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 히브리서 13장 11-12절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은 인간의 죄를 대신 해서 죽은, 속죄의 죽음이라고 말합니다. 곧 대 속죄일의 속죄제물과 동일한 형식으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피 흘려 죽으시고, 그의 육신은 예루살렘 성문 밖 골고다 언덕에 버려졌습니다. 그리고 죄 많은 백성을 거룩하게 하려고 예수님은 성문 밖에서 피 흘리시고 고난을 받으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3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의 피로서 우리가 구원을 얻었으니, 우리도 주님께서 걸어가신 그 길을 따라가자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속하고 구원을 베푸시기 위해서, 무수한 고난과 수모를 당하였던 것처럼, 우리 역시 주님 걸어가신 그 고난의 길을 걸어갈 때에, 완전한 구원이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구약의 제사법을 살펴보면 속제물의 가죽과 살코기는 영문 밖으로 버려 불태웠습니다. 그리고 아사셀의 염소도 영문 밖의 광야로 내 몰아서 죽게 했습니다. 유대인들에게 영문 밖은 위험한 곳이고, 속되고 천한 곳이고, 경건치 못한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영문 밖에서 피를 흘리시고 죽임을 당했습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합니까? 이제 거꾸로 영문 밖이 안전하고, 거룩하고, 의로운 곳이 되었습니다. 영문 밖이 지성소가 되고, 속죄를 담당하는 거룩한 곳이 되었습니다. 오히려 예수님을 못 박은 자들이 득실거리는 영문 안은 더 이상, 거룩하고 의로운 곳이 될 수 없었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영문 안은, 옛사람의 잔재가 남아 있는 곳을 말합니다. 더 이상 참된 것이 없는, 기득권에 안주하고 탐욕과 게으름의 사슬에 매여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영문 밖으로 당신의 백성을 이끌어 냅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불러서 너는 본토 친척 아비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명하는 곳으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야곱은 고향을 떠나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20년 간 종살이를 거침으로 야곱에서 이스라엘로 바뀌었습니다. 모세 역시 애굽의 왕자의 신분을 버리고, 미디안 광야에서 40년 세월을 양치기로 연단 받은 후에야 비로소 출애굽의 주인공으로 세움 받게 되었습니다. 영문 밖의 삶은 낯설고, 고단하지만 그러한 고난과 시련의 연단이 있은 후에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나는 구원의 역사가 주어집니다. 우리들 또한 믿음의 도상에서 수많은 시련과 역경을 만납니다. 이러한 고난은 우리 속에 잔재하고 있는 옛사람의 허물을 완전히 없애기 위한 것입니다. 불같은 연단을 통해서 정금 같이 나아오게 하기 위해서, 영문 밖에서 수치와 고난을 짊어지게 하시는 것입니다. 내 인생의 눈물의 골짜기에, 주님께서 달리신 십자가가 서있는 것입니다.

이제 히브리서 본문은 영문 밖의 주님을 만나서 영원한 도성으로 나아가자고 합니다. 이 땅에는 영원한 도성이 없으므로 장차올 하나님의 나라를 찾자고 합니다. 궁극적으로 천국의 소망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천국이 약속되어 있기에 영문 밖의 고난의 삶을 살아간다 할지라도 그 삶에 의미가 있고, 그 삶에 소망이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본문은 하늘의 영원한 것을 찾기 위해 두 가지 모양의 제사를 드리자고 합니다. 첫째는 영적인 제사입니다. 그것은 찬송으로 예배드리는 제사입니다.(15) 영문 밖에서 죽임을 당하신 예수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었으니, 항상 찬송의 제사를 하나님께 드리자고 했는데, 그것은 죄사함과 구원에 대한 감사의 예배를 말합니다. 영원한 나라, 천국을 소망하는 자는, 영문 밖의 고단한 삶 속에서도 하나님을 향한 감사의 찬송과 예배가 끊어지지 않아야 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세상을 향한 제사입니다.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말라 하나님은 이같은 제사를 기뻐하시느니라”(16) 히브리서는 선을 행하는 것과 나눔의 삶을 실천하는 것이 곧,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제사라고 합니다. 우리의 영적 예배가 삶에서 행동으로 실현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사순절을 지키는 가운데 수치를 짊어지고 영문 밖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시기 바랍니다. 나를 살리신 주님께 감사의 찬양으로 영광을 돌리시기 바랍니다. 선을 행하고 나눔의 삶을 실천함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산제사를 드리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이 땅에서는 찾을 수 없는 영원한 하늘의 도성을 찾아, 그 나라의 백성이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