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리 어부출신이었던 베드로를 중심으로 7명의 제자들은 갈릴리 호수로 고기잡이를 나섰습니다.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님은 더 이상 이 땅에 살아계시지 않는다는 절망과 좌절이 저들을 세상의 바다로 내몰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밤을 새워 그물을 던졌지만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새벽이 밝아 올 무렵 예수님께서 바다에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애들아, 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 물으시니 제자들은 “물고기가 없나이다” 라고 대답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무엇을 볼 수 있습니까? 제자들은 주님을 버리고 세상 바다로 갔을지라도 예수님은 저들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세상 것을 다 잃어버린 마지막 순간에, 더 이상 이 바다에서는 건질 것이 없다라고 포기하는 그 순간에, 예수님은 나타나셔서 우리에게 고기가 있냐고 물으시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믿고 따르는 예수 그리스도는 새벽을 맞도록 수고하는 고단한 삶 속으로 다가오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그 삶을 위로하고 그 삶을 붙들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이제 계속해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보기로 합니다. “밤새껏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못했다”고 하소연 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말씀합니다. “그물을 배 오른 편에 던지라, 그리하면 잡으리라”(요 21:6) 밤새도록 갈릴리 바다를 샅샅이 뒤집어 그물을 던졌던 제자들은 배 오른편에도 분명 그물을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그물을 배 오른 편으로 던졌습니다. 그랬더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물을 들어 올릴 수 없을 정도로 그물에 물고기가 가득 찼습니다. 절망과 좌절의 새벽이 기쁨과 희망의 순간으로 변했습니다.

제자들이 배 오른 편에 그물을 던졌다는 것은 무엇을 말합니까? 그것을 단순히 말씀에 순종하였다고만 말할 수 있는 것입니까? 베드로 및 그와 함께한 안드레와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께 부름을 받았을 때에 갈릴리 호수에서 물고기를 잡던 어부였습니다. 어부였던 그들이 밤새도록 같은 바다에서 시행착오를 하였음에도 그물을 배 오른 편에 던졌다는 것은, 자신들의 세상 경험과 지식과 생각을 뒤로 하고 주님의 말씀을 따랐다는 것입니다. 갈릴리바다를 누구보다 잘 아는 그들이었지만, 지난날의 모든 인간적인 경험과 지식을 다 버렸습니다. 순종은 무엇을 전제합니까? 그것은 나의육적인 경험과 지식과 생각을 내려놓는 것을 전제합니다.

사도바울의 위대한 점은 무엇입니까? 바로 이 순종의 비결을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세상 지식과 권세로 무장하였던 바울은 이 순종의 비결을 깨닫게 되자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세상자랑이 복음을 방해하는 배설물로 알고 버렸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나 무엇이든지 내게 유익하던 것을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길뿐더러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이라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 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이니”(빌 3:7-9) 이렇게 육적인 자랑을 버렸더니 예수를 아는 지식을 얻게 되고 예수 안에서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육적인 자랑을 버리지 아니한다면, 복음은 사라지고 인간의 허무한 생각과 무익한 말만 무성하게 될 것입니다. 나의 생각과 경험과 지식보다 주님의 말씀을 먼저 앞세우고, 주님의 말씀을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한 것으로 알고,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여러분이 되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우리의 수고하고 땀 흘리는 삶 속으로 다가오시는 분이십니다. 오늘도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인생에게 묻습니다. 네 인생의 그물에 고기가 있냐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고 말씀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이제 우리는 옛사람의 경험과 인간적인 자랑과 세상의 교만을 모두 내려놓아야 합니다. 오직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땀 흘리고 수고하는 것들마다, 그물이 가득 차는 축복의 응답이 있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세상 삶에 어이서 영적 삶에도 구원의 풍성한 열매가 맺어지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