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오스카 와일드는 "거인의 정원" 이라는 동화에서 어린아이들이 생명의 봄을 불러 온다는 것을 소개합니다. 큰 정원을 가진 욕심 많은 거인이 어린아이들을 쫒아 내고 높은 담을 쌓으니 그곳에는 봄이 오지 않고 추운 겨울이 멈추어 있었습니다. 어느날 새들이 지저귀고 꽃이 피는 따뜻한 봄이 오는데, 동네 어린아이들이 무너진 담장 구멍을 통해 마당으로 들어와 놀고 있었습니다. 이때 거인은 어린아이들이 봄을 오게 했다는 것을 깨닫고 높은 담을 모두 허물어 버립니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곳마다 꽃들이 피어나고 새들이 모여 들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어린아이가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라고 하시면서 하나님의 나라는 이런 어린아이와 같은 자의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께서 그 어린 아이들을 불러 가까이 하시고 이르시되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눅 18: 16) 오스카 와일드는 어린아이가 봄을 불러 온다고 했는데, 예수님은 어린아이가 천국의 주인공이라고 합니다. 어린 아이의 어떤 모습이 천국을 소유하게 하였습니까? 그것은 아무런 조건 없이 천국을 받아들이는 순종이었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아이와 같이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단코 거기 들어가지 못하리라 하시니라”(눅 18:17)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아이와 같이 받아들이는 자가 그곳을 들어간다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어린아이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의심 없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우리는 과연 어린아이처럼 아무 의심 없이, 아멘으로 화답하면서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예수님은 천국을 큰 잔치에 비유합니다. 잔칫날이 되어 하객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정작 초청받은 자들은 모두가 세상일을 이유로 잔치에 오지 않습니다. 밭에 가보아야 하고, 소를 돌봐야 하고 그리고 장가들었기에 집으로 가야한다고 하였습니다. 화가 난 주인은 종에게 명하여 시내로 나가 아무나 강권하여 잔치에 데려오라고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가난한 자들, 몸이 불편한자들 그리고 맹인들이 잔치 자리를 채우게 됩니다.(눅14:18-24) 큰 잔치비유는 어린아이처럼 순종하는 자만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간다는 것을 교훈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 나라를 가로막는 불순종의 원인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세상에 매인 삶입니다. 밭과 소를 가지고 장가든 자가 천국 잔치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린아이는 어떻습니까? 그에게는 일체의 소유가 없습니다. 모든 것을 부모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법적인 권리마저도 부모가 가지고 있습니다. 소유의 측면에서 보면 어린아이는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가난한 자입니다. 잔치비유에서 천국잔치에 참여한 가난한 자, 병든 자, 장애를 가진 자들 역시 세상의 물질도 육신의 건강도 가지지 못했습니다. 어린아이와 같은 자가 천국에 들어간다는 것은, 세상에 매이지 않는 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나의 육의 삶을 돌아봅시다. 나는 무엇을 얼마나 가지고 있습니까? 내가 가진 것은 진정 내 것입니까? 우리는 모두가 적신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갑니다. 우리는 그저 하나님께서 허락한 소유를 잠시 빌려 쓰고 있을 뿐입니다. 모두가 하나님의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자라고 고백해야 합니다. 이러한 믿음의 고백이 있는 자가 어린아이와 같은 자요, 그가 곧 하나님의 나라를 차지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팔복을 말씀하시면서, 먼저 심령이 가난한 자가 천국을 소유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마 5:3) 물질적으로 부요하고 건강한 육신을 가졌더라도, 나의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주장한다는 믿음을 가질 때에 그가 심령이 가난한 자요, 그가 곧 천국을 소유하는 것입니다.

어린이 주일을 맞아 어린생명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달라져야 합니다. 어린아이는 천국을 차지할 내일의 주인공임을 알고서, 어린아이를 안아주고 사랑하고 보듬는 성도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어린아이를 통해서 아멘으로 받아들이는 순종의 믿음과 심령이 가난한 믿음을 소유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강동교회는 어린아이로부터 장성한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하나님 나라를 소유하고 그 나라의 백성이 되는 천국의 축복이 있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