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이화여자 대학교에서 신 교수를 초청하여 “여럿이 함께 하면 뒤에 길이 난다”라는 주제로 인문학 강연회를 열었는데, 그날 한 여학생이 매우 민감한 질문을 하였습니다. 사형에서 무기수로 감형되어 독방에서 지낼 때에 자살의 유혹이 없었느냐고, 있었다면 그 유혹을 어떻게 이기고 20년 세월을 그렇게 책 읽고 글을 쓰면서 감옥에서 살 수 있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질문을 받고, 신 교수는 절망의 상황 속에서 자신을 살려준 소중한 빛이 있었다고 회상합니다. 그가 정치범으로 묵은 독방은 북서방향으로 작은 창문이 나 있었는데, 오후에 서쪽으로 해가 지면서 2시간 정도 햇빛이 들어옵니다. 하루 중 햇빛이 가장 크게 비칠 때는, 신문지 한 장 정도의 크기로 어두운 방을 밝힙니다. 신 교수는 오후 마다 독방을 방문하는 한줌의 햇빛을 자신의 무릎에 안고서 앉아 있으면, 밝고 따스한 기운과 함께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내일도 이 햇빛을 만날 수 있겠거니 생각을 하니, 내가 죽어서는 않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독방이라는 외롭고 고독한 감옥살이에 적응을 하지 못했던 젊고 순수한 무기수의 삶은, 햇빛을 기다리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이겨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 하루가 이틀이 되고, 그 이틀이 사흘이 되고, 그 사흘이 나흘이 되고 해서, 그 세월이 20년 20일을 이어 온 것입니다. 그 햇빛의 기억은 출소 후에 자유인이 되었을 때에도 여전히 생명의 빛으로 자리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 빛은 하나님께서 보내 주신 것으로 믿습니다. 신학교에서 후학을 가르치고 그리고 마지막 천국 환송예배로 하늘나라로 가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참된 빛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세례요한은 참 빛을 증언하러 왔는데, 세상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다고 합니다. 요한이 증언하고자 한 참 빛은 누구입니까? 그는 곧 하나님이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런데 왜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빛으로 보내신 것입니까? 그것은 모든 인간은 죄악이라는 어둠의 그늘에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이기심과 탐욕의 사슬에 묶인 인생을 구하기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구원의 빛으로 보내 신 것입니다. 그런데 나는 예수라는 구원의 빛이 필요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까? 예수가 죄를 사하러 왔다면 내가 아니라 저 강도, 저 도적들에게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하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저를 포함한 여러분 모두는 첫 사람 아담의 후예로서 죄의 유혹을 피할 수 없는 유한하고 부족한 존재일 뿐입니다.

율법에 충실한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간음한 여인을 예수님께 끌고 와서 모세의 율법에는 이런 여자를 돌로 치라고 했는데 선생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예수님은 무엇이라고 말씀하셨습니까? “너희 중에 죄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요 8:7)고 하셨습니다. 이에 분노충전했던 무리들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모두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예수님 역시 그 여자를 정죄하지 않고 용서하시며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까? 모든 인간은 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양심에 손을 얻고 생각해 볼 때, 죄 없는 자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죄라는 어둠의 그늘에 놓인 인생을 구하기 위해서 예수를 구원의 빛으로 보내 신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모두는 감옥에 갇힌 죄인에 불과 한 것입니다. 그래서 독방에 갇힌 저 양심수처럼 신문지만한 빛이라도 나에게 비추어 진다면, 그 빛을 고마워하고 그 빛을 날마다 사모하는 간절함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여러분에게 예수는 누구입니까? 여러분에게 예수는 생명의 빛이여야 합니다. 예수가 나에게 생명의 빛이라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인생의 춥고 긴 고난의 길을 걸어갈 때에, 나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 주는 그것입니다. 하늘 보이지 않는 절망의 광야를 방황할 때에 나에게 길이 되어주고 희망이 되어주는 것이 예수가 내 삶에 생명의 빛으로 역사하는 삶입니다. 바라기는 예수 그리스도를 구원의 빛으로 영접하여 생명의 길을 걸어가는 여러분 모두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