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가브리엘은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아 다윗의 자손인 요셉과 약혼한 마리아를 찾아갑니다. 가브리엘은 우선 마리아에게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으니 평안할지어다라고 하면서 그녀가 예수를 잉태하였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너무나 뜻밖의 소식을 듣고 놀란 마리아에게 천사는 말하기를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치 못할 것이 없으니,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라고 합니다. 엘리사벳은 나이가 늙어 애기를 가질 수 없음에도 하나님의 능력으로 말미암아 애기를 가진지가 여섯 달이 되지 않았냐고 합니다.

이스라엘의 변방 갈릴리 나사렛 동네의 시골처녀에게 임한 예수의 수태고지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위험하고도 놀라운 소식이었습니다. 당시 약혼한 여자가 결혼 전에 아기를 가지면 사형으로 처벌하거나 파혼을 당하였습니다. 또한 천사는 아기 예수가 다윗의 왕위를 받아 야곱의 집을 왕으로 다스릴 자라고 하였는데 이는 당시 로마 식민지하에 매우 위험한 정치적인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아기 예수의 수태고지를 어떻게 받아들였습니까? “나는 주의 여종이오니, 하나님의 말씀대로 이 일이 나에게 이루어 지이다”라고 담대한 믿음을 가지고 “이 일이 나에게 이루어 지이다” 라고 순종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왜 이러한 위험을 마다하고, 굳이 다윗의 자손 요셉과 약혼한 마리아에게 예수를 보내신 것입니까? 이는 이사야 7장 14절에서 예언한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는 그 말씀을 이루기 위해서였습니다. 구세주 메시야는 육적으로는 다윗의 후손에서 올 것이고, 또 영적으로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처녀의 몸을 통해서 하나님의 아들이 올 것이라는 이 두가지 예언을 이루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인간 마리아의 입장에서 말씀의 성취의 과정을 본다면, 우리는 매우 중요한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성취되어 아기 예수가 인간 세상으로 오시는 그 과정은, 우리에게 담대한 믿음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마리아의 믿음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약혼한 처녀의 몸으로, 세상의 편견을 깨고 하나님의 말씀이 이루어 질 것을 믿었던 믿음입니다. 또한 로마의 권세가 위협하는 세상의 두려움을 이기는 믿음입니다.

대림절 넷째주일, 주님 오심을 기다리는 이 절기에, 아기 예수를 영접할 자는 누구입니까? 마리아가 믿었던 “대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지 못하심이 없느니라”는 그 말씀을 믿는 자입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수많은 악의 세력들이 우리의 믿음을 위협합니다. 이러한 위협과 유혹이 넘쳐나는 세상을 살면서, 현실의 고난에 굴복하고, 현실의 어려움을 피하고자 하는 자는 예수를 맞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능치 못할 것이 없는 능력의 말씀으로 믿고 의지하는 자는, 아기 예수를 나의 구주로 영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아기 예수의 잉태를 하나님의 말씀의 성취로 받아들이고, 담대한 믿음으로 그 말씀이 내 몸에서 이루어지기를 원했던 마리아는 엘리사벳을 찾아 갑니다. 마리아의 방문을 받은 엘리사벳은 매우 기뻐하였습니다. 그리고 엘리사벳에게 성령이 충만하게 임하자, 엘리사벳 역시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가진 것을 알고서, “주께서 하신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지 지리라고 믿은 그 여자에게 복이 있도다”(눅 1:45)라고 축복해 주었습니다. 이처럼 예수를 영접하는 자에게 복이 있다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마리아는 하나님의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 질 것으로 믿음으로, 복을 받은 여인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받을 복도 동일합니다. 아기 예수를 영접함으로 그가 내 삶의 구주가 되어 주시니, 우리의 삶은 복된 삶이 되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빌립보서에서 주안에 거하는 삶, 그 삶은 어떠한 형편에든지 자족하는 삶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내게 능력 주시는 자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빌 4:10-13) 어떠한 형편에서도 주안에서 기뻐하고 감사할 수 있는 삶, 이것이 바로 복된 삶이 아니겠습니까?

사랑하는 교우여러분, 두렵고 어렵고 힘든 현실을 살아감에도, 저 마리아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온전히 붙드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전적으로 의지하는 그 믿음으로 세상의 모든 시험과 두려움을 이기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아기 예수를 나의 구주로 영접함으로서, 주 안에서 복된 삶을 살아가는 여러분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