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은 셋째 아들 압살롬에게 왕위를 찬탈당하고 예루살렘을 떠나 피난길에 오릅니다. 사무엘하 15장 30절은 “다윗이 감람 산 길로 올라갈 때에, 그의 머리를 그가 가리고 맨발로 울며 가고, 그와 함께 가는 모든 백성들도 각각 자기의 머리를 가리고 울며 올라가니라”고 기록하면서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전하고 있습니다. 맨발로 황급히 예루살렘을 도망쳐 나온 다윗이 요단강을 건너 마하나임에 이르렀을 때에, 세명의 조력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은 소비와 마길과 그리고 바르실래였습니다. 그들은 피난길에서 지치고 허기진 다윗과 그를 따라온 백성들에게 잠자는 침상과 몸을 씻을 수 있는 대야와 그리고 풍성한 양식을 나누어 줍니다. 마하나임에서 군사를 재정비한 다윗의 장수들은 대 반격에 나서서 반란자 압살롬을 제거합니다. 이제 다윗이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고자 요단강에 이르렀을 때에 한 늙은 노인이 나타나서 다윗을 맞이합니다. 그는 마하나임에서 군수물자와 군량미를 대어 주었던 바르실래였습니다. 다윗은 놀랐습니다. 다윗은 끝까지 왕의 안위를 염려한 바르실래에게 이제는 내가 당신을 돕고 보살필 것이니 나와 함께 예루살렘으로 가자고 합니다. 그랬더니 바르실래는 나는 늙어 살날도 얼마 남지 아니하였고, 사리분별도 온전치 못하여 오히려 왕에게 누가 될 뿐이오니, 그저 고향 땅에서 생을 마치겠다고 사양합니다.(삼하 19:32-37)  

어떻습니까? 다윗이 통치 말기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힘과 능력과 권세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저 바르실래와 같은 충성스러운 동역자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르실래는 자신의 사사로운 이익을 구하지 아니하고 오직 왕과 나라를 걱정하며 그를 도왔던 것입니다. 오늘날 이 땅의 위기는 무엇입니까? 바르실래와 같은 의인이 없다는 것입니다. 댓가를 바라지 아니하고 내 본연의 자리를 지키겠다는 참된 신하가 없다는 것입니다. 바르실래와 같은 삶을 살고자 할 때, 우리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의로운 나라를 건설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우리는 바르실래를 통하여 어떤 삶을 배워야 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겸손의 삶입니다. 팔십이라는 나이를 핑계 삼아, 자신은 이제 선악을 분간하지도 못하고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자신을 낮추었습니다. 오히려 왕에게 누가 되는 자라고 말하면서 예루살렘 입성을 거부하였습니다. 또한 그는 부자였음에도 자신의 부를 과시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어려움 처한 자들을 도왔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첫번째 덕목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겸손입니다. 사도바울은 겸손이야 말로 그리스도인의 최고의 덕목이라고 하면서 허영이나 다툼이 없는 삶이요, 남을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의 일도 돌아보는 넉넉한 마음이라고 하였습니다.(빌 2:3-4) 그런데 그 겸손의 삶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요, 예수님은 그 삶을 몸소 보여 주었다고 합니다.(빌 2:5-8) 어떻습니까? 바르실래는 이미 주님께서 보여주신 겸손의 삶을 살았던 자였습니다.  

이어 바르실래는 무한한 애정과 관심의 삶을 살았습니다. 바르실래는 다윗이 환궁하는 그 길을 마중 나왔습니다. 평소 바르실래는 다윗을 향하여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위기와 역경에 빠진 다윗을 위한 진정어린 관심이었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마지막 사사였던 사무엘은 초대 왕으로 사울을 세우고 나서 국사에서 은퇴를 할 때 “나는 너희를 위하여 기도하기를 쉬는 죄를 여호와 앞에 결단코 범하지 아니하고 선하고 의로운 길을 너희에게 가르칠 것이라”(삼상 12:23)고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평생 나라를 위하여 쉬지 않고 기도하는 이러한 모습이 원로의 참된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그러한 자가 혼란한 시대의 참된 어른이요, 스승이 아니겠습니까? 바르실래가 요단강까지 따라와 다윗의 안위를 걱정하면서 그를 배웅한 것은 그 역시 기도를 쉬는 죄를 범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날마다 왕과 나라의 안위를 위해 기도하였다는 것입니다. 나를 낮추고 희생하는 겸손의 삶이 충만한 나라가 그리고 선하고 의로운 길을 위한 기도가 끊이지 않는 나라가 되기를 원합니다. 그리하여 이 땅에 의의 나라가 세워지기를 주의 이름으로 간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