에 쉼이 있을 때,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좋았던 세상의 회복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창조하신 피조물은 쉼을 통하여 새 힘을 얻고, 주어진 엿세를 힘써 일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안식일은 창조의 완성입니다. 안식일은 새 힘을 얻어 지속가능한 생명의 삶을 살게 하는 힘이요 능력인 것입니다. 이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가 오셔서 사망권세를 이기고 부활하신 이후로 안식일은 주일로 지킵니다. 우리는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신 예수님의 삶과 말씀을 묵상하면서 엿세를 힘써 일하고 주일을 보내는 것으로 안식일을 지키게 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엿세 동안 힘써 일하는 주의 자녀가 되시기 바랍니다. 일곱째 날, 쉼과 예배를 통하여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성도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주의 전에서 새 힘을 얻어 새롭게 한 주간을 시작하는 믿음의 백성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