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이 죽고 나서 그의 아들 르호보암이 왕이 되고자 할 때, 백성들은 그에게 선정을 베풀 것을 요구합니다. “왕의 아버지가 우리의 멍에를 무겁게 하였으나, 왕은 이제 왕의 아버지가 우리에게 시킨 고역과 메운 무거운 멍에를 가볍게 하소서 그리하시면 우리가 왕을 섬기겠나이다”(왕상 12:4) 백성들의 하소연을 듣고, 르호보암은 솔로몬을 보좌하였던 원로들을 만납니다. 원로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왕이 만일 오늘 이 백성을 섬기는 자가 되어 그들을 섬기고 좋은 말로 대답하여 이르시면 그들이 영원히 왕의 종이 되리이다”(왕상 12:7) 왕의 자리는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백성들을 섬기는 자리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르호보암은 원로들의 충고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함께 자랐던 젊은 사람들을 찾았습니다. 젊은 세대는 르호보암에게 무어라고 충고하였습니까? “내 아버지께서 너희에게 무거운 멍에를 메게 하였으나 이제 나는 너희의 멍에를 더욱 무겁게 할지라 내 아버지는 채찍으로 너희를 징계하였으나 나는 전갈 채찍으로 너희를 징계하리라 하소서”(왕상 12:11) 삼일 후에 백성들을 다시 만난 르호보암은 젊은이들의 충고를 받아들여, 솔로몬보다 더 무서운 채찍인 전갈로 다스리겠다는 말을 합니다. 이에 12지파 중 무려 10지파가 등을 돌리면서 새로운 나라를 세웁니다. 그것이 북 이스라엘이요, 나머지 두 지파만(유다, 베냐민)을 가진 왕국이 남 유다입니다. 이스라엘의 분열의 역사는 더 이상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300년 후에, 그리고 500년 후에 북과 남이 차례로 멸망함으로 역사상에서 사라지고 맙니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분열의 역사 속에서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솔로몬의 물질에 대한 탐욕과 실정, 원로들의 지혜, 젊은이들의 교만, 정치의 원리, 임금의 역할 등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통치의 원리를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도할 때,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어떤 나라입니까? 그것은 바로 원로들이 충고하였던, 왕이 백성을 섬기는 나라입니다. 지난 주 설교를 생각해 봅시다. 모세에게 “나는 스스로 있는 자”로 소개한 하나님은 어떤 하나님이었습니까? 노예의 삶을 살고 있는 이스라엘과 잡족들의 고통의 눈물과 하소연을 외면하지 않고, 그들의 고통을 분명히 보고 들으시는 하나님이었습니다. 그리고 친히 고난의 땅으로 내려오셔서 그들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이었습니다. 솔로몬과 그의 아들 르호보암은 하나님의 통치원리를 망각하였습니다. 금으로 된 잔과 그릇으로 먹고 마시고, 상아궁에서 호의호식하는 것이 왕의 삶이 아니라, 백성들의 간고와 고통을 분명히 보고 듣고, 그들의 삶속에 함께 하는 것이 왕이라는 것을 망각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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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중요한 것은 고난당한 백성들을 섬기는 왕의 원리는 곧 교회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사도바울은 “약하고 천하고 부족한 지체가 오히려 요긴하고 귀히 여김을 받는 곳,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아파하고, 한 지체가 영광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즐거워하는 곳, 그곳이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라고 말합니다.(고전 12:18-27) 그런데 이러한 아름다운 섬김의 전통은 출애굽의 하나님에서 찾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통치 원리입니다. 노예된 백성, 약하고 부족하고 천한 백성들의 하소연을 들으시고, 그들을 노예의 삶에서 해방하신 하나님, 그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세상의 임금들은 백성들을 섬기고, 그리스도인들은 약한 지체들을 돌보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예수님은 솔로몬의 부귀영화도 들에 홀로 핀 들꽃들보다 아름답지 못하다고 하였습니다. 이 시대 하나님을 믿고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주로 고백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 지를 분명히 깨달으시기 바랍니다. 교만을 버리고 섬김의 삶을 살아가는 자가 그리스도인입니다. 약함으로 강함을 이기는 자가 그리스도인입니다. 섬김의 삶으로 세상을 돌보고, 내가 약할 때에 도리어 세상을 이기는 삶을 살아가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