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굽에서 총리대신을 지냈던 요셉은 일백십세로 수를 다하고 죽음을 맞이합니다. 요셉은 죽기 직전 유언을 남기게 되는데 그것은 자신의 유골을 선조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이 잠들어 있는 가나안에 안장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가뭄을 피해 애굽땅으로 피신하여 이곳에 살고 있지만 언젠가는 하나님께서 당신이 약속하신 그 땅으로 우리를 이끌어 낼 것이니, 그 때에 나를 반드시 가나안에 묻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창 50:24-26) 요셉의 유언을 마지막으로 창세기는 막을 내립니다. 그리고 약 30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요셉의 예언대로 야곱의 자손들은 애굽을 탈출하게 됩니다. 그때 놀랍게도 출애굽을 인도한 모세는 요셉의 유언을 잊지 않고 요셉의 유골을 가지고 애굽을 빠져 나옵니다. 이어 광야40년을 보낸 뒤에 가나안을 정복하고 나서 비로소 요셉은 세겜에 안장됩니다. “또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에서 가져 온 요셉의 뼈를 세겜에 장사하였으니 이곳은 야곱이 백 크시타를 주고 세겜의 아버지 하몰의 자손들에게서 산 밭이라 그것이 요셉 자손의 기업이 되었더라”(여호수아 24:32)

요셉에게 애굽은 어떤 곳이었습니까? 애굽은 기회의 땅이요, 축복의 땅이었습니다. 요셉은 형들로부터 시기와 미움을 당하여서 애굽으로 노예로 팔려왔지만, 애굽 왕 바로의 꿈을 현명하게 해몽하는 극적인 계기로 인하여 애굽의 제2인자인 총리대신의 자리에 올랐던 것입니다. 고향에서는 시기와 미움의 대상이었지만, 이국 땅 애굽은 저를 총리대신의 자리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런데 요셉은 애굽에 묻히기를 거부하였습니다. 하나님이 약속한 땅으로 돌아가기를 소망하였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요셉은 유한하고 불완전한 땅의 부귀영화보다는, 하나님 나라에 거하는 영원한 삶을 원했다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제일가는 권세와 영화를 애굽에서 누렸건만 요셉에게 애굽은 영원한 본향이 될 수 없었습니다. 요셉의 영혼이 거할 안식처는 저의 인생을 인도하신 하나님께서 약속한 땅이어야 했습니다. 그 땅은 하나님께서 약속한 땅, 가나안이었습니다.

부활절 설교의 서두를 왜 요셉이 소망하였던 가나안 땅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까? 예수의 부활을 믿는 신앙도 궁극적으로는 하나님 나라에 거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서 바울은 육의 삶만을 바라고 살아가는 것처럼 불쌍한 인생은 없다고 말합니다. “만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이 다만 이 세상의 삶뿐이면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더욱 불쌍한 자이리라”(고전 15:19) 우리가 예수를 믿는 것이 이 세상의 삶만을 위해서라면 그것만큼 불쌍한 믿음이 없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고 사흘만에 부활하신 것은, 우리의 죄를 사하시고 구원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죄많은 인간을 용서하고 구원의 길로 인도하신 목적은 무엇이었습니까? 세상의 삶을 위해서였습니까? 저 요셉처럼, 고난과 역경을 이기고 세상을 이기는 삶을 살게 하기 위해서였습니까? 그렇습니다. 우선은 예수의 부활을 믿는 것은 육을 이기는 능력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약한 삶이 강한 삶으로, 욕된 삶이 영광스러운 삶으로, 비천한 삶이 존귀한 삶으로 변화되는 것이 부활의 능력입니다. 그러나 부활의 능력은 육의 삶을 일으키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고 영혼을 살리는 것에 궁극적인 관심을 가집니다.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사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도다 사망이 한 사람으로 말미암았으니 죽은 자의 부활도 한 사람으로 말미암는도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으리라”(고전 15:20-22) 첫 사람 아담의 후예인 인간은 사망으로 육의 삶을 마감하지만, 부활의 첫 열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의 백성들은 썩지 아니할 것으로 다시 살아나서 주와 함께 영원한 생명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부활의 궁극적인 관심이요 목적입니다.

물질만능주의를 살아가는 인간의 현실은 어떠합니까? 이 세상의 삶이 전부인 것인 양 착각하며 살아갑니다. 애굽의 영화만을 추구합니다. 어떻습니까? 우리의 믿음의 현실도 세상의 것만을 바라고 있지는 않았습니까? 만약 세상의 혈과 육의 응답에만 매달려 살아왔다면,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 있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들 가운데 더욱 불쌍한 자가 되고 말 것입니다.

이제 다시 육의 현실로 눈을 돌려봅시다. 부활의 믿음은 영원한 생명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그것은 육의 현실을 외면한 것이 되고 마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영원한 것을 바라보는 삶은 현실의 고난과 역경을 이깁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 우리가 잠시 받는 환난의 경한 것이 지극히 크고 영원한 영광의 중한 것을 우리에게 이루게 함이니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고후 4:16-18) 사도바울은 보이지 않는 영원한 것을 바라보는 삶은 세상 속에서 겪는 모든 환란을 잠시 잠간 지나가는 것으로 여기게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장차 영광의 중한 것이 주어질 것을 소망하기에, 겉 사람은 낡아진다 할지라도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진다는 것입니다. 영원한 것을 소망하고 그것이 내게 주어질 것으로 확신 하는 삶, 그 삶은 현실의 모든 고난과 역경을 이기게 하는 힘이 되는 것입니다. 이는 곧 영원한 것이 순간적인 것을 이긴다는 것이요, 완전한 것이 불완전한 것을 이긴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단순히 몸이 다시 살아나는 것을 넘어서서,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유한하고 불완전한 인생에게 영원하고 완전한 삶을 주시기 위해서였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음으로 하나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을 소유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부활의 소망으로 오늘의 모든 시험과 역경을 참고 견디며 이기는 믿음의 백성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