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에서 이사야 선지자는 이스라엘에 만연한 범죄를 지적하면서, 하나님 앞에 나아와 변론하자고 합니다. 그리하면 너희 죄가 진홍같이 붉을 지라도 눈과 같이 희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사 1:18) 하나님은 죄를 지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하여 내게 오라고, 나와 함께 변론하자고 하셨습니다. 변론은 히브리어로 “야카흐”인데, 오늘날 법정용어로써 논쟁으로 죄의 유무를 따져보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궁극적으로 죄를 용서하기 위해서 이스라엘을 부르셨고 죄사함을 받고 새로운 삶을 살게 하기 위하셨던 것입니다. 여기에는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렇기에 하나님께서 “오라”고 하실 때에, 우리는 하나님을 피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얼마전 모 재벌기업의 부회장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는데 그분은 한 교회의 장로님으로서 평생 교회를 위해 헌신하고 신앙적으로도 크게 존경을 받는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믿음을 가진 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는 것입니까? “오라, 우리가 서로 변론하자”는 하나님 말씀을 붙들고 있다면, 세상 법정에서 벌을 받고 죄인이 된다할지라도, 하늘 법정에서는 용서받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기에,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입니다. 평생 대법관으로 공적인 삶을 살다가 은퇴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그분은 일평생 무수히 많은 재판을 하면서 하나님 앞에서는 내가 죄인이고, 오히려 재판을 받는 저 피고인이 의인이라 칭함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나는 재판에 임하였다고 하였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누가 죄인이며 누가 의인라고 그렇게 단정할 수 있냐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오라 우리가 서로 변론하자”는 말씀은 죄인을 용서하고, 죄인을 살리는 말씀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과연 하나님과 변론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첫째, 하나님과 변론하는 것은, 자신의 죄와 허물을 솔직하게 밝히는 것입니다. 다윗은 우리아의 아내를 빼앗고 나서 나단 선지자에게 책망을 듣습니다. 그리고 나단 선지자의 날카로운 지적을 받고 그 자리에 엎드려 회개합니다. “내가 여호와 하나님께 죄를 범하였도다” 이는 다윗이 자신의 허물을 인정하였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 또한 하나님 앞에 자신의 모든 죄와 허물을 내어 놓고 변론하였습니다.(롬 7:19-24) 사도바울은 겉으로 드러난 죄뿐 아니라, 마음 속의 죄까지도 모두 하나님께 토로하면서,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 내랴”고 한탄하였습니다. 둘째로, 하나님과 변론한다는 것은 죄사함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회개로 변론하는 자에게 용서와 구원의 은혜를 베풀어 주십니다. 세상의 변론은 죄를 묻고 그 죄에 대한 벌을 주지만, 하나님은 용서와 구원의 은혜를 베푸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바울은 스스로 “나는 죄인중의 괴수였다”고 고백하였지만, 그는 죄사함을 받고 복음을 전하는 사도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과 변론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것입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죄의 용서가 장차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으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사 53:4-6) 하나님께서는 주홍빛 같은 이스라엘의 죄악을 용서하고 저들을 새로운 백성으로 세우기 위해서 고난 받는 종을 보내실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죄를 지은 내가 맞을 매를, 고난의 종이 대신 맞음으로서, 우리는 죄를 사함 받고, 우리의 심령은 평화를 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내가 못 박혀 죽어야 할 그 자리에 예수 그리스도를 못 박히게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구약학자인 김이곤 교수는 “죽음을 극복하는 길”이라는 책에서, “나를 대신하여 죽는 죽음이 있어야, 나의 죽음을 극복 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이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이 구속의 사실을 우리가 깨닫고 있다면, 나의 죄가 주홍빛 같이 붉다할지라도, 스스로 죽음의 길을 택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오라 우리가 서로 변론하자”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시기 바랍니다. 세상과 변론하지 말고 하나님과 변론하십시오. 하나님과 변론하면서 나를 살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십시오. 그리하여 죄인에서 의인으로 변화되고, 사망에서 영원한 생명으로 거듭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